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토종IB 육성 잰걸음…공기업 동참, 진입 뒷받침 [Market Watch]수출입은행·산업은행, 국내사 맨데이트 부여…지원책 속 초대형IB 존재감 확대
피혜림 기자공개 2021-11-23 08:12:05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9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an Paper) 대표 발행사로 꼽히는 국책은행이 국내 증권사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 등은 달러채 발행 주관사로 국내 증권사를 선임해 이들에 대한 지원 의지를 보였다. 특히 한국수출입은행의 경우 올해 발행한 모든 달러화 채권 주관사단에 토종IB를 포함시켜 한국물 맏형다운 면모를 드러냈다.국책은행의 움직임이 본격화된 가운데 공기업 동참세도 눈에 띈다. 한국가스공사는 올 7월 8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RegS/144a) 발행 주관사단으로 국내 증권사 두 곳을 선정했다. 통상 국내 이슈어들이 토종IB 지원 시 한 곳가량의 국내사를 선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기회의 폭을 넓혀 동반성장이라는 공공기관의 가치를 한껏 선보였다.
◇국책은행, 토종IB 육성 속도…초대형IB 진출 발맞춰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국내 증권사의 한국물 진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부터 모든 공모 달러화채권 주관사단으로 국내 증권사를 한 곳씩 선정하고 있다. 이어 KDB산업은행이 지난달 달러채 발행에 미래에셋증권을 선임해 토종IB 육성에 동참했다.
두 발행사의 토종IB 육성 행보로 국내 증권사의 한국물 시장 진입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한국수출입은행 달러채 딜로 첫 공모 한국물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지난해 계열사 외화채로 주관 물꼬를 튼 KB증권 역시 올해 한국수출입은행 딜을 맡아 이력을 더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달러채 주관사단 선정시 국내 증권사만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해 이들의 역량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물의 경우 외국계 투자은행(IB)의 텃밭으로 자리한 탓에 국내 증권사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
이를 고려해 한국수출입은행은 국내 증권사에 한해 외국계와는 다른 평가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제안서 및 프리젠테이션 등으로 발행 전략 및 시장 이해도 등을 평가하는 것이다. 북러너 자리를 둔 경쟁 속에서 갓 한국물 진출에 나선 국내 증권사의 역량도 개선되고 있다.
한동안 국내 증권사 선임과는 거리를 뒀던 KDB산업은행도 올 10월 동참에 나섰다. KDB산업은행은 2019년 미래에셋증권(당시 미래에셋대우)을 북러너로 선정해 이들의 진출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이후 2년여간 국내 증권사 선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올 10월 다시 미래에셋증권을 달러채 주관사단으로 택해 토종IB 육성에 다시 나선 모습이다.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은 한국물 대표 발행사로 꼽히는 곳이다. 국책은행으로서의 위상은 물론 꾸준한 대규모 조달로 시장 내 인지도도 상당하다. 연간 4~5차례 이상 공모 외화채 발행에 나선다는 점에서 이들의 맨데이트를 받아야 탄탄한 실적을 쌓아갈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이 한국물 시장 진입이 국책은행을 가장 먼저 공략하는 이유다.
◇가스공사, KB·미래에셋 낙점…공기업 동참 확대 필요
국책은행에 이어 공기업도 서서히 토종IB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올 7월 발행한 8억달러 규모 글로벌본드 딜에서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맨데이트를 줬다. 이들은 외국계 하우스 5곳과 KDB산업은행과 함께 나란히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렸다. 통상 토종IB 지원시 국내 증권사를 한 곳가량만 선정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가스공사는 북러너 지위를 국내 증권사에 준 건 2009년 이후 11년여 만이었다. 한동안 국내 증권사의 한국물 투자가 주춤했으나 최근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의 성장세에 힘입어 재진입에 나선 점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가스공사는 국내 금융기관과의 해외시장 동반진출로 상생협력·동반성장의 가치를 실현코자 국내사를 선임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최근 한국석유공사가 미래에셋증권 등에 글로벌본드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기도 했으나 맨데이트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한국가스공사를 시작으로 공기업의 토종IB 지원책이 확대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증권사는 최근 외화채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자 적극 나서고 있으나 트랙레코드 부족 등으로 업무 경험을 쌓을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 구조적 장벽이 상당한만큼 공공성이 짙은 준정부기관 등이 먼저 나서 안착을 이끌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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