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 수탁대란]기존 수탁사 대체할 신규 플레이어 현실성 있나15일 간담회 개최, 난상토론 펼쳐…인터넷·지방은행 등 다양한 대안 제기
이윤정 기자공개 2021-12-30 07:19:38
[편집자주]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촉발된 사모펀드 수탁 대란 불똥이 벤처캐피탈업계로 튀었다. 수탁은행의 강화된 업무 책임이 수탁 업무 기피로 이어지면서 벤처투자조합 결성이 차질을 빚고 있다. 사실상 결성이 멈춰버린 상태다. 더벨이 현 상황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8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중은행들의 수탁 거부로 벤처조합 결성이 멈추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와 벤처캐피탈협회를 중심으로 대안 찾기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벤처투자업계 전반이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을 대신할 다양한 금융회사들을 물색 중이다.◇ 현 시스템 포화 상태…기존 수탁사 벗어나 해결 방법 모색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신탁업을 하는 금융회사는 30여곳이 채 안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내 벤처조합 수탁을 책임지고 있는 시중은행들은 현재 상황에서 수탁을 늘릴 여력은 없다는 입장을 중기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여파로 수탁에 대한 한층 강화된 금융위원회 가이드라인이 전달된 상황이다. 은행들로서는 업무 책임성이 높아져서 수탁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 수탁고는 예년 수준을 이어가는데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신규 펀드는 늘어 은행, 증권사에서 소화할 상황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은행은 차세대 전산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현행 전산 시스템 하에서 신규 펀드 수탁은 어렵다는 뜻을 중기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개인투자조합을 취급하는 것도 시스템에서 거의 포화 상태였는데 다른 펀드를 수탁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자연스럽게 수탁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로의 대체 가능성이 검토됐다. 하지만 증권사는 더 상황이 열악했다. 수탁 라이센스가 있더라도 관련 부서가 없거나 인력이 부족해 뒤늦게 수탁 전산 시스템을 개발하는 사례도 있었다. 거래에 있어서도 계좌 이체가 자유롭지 않아 제약이 많았다. 여기에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수익이 큰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관심이나 협조가 떨어졌다.
보험사 역시 수탁업이 가능하지만 일반 수탁은 하지 않고 고액 자산가만 취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이달 중순 간담회 개최…인터넷전문은행·지방은행 등 대안으로 나와
상황이 이렇자 중기부는 수탁업을 하는 기존 전통 금융회사에서 벗어나는 발상의 전환을 꾀했다. 그리고 더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수렴하기 위해 실무자들을 모았다.
지난 15일 중기부는 벤처캐피탈 관계자를 비롯해, 금융회사, 변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대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은행들의 수탁 거부로 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처캐피탈들의 현실적인 고충들이 가감없이 전달됐다. 그리고 시중은행, 증권사, 보험사를 대신할 대안 찾기에 난상 토론이 이어졌다.
다양한 의견이 오간 가운데 유력 후보로 인터넷전문은행, 지방은행이 제기됐다.
사실 인터넷전문은행은 중기부에서 검토한 대상이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의 경우 금융위에서 정해놓은 업무만 수행하도록 돼 있어 수탁을 맡기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다. 대면 창구 업무 수행이 불가한 부분이 대표적인 것으로 꼽혔다. 인터넷전문은행도 펀드 수탁 시스템을 신규 구축해야 하는데 인터넷은행 측에서 수익성 여부부터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 말미에 나온 지방은행은 가장 현실성이 유력한 대안으로 평가됐다. 인터넷전문은행보다 여신과 안전성 부분에서 훨씬 강력하기 때문이다.
한편, 간담회에서 예탁결제원의 벤처넷 관련 문제가 지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벤처넷은 예탁결제원이 주도하고 있는 비상장사와 펀드투자 참여자(LP, GP, 수탁사)의 관련 업무를 전산화·표준화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벤처넷이 벤처투자조합은 대상으로 하는데 개인투자조합은 포함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창업기획자, 개인투자조합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벤처넷이 개인투자조합을 포함하는게 타당하다는 의견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