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시대 강소기업]'불안한 지배력' 엔켐, 오버행 우려도 부각②CB 콜옵션 활용 시 최대주주 재변동 가능성, 내년부터 행사 가능
황선중 기자공개 2021-12-16 08:01:35
[편집자주]
ESG 바람을 타고 친환경 시대가 개화했다. 점점 엄격해지는 환경 규제 속에서 너도나도 앞다퉈 친환경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경쟁 열기는 점점 고조되고 있다. 시장에선 기술력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규모가 작아도 독보적 기술력을 갖췄다면 블루오션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강소기업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더벨은 친환경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강소기업의 사업 전략과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0일 14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해액 전문기업 '엔켐'의 지배구조는 다소 불안정한 편이다. 최대주주 자리에 창업주 오정강 대표이사가 아닌 재무적투자자(FI)가 앉아 있는 탓이다. 외부 자금을 광범위하게 조달하는 과정에서 지배력이 희석된 게 원인이다. 오 대표는 전환사채(CB) 콜옵션으로 지배력을 보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버행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하고 있다는 관측이다.코스닥 상장사 엔켐의 최대주주는 지분 약 29.02%(특수관계인 포함 기준)를 보유한 '브라만피에스창인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제1호'다. 벤처캐피탈(VC) '아르케인베스트먼트'가 운영하는 사모펀드다. 2대주주인 오 대표는 23.59%를 갖고 있다. 이밖에 오 대표와 한때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천보정밀' 측도 단순투자 차원에서 9.67%를 손에 쥐고 있다.
아르케인베스트먼트 측은 지난해 7월부터 FI로서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엔켐이 발행한 5~6회차 전환사채(CB)에 대한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지분을 대거 취득했다. 최대주주 변동은 2012년 2월 엔켐 설립 이후 처음있는 일이었다. 2017년 8월 설립된 아르케인베스트먼트는 유가증권 상장사 '이연제약'의 지분 100% 종속회사다.

구체적으로 5~6회차 CB에서 오 대표가 콜옵션 행사 가능한 잔여 물량은 보통주 105만6890주(6.95%)다. 만약 콜옵션을 전부 행사하면 오 대표 지분율은 6.95%포인트 상승해 30.18%가 된다. 반대로 아르케인베스트먼트 측은 22.07%로 하락한다. 콜옵션 행사는 5회차의 경우 내년 6월 18일까지, 6회차는 2023년 2월 25일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올해 발행한 7~9회차 CB와 10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 역시 지배력 보완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 7~9회차 CB의 경우 권면총액(총 300억원)의 40%까지, 10회차 BW는 권면총액(900억원)의 45%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각각 설정한 상태다. 주식으로 단순 환산하면 총 79만5132주까지 추가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일반 투자자 입장에선 오버행 리스크 노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7~9회차 CB와 10회차 BW의 전환가능주식수를 모두 합치면 188만8034주 규모다. 이는 현재 발행주식수의 12.4% 규모다. 콜옵션 물량(79만5132주)을 제외해도 100만주가 넘는다. 전환청구기간이 도래한 9회차 CB는 이미 절반이 주식으로 전환돼 시장에 풀린 상태다.
오버행 리스크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7, 8회차 CB와 10회차 BW에 대한 전환청구기간이 도래한다. 게다가 약 440만주를 보유한 아르케인베스트먼트 측의 보호예수기간 역시 내년에 끝난다. 아르케인베스트먼트는 FI로서 경영권 확보가 아닌 차익실현이 목적인 만큼 시장에 대규모 물량을 쏟아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엔켐 관계자는 "콜옵션 여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내년부터는 오버행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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