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금융권 新경영지도]NH금융, '변화보다 안정' DT앞세워 전략 고도화 돌입조직개편·임원변동 최소화…안정된 시스템 바탕 디지털·ESG·글로벌 주력
한희연 기자공개 2022-01-06 08:13:05
[편집자주]
새해를 맞아 금융사들은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줬다. 해마다 반복되는 과정이지만 매년 그 의미는 다르다.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경영전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도 천차만별로 갈린다. 2022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조직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5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가 손병환 회장 취임 2년차를 맡아 안정 속 질적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지난해 새로운 변화를 꾀하며 조직을 정비했다면 올해는 갖춰진 시스템을 크게 흔들지 않고 전략을 고도화하는 방안을 택했다. 임원이나 조직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은 채 디지털·글로벌·ESG·신수익원 창출 등 최근 금융권 핵심과제들에 착실히 대응할 방침이다.
◇손병환 회장 2년차, 기존 조직시스템 하에서 전략 고도화
NH금융의 올해 조직도는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경영기획부문, 사업전략부문, 디지털금융부문, 리스크관리부문 등 크게 4부문으로 나눠진 조직과 하단의 부서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으나 부서 밑단의 팀 한두개를 신설하거나 이름을 변경했을 뿐이다.
다만 보험시장 대응과 채널혁신을 위한 보험전략팀을 신설했고 보험경영관리반을 팀으로 격상해 보험전략팀을 만드는 등 팀 단위의 조정은 일부 진행했다. 또 디지털전략 관련해서 데이터 비지니스 역량 강화를 위해 데이터플랫폼팀을 데이터전략팀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팀 단위의 미세조정일 뿐이었다.
미세조정만 일부 단행하고 큰 조직 변화가 없었던 것은 손 회장 집권 2년차 시기와 맞물려 이뤄진 결정이다.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NH금융은 디지털과 ESG 관련해 역량을 집중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집권 1년차에 확 바꾼 조직 세팅은 이제 어느정도 정비가 완료돼 본격적인 결실을 나타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따라서 지난해 변화에 이어 올해엔 안정을 택하면서 추진 전략을 정교하게 가져가며 내실을 다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임원 인사 또한 소폭으로 진행, 임기 만료된 임원만 새로 채우는 식으로 진행됐다. NH금융은 지난해 4명의 부사장과 1명의 부사장보 등 총 5명의 임원진 가운데 절반이 넘는 3명을 교체하며 인력 세팅을 새롭게 가져갔다.
NH금융의 5명의 임원진은 경영기획부문자(CMO), 사업전략부문장, 리스크관리부문장(CRO), 디지털금융부문장, 준법감시인의 역할을 맡는다. 지난해에는 이중 CMO와 CRO, 준법감시인을 교체했다.
지난해 교체된 임원들의 임기 만료가 올해말까지이기 때문에 임원 교체의 유인이 크지 않았다. 디지털금융부문장을 맡고 있던 이상래 부사장의 경우 임기가 올해 6월말까지다. 따라서 NH금융은 기존 사업전략부문을 맡았던 김형신 부사장 후임으로 김용기 부사장을 선임하며 1명의 임기만료 임원을 교체하는 선에서 임원 인사를 마무리 지었다.
신임 김용기 부사장은 지난해까지 농협은행에서 글로벌사업부 부장으로 재직했다. 농협은행의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했던 공을 인정받아 그룹 전체의 글로벌 부문과 WM전략, 사업전략 등을 총괄하는 지주 사업전략부문장(부사장)을 역임하게 됐다.
김 부사장은 1965년 생으로 북일고와 고려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했다. 농협중앙회 기획실 금융구조팀 팀장, NH농협금융지주 재무기획팀 팀장, 농협중앙회 상호금융경영전략단 단장, NH농협은행 NH금융플러스 대치역센터장 등을 거쳐 2019년부터 농협은행 글로벌 사업부를 이끌어왔다.
◇'고객 관점의 디지털 사업' 역량 집중…ESG내재화와 글로벌 강화도 화두
안정된 조직을 바탕으로 올해 NH금융은 특히 디지털사업 강화, ESG 경영 내재화, 글로벌사업의 발판 마련 등을 완성하는데 힘쓸 전망이다.
특히 디지털 부문은 지난해에 이어 상당히 공들여 나갈 분야로 꼽힌다. 연간 주요 전략에 대한 힌트를 엿볼 수 있는 신년사에서 손 회장은 올해 역점을 둬야 할 제 1방향으로 '디지털 사업'을 내세웠다.
손 회장은 "금융의 본질은 고객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차별화된 디지털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고객의 일상에 금융서비스를 녹여낼 수 있도록 항상 고객의 변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금융은 손 회장의 전문분야다. 손 회장은 농협 내에서는 디지털 혁신 1세대 대표 인물로 꼽힌다. 그는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그룹의 디지털 전략에 대한 이해도를 누구보다도 오래 키워왔다. 그는 금융권 전체에서 API 개념을 선제적으로 시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데이터 전담 조직인 '데이터사업부'를 신설해 전사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도 했다.
NH금융은 현재 그룹 전체적으로 2019년부터 'DT 로드맵 고도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부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자문을 받아 2000억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비은행 경쟁력 제고 방안 중 하나다. 지난해에는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사람'이라는 손 회장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외부 전문가 대거 수혈하기도 했다. 올해에도 핵심 전략 중 1순위로 디지털 경영을 꼽으며 이같은 전략방향은 계속 이어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
ESG 경영 내재화와 글로벌 사업의 발전도 올해 중점과제 2, 3위로 꼽힌다. 손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 해 구축한 ESG 경영체계를 토대로 올해는 ESG 경영을 더욱 고도화하고 경영전반에 적극 반영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특히 기후변화 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탄소중립 달성과 기후리스크 관리체계 확립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글로벌 사업 또한 신규 거점 진출을 대거 계획하며 약진을 준비하고 있다. NH금융은 올해 농협은행 북경지점 개설을 앞두고 중국시장 진출에 고삐를 죄고 있다. 중국 진출은 신경 분리 이전부터의 숙원사업이었다. 2013년 사무소를 개설하긴 했으나 이번 지점 개설이 본격적 중국 진출의 첫걸음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 농협은행은 올해 호주 시드니, 인도 노이자, 베트남 호치민 등에도 지점 개설을 꾀하고 있다.
손 회장은 신년사에서 "글로벌 기 진출국에서는 사업모델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 주시고, 신규점포는 개점 초기 사업 안정화에 힘써야 할 것"이라며 "특히 글로벌 인력확보를 위해 업무역량과 의사소통 역량을 겸비한 글로벌 전문가 양성에 전 계열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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