[중견가전 리포트]위닉스, 잘 나가던 미국법인도 적자 '다시 국내로'⑤광주 부품사업부 물적분할, 유원 신설…원가절감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 전략
손현지 기자공개 2021-10-20 07:07:32
[편집자주]
중견 가전업체들의 입지가 한층 넓어졌다. 코로나19가 야기한 '집콕열풍', '보복소비'로 이전에 없던 고가의 가전까지 수요가 늘어났다. e커머스 발전으로 온라인 매출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렌털, 홈쇼핑, 해외 진출 등 신수익원을 위한 비즈니스 기회들도 속속 생겨난다. 소비트렌드 변화에 맞닥뜨린 중견 가전업체들의 경영전략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8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닉스의 미국법인이 올해는 제반비용 부담에 적자전환했다. 최근 해외에서 호실적을 기록했다지만 그렇다고 마냥 의지할 수 만은 없는 노릇이다. 중국도 작년을 제외하곤 적자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유럽법인은 들쭉날쭉한 실적흐름을 보이고 있다.위닉스는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찾기 위해 국내로 다시 눈을 돌렸다. 돌파구는 초기 위닉스 성장의 토대가 됐던 '부품' 사업이다. 본래의 장점을 살려 전문성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현재는 위닉스가 공기청정기, 제습기 등 생활가전 완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당초 냉장고용(냉각기) 열교환기 부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한 회사다.
◇윤철민 사장이 공들인 미국·유럽…위닉스 대표 자회사로
위닉스의 유력 후계자인 윤철민 사장(사진 우)은 아버지인 윤 회장(사진 좌)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창업이란 공통점은 있었지만 아버지와 달리 그가 주목했던 건 '유통과 마케팅'이다. 윤 사장은 경원대학교를 졸업한 뒤 2001년 위닉스 제품을 유통하는 판매법인인 위니맥스를 설립한다. 윤 회장도 아들의 뜻을 지지하기 위해 위니맥스 설립 당시 직접 보증을 서줬다.
윤 사장의 주 임무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 개척이었다. 윤 사장은 2000년대 미국시장 수요 조사에 나섰다. 선진화된 미국 가전시장에서 인정받아야 유럽 등 타국가 진출도 용이하다는 판단이었다. 현지에서 공기청정기 수요가 많다는 것을 감지하고,두달에 한번 꼴로 거래처 미팅을 위해 미국에 방문했다. 매년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국제 가정용품 박람회(IHHS)에도 참석해 신제품 알리기에 주력했다.
그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2005년 미국 시어스(Sears)백화점에 OEM 방식으로 공기청정기를 납품할 수 있었다. 위닉스가 코스트코나 아마존 등 대형 거래선과의 비즈니스 관계를 형성하고 발전해나가는데도 기여했다. 2012~2013년 미국법인(Winix America Incorporated)과 네덜란드법인(Winix Europe B.V.)도 성공적으로 설립했다. 제습기와 공기청정기, 냉온수기 등을 판매하는데 주요한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윤 사장이 일궈놓은 미국·유럽법인은 2014년 8월 위닉스에 고스란히 흡수된다. 위니맥 합병과 함께 자회사였던 미국·유럽법인들이 위닉스로 편입된 셈이다.
◇다시 부품사업으로…뉴 캐시카우 '유원'
미국법인은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특히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공기청정기 수요가 폭발했다. 한해동안 매출성장률은 130%에 달했으며 당기순이익도 무려 450% 증가해 유럽이나 아시아 수출 실적을 압도했다. 덕분에 위닉스 전체 당기순이익 2018년 189억원, 2019년 399억원, 2020년 작년 42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법인에서 6월 말 기준 21억원 순손실이 발생했다. 미국 시어스(Sears) 측과도 매입대금 결제금액에 대한 20억원 반환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위닉스 측은 이와 관련 "실적 부진에 대한 정확한 사유를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도 적자를 기록했다. 현지에선 공기청정기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제반비용 또한 상당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법인(유원전자유한공사)도 작년엔 4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다시 적자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른 국내외 전략변화도 감지된다. 눈에 띄는 점은 올초 부품제조사업부문을 떼어내 별도법인인 '유원', 유원2공장을 설립한 것이다. 열교환기 생산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주요 자재의 자체 수급화를 통한 원가절감을 위한 목적이 크다. 위닉스는 주요 완제품 생산과정에서 플라스틱 사출자재는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자재들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해 충당하고 있다. 특히 열교환기 소재인 알미늄과 동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부품이다. 국제시세나 국제유가, 환율변동에 따른 가격변동폭이 큰 편이다.
위닉스는 해외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에도 한창이다. 최근 독일법인(Winix Deutschland GmbH)을 신설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작년부턴 미국 내 현지물류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창고임대업을 위한 법인(Winix Global, LLC)을 운영 중이다. 5~6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
위닉스는 "텀블 세탁건조기 등 대형 생활가전 신제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며 "사물인터넷(IoT) 등 부가기능을 접목시켜 차별화를 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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