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가전 리포트]쿠쿠그룹 창업주의 잇딴 블록딜 효과는①직접증여 대비 절세 효과, 기관 유입으로 주가 변동성 확대
손현지 기자공개 2021-11-16 07:50:57
[편집자주]
중견 가전업체들의 입지가 한층 넓어졌다. 코로나19가 야기한 '집콕열풍', '보복소비'로 이전에 없던 고가의 가전까지 수요가 늘어났다. e커머스 발전으로 온라인 매출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렌털, 홈쇼핑, 해외 진출 등 신수익원을 위한 비즈니스 기회들도 속속 생겨난다. 소비트렌드 변화에 맞닥뜨린 중견 가전업체들의 경영전략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1일 0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쿠전자의 승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1세대 경영진인 창업주 구자신 회장이 블록딜로 지분을 줄여가고 있다. 올들어서만 벌써 두차례 블록딜이다.구 회장은 지분 처분 방식을 다각도로 고민해왔다. 장남인 구본학 대표에게 지분을 넘기는 방안이 유력했다. 실제로 구본학 대표는 2017년 12월 인적분할, 이듬해 6월 유상증자 신주 취득 등을 통해 지분율을 기존 33.1%에서 42.36%로 확대했다.

구 회장은 상속과 승계 등을 염두에 두고 장외 블록딜 활용, 일반적인 장내 매매, 또는 직접 증여 등의 장단점을 따졌다.
구 회장의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의 지분은 2014년 이후 한동안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올 6월부터 본격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구 회장은 쿠쿠홀딩스 지분 2.11%와 쿠쿠홈시스의 지분 2.67%를 시간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당시 매도단가를 고려하면 대략 180억, 265억원어치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지난 4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지분을 대량 처분했다. 구 회장 지분은 쿠쿠홀딩스 2.75%(97만8525주), 쿠쿠홈시스 3.98%(89만2270주)뿐 남지 않게 됐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장내 매매 방안에 무게추를 뒀다. 장내에서 주식을 매매하면 양도차익에 대한 소득세 20%만 부담하면 된다. 양도차익이란 매매 시점 주가와 주식 취득 시점의 가격 차이다. 취득가액을 0으로 놓고 양도차익을 최대로 가정한다해도 세액은 1200억원의 20%인 240억원에 그친다.
지주사 체제를 완성한 부방(쿠첸) 역시 장내 주식 매매를 활용해 절세 효과를 누렸다. 이동건 부방 회장은 2003년 부방 지분을 차남인 이중희 씨에게, 2008년에는 100만주를 장남 이대희 대표와 이중희 씨에게 장내 매매로 넘겨줬다. 당시 업계에선 절세효과가 약 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견기업들은 주식 증여시 물어야 하는 고율(최대 50%)의 증여세를 아낄 수 있기 때문에 대주주간 지분 증여에 많이 활용되는 방식이다.
장내매매는 장외거래와 달리 주식의 시가가 기준점이 되기 때문에 부당거래 의혹도 탈피할 수 있다. 블록딜은 현 주가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쥐게 되는 현금도 비교적 적다.
주식을 직접 증여할 경우 최소 700억원에 달하는 증여세를 떠안게 된다. 주식 증여세 과세표준은 증여 시점 전후 2개월간 주가 평균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이 금액의 최대 50%를 증여세로 부담한다. 세액의 50% 정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이다.
구 회장은 장외 블록딜을 통한 주식 처분을 선택했다. 일각에선 매각 시기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구 회장이 2014년 쿠쿠전자(현 쿠쿠홀딩스)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때 이후 처음 처분한 만큼 현금 회수의 필요성이 컸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유통주식 늘리기 효과도 있다. 기관의 관심을 받고 주주권익을 확대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오너 일가의 쿠쿠홀딩스, 쿠쿠홈시스의 지분율은 대략 70%로 높은 편이다. 지난 8월에도 쿠쿠홀딩스의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수를 늘렸던 전력이 있다. 액면분할로 주가를 낮춰 주주들의 접근성을 높이면 거래량이 늘어나고 주가상승 기회도 많아진다.
하지만 창업주의 블록딜로 주가는 출렁였다. 쿠쿠홀딩스의 주가는 지난 6월 구자신 회장의 시간왜 매매가 이뤄진 뒤 기존 13만원대에서 12만원대로 하락했다. 물량을 받아간 기관들이 장내 매도를 한 탓이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사업 등 구체적인 기업가치 상향 계획 없이 블록딜만 이뤄져 아쉬움이 크다.
쿠쿠홍딩스 관계자는 "창업주는 경영일선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며 "개인투자자나 다름 없는 주주의 매각 배경이나 사유를 (회사차원에서)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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