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가전 리포트]쿠쿠홈시스, 말레이시아 확장 숨고르기…'미국으로'②코웨이 등 경쟁자 대거 유입…미국 신사업 투자러시, 2년간 '60억' 자금대여
손현지 기자공개 2021-11-17 07:50:19
[편집자주]
중견 가전업체들의 입지가 한층 넓어졌다. 코로나19가 야기한 '집콕열풍', '보복소비'로 이전에 없던 고가의 가전까지 수요가 늘어났다. e커머스 발전으로 온라인 매출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렌털, 홈쇼핑, 해외 진출 등 신수익원을 위한 비즈니스 기회들도 속속 생겨난다. 소비트렌드 변화에 맞닥뜨린 중견 가전업체들의 경영전략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5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본학 쿠쿠홈시스 대표가 미국 사업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구 대표는 쿠쿠그룹의 렌털 사업 밑그림 전반을 그리며 발전시켜온 인물이다. 초기엔 시장성이 담보된 말레이시아 시장에 승부를 걸었다면, 최근엔 미국 등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말레이시아는 코웨이 등 경쟁업체들이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어 추가 사업 확장에 무리가 있다. 미국은 비데, 매트리스 등 렌털 신사업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시장이라 신수익 돌파구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말레이시아 매출 성장세 1363%→16% 둔화
쿠쿠전자는 쿠쿠홈시스를 별도 법인으로 분할하기 전부터 말레이시아 렌털시장에 진출했다. 구 대표의 진두지휘 하에 2014년 말레이시아에 자산규모 1000억원대의 현지법인(CUCKOO International (MAL) Sdn Bhd)을 설립해 정수기, 전기밥솥 등 소형가전 렌탈을 시작했다.
구 대표가 말레이시아를 공략한 건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2014년만해도 말레이시아는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헬스케어 관련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있던 때다. 렌털 체계는 일시불에 비해 가격부담도 낮아 현지인들의 수요에 부응했다. 더욱이 현지 고객들의 렌털비용의 자동이체 시스템에 대한 거부반응이 낮았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였다. 국내 렌털 선두주자인 코웨이도 현지에서 정수기 렌털 회원을 확대하며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쿠쿠그룹의 렌털 사업 성공가능성을 자신있게 밀었던 구 대표에게도 말레이시아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었다. 현지인 기호에 맞춘 제품 라인업을 개발했으며 ODM 제품 개발을 통한 저가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제품별로 해외 전시회 등에 참가해 신규 바이어를 발굴했으며, 국가별 커뮤니티를 공략해 네트워크를 확보해나갔다. 생활가전 렌탈제품 교환주기가 5년으로 긴 편이라 초기 회원 모집에 힘을 쏟는게 중요했다.
말레이시아 법인 수익은 쿠쿠홈시스 탄생초기 수익구조의 토대가 되기도 했다. 2017년 진출 2년여 만에 렌탈 계정 25만계정을 돌파, 총 8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해외매출(82억원)을 견인했다. 초기 현지 장악력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시장개척비로 2780억원을 투입했다. 브랜드 마케팅 활성화를 위해 현지법인 빌딩 근처 시장을 공략하기도 했다.
전체 매출 이익기여도도 상당했다. 2018년부터 지역별 매출 비중을 보면 국내와 해외 비중이 2대1 수준을 유지해왔다. 작년 매출도 국내 60.4%, 해외 39.6% 비중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는 국내 렌탈 가전업체들이 해외 진출에 앞서 가장 먼저 두드리는 시장이다. SK매직, 청호나이스까지 뛰어들며 레드오션이 됐다. 쿠쿠홈시스의 말레이시아 법인은 매출은 2018년 1363%, 2019년 116%성장의 가파른 성장 추이를 보였지만, 작년 한해 성장률은 16%에 불과했다. 해외 수익 기여도는 기존 40%를 웃도는 수준에서 올해 6월 말 35%로 줄었다.
◇비데·매트리스 신사업 투자 러시…'60억' 대여
구 대표는 해외비즈니스 중심축을 미국쪽으로 옮기며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2019년 미국 현지에 렌털 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1월 미국법인(CUCKOO Rental America, Inc)의 대표직을 겸하면서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구축에 돌입했다. 미국엔 쿠쿠전자 판매법인(CUCKOO ELECTRONICS AMERICA, INC.)도 있어 시너지를 내기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미국을 주목한 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비데 등 렌털 신수요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미국은 본래 비데를 사치품으로 여기는 문화가 자리잡았지만 코로나10 이후 휴지 등 생필품이 떨어지면서 비데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또 코로나19로 실내에 머무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매트리스, 공기청정기 렌털 필요성이 커진 점도 주목했다. 쿠쿠홈시스도 한인 시장을 중심으로 공략해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33% 증가한 57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신사업 추진을 위해 비용적 지원도 대폭 늘렸다. 미국 렌털법인에 2019년 5억8520만원, 2020년 18억105만원을 대여해줬다. 올해 상반기에도 36억1600만원의 자금대여 거래가 오갔다. 최근 2년새 미국 법인에만 60억225만원을 대여해준 셈이다. 렌털 비즈니스는 초기 투자비용 부담이 크다. 홈쇼핑이나 온라인 판매채널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일시불 상품군 확대, 패키지 상품군 구성 확대도 검토 중이다.
구 대표는 미국외 동남아시아로도 싱가포르(2016년)에선 브랜드샵 오픈을 완료했으며 인도(2018년), 인도네시아(2018년), 베트남, 호주(2020년) 등에선 유통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제품 판매인력과 설치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서비스 인력을 이원화하는 판매전략을 취할 예정이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유지보수가 가능한 상품군이라면 얼마든지 렌털 사업성을 타진하고 있다"며 "공기청정기, 연수기, 비데 등 관리가 필요한 가전제품은 물론, 매트리스, 안마의자 등의 설치 제품군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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