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석유공사, 공기업 채권 역사 다시 썼다금리 인상기 맞춰 선제적 발행…3개 트랜치로 15억달러 발행 확정
김지원 기자공개 2022-01-17 16:47:07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7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석유공사가 연초효과에 힘입어 한국물 시장에서 새 기록을 달성했다. 5년 전 세웠던 15억달러 발행 기록을 다시 썼다. 정책금융기관을 제외한 공기업 중 최대 발행 규모다.지난 6일 아시아 시장에서 올해 첫 글로벌본드 발행을 확정한 한국수출입은행에 이어 국내에서는 두 번째 한국물 발행이다. 금리 인상 시기에 맞춰 선제적 발행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2017년 15억 달러 기록 재현…역대 최대 규모
한국석유공사는 이달 18일 1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RegS/144a)를 발행한다. 11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약 40억달러에 달하는 주문을 확보한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3.25년·5.25년·10.2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각각 5.5억달러, 5.5억달러, 4억달러씩 배정했다.
최종 가산금리(스프레드)는 3.25년물은 60bp, 5.25년물, 10.25년물은 70bp, 90bp로 확정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석유 자원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만큼 ESG 관련 리스크를 지니고 있다. 재무제표상 완전자본잠식상태이지만 정부가 지분의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공기업이라는 위상 때문에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투자자의 ESG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지난 6일에서 7일 진행한 비대면 로드쇼에서 ESG 관련 사업 추진 방향과 구체적인 계획을 강조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오일 샌드 관련 사업 등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공식 문서에도 기재했다.
◇최종 유효 주문 37억달러…높은 스프레드에 투심 '후끈'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10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투자자 모집을(announce)했다. 2017년 15억달러 글로벌본드 발행과 같이 트랜치는 세 개로 나눴다. 다만 2017년에는 3년·5년·10년물로 구성했으나 이번에는 차환을 대비해 만기일을 조정하기 위해 0.25년씩 만기를 연장했다.
이니셜 가이던스(IPG·최초 제시 금리)는 3.25년물, 5.25년물, 10.25년물 각각 80bp, 95bp, 12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당초 10억달러에서 최대 15억달러를 발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으나 뜨거운 투심에 힘입어 최종적으로 15억달러를 발행하기로 했다. 투자 수요는 최대 46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유효 주문은 약 37억달러로 집계됐다.
전세계적으로 오미크론 확산과 금리변동폭이 큰 상황에서도 넉넉하게 주문을 모았다. 앞서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던 수출입은행에 비해 스프레드가 훨씬 높아 투자자들이 수익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빌딩 과정에서 수출입은행보다 주문이 더 빨리 쌓인 것으로 전해졌다.
3.25년물에는 87개 기관이 13억 달러의 주문을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이 28%, 아시아와 유럽이 각각 48%, 24%를 차지했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5.25년물에는 97개 기관으로부터 15억달러의 투자 수요가 몰렸다. 미국 7%, 아시아 78%, 유럽 15%로 대부분의 주문이 아시아에서 들어왔다. 10.25년물에는 60개 기관이 9억달러의 주문을 넣었다. 10.25년물 역시 미국 7%, 아시아 77%, 유럽 16%로 5.25년물과 비슷한 주문 양상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 투자자가 아시아 투자자에 비해 ESG에 대한 민감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발행한 15억 달러는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제외한 공기업 최대 발행 규모다. 2017년에도 1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성공적으로 발행해 당시 기준 공기업 역대 최대 규모 발행을 달성했다.
한국석유공사는 2018년을 기점으로 스위스프랑채권, 포모사본드, 사무라이본드 등 이종통화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가 2020년부터 다시 달러채 발행으로 선회했다.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7억달러 규모로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채권을 차환할 방침이다. 이달 내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한화생명보험, 신한카드 등 많은 발행사들이 석유공사의 딜을 이을 예정이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HSBC, 미즈호증권, 산업은행, UBS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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