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승부수]구광모가 띄우고 LG CEO들이 수긍한 '조직문화' 가치전자계열 CEO 3인 '조직 간 교류, 순혈주의 타파' 강조
손현지 기자공개 2022-01-06 13:47:29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5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광모 LG회장의 2022년 신년사는 이제까지와는 사뭇 다른 방식을 취해 이목을 끌었다. 인트라넷에 글을 띄우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원 개개인에게 e메일로 영상을 베포했다. MZ세대 직원들과의 친근한 소통, 젊은 조직문화 정착을 위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LG 계열사 CEO들도 구 회장의 배턴을 이어받았다. 저마다 신년사에 '조직문화'를 언급했다. 단순히 신년사에 한해의 사업방향성만 제시한 게 아니라 '순혈주의 타파', '즐거운 회사생활' 등의 가치도 강조했다. 임직원들에게 채찍질을 하기 보단 동기 부여에 나선 분위기다.
◇구광모의 '젊은' 신년 소통법…MZ자문단 의견 반영
'OOO님, 안녕하십니까 구광모입니다'.
LG그룹 임직원들이 지난해 20일 받은 e메일 제목이다. 구 회장이 2022년 새해를 맞아 임직원 개개인들에게 보낸 6분 47초 길이의 영상 신년사가 담겨있었다.
구 회장의 신년사가 업계의 주목을 끈건 내용보다도 '방식'의 차별성 때문이다. 평소대비 시기적으로 앞당겨 진행됐다. 2022 신년사는 연말을 앞둔 지난달 20일 배포됐다. 앞서 2021 신년사가 시무식이 종료된 뒤 새해 1월 4일 직원들에게 e메일을 배포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주 정도 빨라진 셈이다.
이러한 변화 시도는 MZ세대 직원들의 의견에서 비롯됐다. 구 회장은 신년사 제작에 앞서 총 8개 계열사의 10여명의 20~30대 직원들을 중심으로 자문단을 꾸렸다. LG전자의 스탠바이미 등 소프트웨어 기능을 탑재한 가전을 개발한 직원들이 중심이 됐다. LG자문단은 연초 업무가 몰려 정신없기에 연말 신년사를 제안했고 구 회장은 이를 가감없이 반영했다.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2022년을 차분히 준비하는 의미에서 예년과 달리 연말에 인사를 드린다"며 "고객들은 제품·서비스 품질 이상의 가치를 기대한다"며 "고객에게 경험을 전달하는 쪽으로 생각과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신년 영상에서 '고객' 키워드를 13회나 언급했다. 2019년 첫 신년사에서도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이라고 말했으며 2020년에는 페인포인트를 찾아 해결해줄 것을 당부했다. 작년에도 고객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 집중해달라고 주문했다.
◇LG 전자계열 3CEO, "조직 벽 허물자…외부 전문역량 내재화"
구 회장이 물꼬를 튼 파격 신년영상은 계열사 CEO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단순히 직원들에게 사업적 성과를 강조하기 보단 조직문화 등에 신경을 쓰자는 분위기였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구 예년보다 이른 신년사 전했다. 사업적 성과를 당부하기 보단 감사의 인사로 신년 메시지를 시작했다.
그는 "팬데믹 등 어려운 환경에서 진정성있게 노력해줘 감사하다"며 "향후 임직원 여러분과 더 자주 소통해 즐거운 회사생활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조직간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객은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할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통합할 수 있는 조직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순혈주의에서 벗어난 외부인재 영입에 대한 고민도 드러냈다.
조 사장은 "사업 부서원간 긴밀하게 소통하고 유기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외부 전문역량을 적극 도입해 내재화할 수 있는 협업체계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자기주도적 업무수행, 유연한 업무환경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인정, 격려, 의미 있는 제안, 경청이 오가는 소통 문화를 활성화할 것을 주문했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도 신년사를 통해 "조직 실행력을 높이자"며 "글로벌 No.1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집요하게 실행하는 조직문화가 선행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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