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동서 신사업 로드맵]사모펀드 전방위 활용, 동반자 JKL파트너스·이앤에프PE⑤유기적 파트너십 구축, 지분도 일부 보유…친환경 진출 조력
고진영 기자공개 2022-02-10 07:54:46
[편집자주]
“한 우물만 파선 목을 축일 수 없다.” 권혁운 IS동서 회장이 입버릇처럼 한다는 얘기다. 그말처럼 IS동서는 '두 우물'을 합쳐 만든 회사다. ‘일신(IS)’과 ‘동서’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본업인 건설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기업 정신 기저에 깔려 있다. 부친의 경영 철학은 2세 권민석 사장에게도 이어졌다. IS동서가 최근 M&A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이를 밑바탕으로 한다. IS동서의 신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8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S동서는 M&A 전략에서 사모펀드와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활용해왔다. 동서산업을 인수할 때부터 인연을 맺었던 JKL파트너스와 파트너십이 대표적이다. IS동서가 지분 투자를 통해 JKL파트너스에 자금을 댄 이후 투자자문, 공동투자 파트너 등으로 협업했다.친환경사업에 관련해서는 이앤에프PE와 한배를 탔다. IS동서는 이앤에프PE가 조성한 폐기물업체 인수펀드에 LP로 참여하고 추후 직접 지분을 매입하는 형태 등의 M&A를 반복하고 있다.
◇오랜 인연 JKL, 한국렌탈·TCE 인수 파트너
JKL파트너스는 IS동서가 탄생할 때부터 관여한 곳이다. IS동서의 전신인 일신건설산업이 2008년 동서산업을 품에 안았을 당시 JKL파트너스가 자문을 수행했다. 이 회사는 삼정KPMG 회계법인 출신인 정장근 대표, 강민균 부대표, 이은상 부대표가 창립멤버로 2001년 세웠다. ‘JKL’이라는 이름 역시 세 사람의 이니셜을 합쳐 만들어졌다.
JKL파트너스는 설립 초반 기업구조조정사업에 주력하다가 PEF운용사로 보폭을 넓히던 상황이었다. 뭉칫돈이 아쉬웠는데 때마침 IS동서가 단비같은 자금을 댔다. 동서산업 인수 관련 자문을 맡겼던 IS동서는 잠재력을 눈여겨 보고 JKL파트너스에 70억원을 투자해 지분 46.1%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JKL파트너스가 계열사로 편입됐지만 IS동서가 경영에 관여한 것은 아니다.
JKL파트너스는 이종산업 포트폴리오를 짜던 IS동서에 조력자로 나섰다. IS동서는 M&A를 최종 결정할 때 JKL파트너스의 자문을 받는 등 촘촘한 검증절차를 거쳤다. 투자를 공동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렌탈을 좋은 조건으로 인수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JKL파트너스와의 협업이 있다. JKL파트너스는 2009년 ‘KDBC-JKL’ 펀드를 이용해 한국렌탈 경영권을 인수했고 약 1년 반만인 2011년 3월 IS동서에 팔았다. IS동서가 확보한 한국렌탈 지분율은 54.7%, 거래가는 490억원이었으며 펀드가 거둔 수익률은 15.8%다.
2016년에는 데님(Denim) 원단회사인 TCE의 경영권 지분 76.83%를 JKL파트너스가 IS동서 측(일신홀딩스)과 함께 631억원 규모에 사들였다. 인수 당시 JKL파트너스가 ‘JKL성장전략제2호PEF’를 통해 투입한 금액은 530억원이다. 이때 IS동서는 JKL파트너스의 투자기간이 경과할 경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거래구조를 설계했다.
TCE의 매출 상승세가 지속되자 IS동서 측은 2020년 4월 콜옵션을 행사했고 지주사인 IS지주가 TCE 지분 40%를 가져갔다. 당시 JKL파트너스 펀드의 수익률은 공동투자약정으로 미리 정해져 있었다. 펀드는 거래대금으로 451억원을 받고 10%초반대의 준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JKL파트너스로서는 주요주주인 IS동서를 안정적인 투자회수처로 활용할 수 있었던 셈이다. IS동서 역시 신생 운용사에 자금을 대고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동시에 신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에 도움을 받았다.
다만 JKL파트너스의 지분구조는 그간 변화가 있었다. 2013년 IS동서가 가지고 있던 JKL파트너스 지분을 모두 일신홀딩스가 매입했다. 당시 IS동서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융회사 소유에 대한 금산분리 이슈가 불거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신홀딩스는 2세 권민석 IS동서 사장이 지분 70%, 누나 권지혜씨가 지분 30%를 보유한 가족회사로 지주체제 밖에 떨어져 있다.
또 2018년에는 일신홀딩스가 장정근 대표에게 보유지분 절반가량을 팔았다. 작년 6월 기준으로 정장근 대표의 지분이 22.5%로 가장 많고 일신홀딩스 22.1%, 나머지는 JKL파트너스의 임직원 5명이 나눠 가졌다. 최대주주 지위는 정장근 대표에게 넘어갔으나 IS동서와의 관계는 계속되고 있다.
IS동서 관계자는 "내부 투자전략실에서 M&A 관련 전략을 전담 중이지만 필요할 경우 JKL파트너스나 이앤애프PE 등과 협의하고 있다"며 "공동투자나 교류 등을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앤에프PE, 친환경 투자 우군
IS동서는 친환경사업에 문을 두드리면서 또 다른 파트너를 찾았다. 환경 분야는 안정적이지만 인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꽤 진입장벽이 높다. 관련 경험이 부족했던 IS동서가 손을 잡은 곳이 이앤에프PE다. 이앤에프PE는 환경관련 전문 사모펀드로 잘 알려졌다.
IS동서는 이앤에프PE의 자문을 받아 2014년 10월 케이알에너지㈜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끈끈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서로 투자회사의 지분을 사고 파는 방식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을 돕고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결실은 인선이엔티의 인수다.
2017년 2월 이앤에프PE는 인선이엔티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주주였던 오종택 대표 지분을 매입했고 IS동서가 일부 투자금을 댔다. 총 투자액은 560억원, 이중 IS동서가 290억원을 부담했다. 290억원 가운데 150억원은 이앤에프PE가 만든 펀드에 LP로 자금을 넣었고 나머지로는 직접 지분을 샀다.
약 2년 뒤인 2019년 5월에는 앞서 공동투자했던 인선이엔티의 경영권을 IS동서가 인수했다. 이앤에프PE의 조력으로 환경사업에 대한 스터디가 어느정도 마무리된 시점에 본격적 진출을 결정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앤에프PE 역시 IS동서를 든든한 우군으로 둔 덕분에 탈없이 엑시트에 성공했다.
반대로 이듬해에는 IS동서가 요업부문 분할해 신설회사 '이누스'를 세우고 지분 전량을 이앤에프PE에 넘겼다. 비건설 포트폴리오 재편의 일환이었다. IS동서와 이앤에프PE가 서로 '매각-매입'을 통해 투자회수 상대가 되어준 셈이다.
이후에도 이앤에프PE가 보유하고 있던 영흥산업환경, 파주비앤알을 IS동서가 인선이엔티를 통해 인수했다. 코오롱환경에너지(환경에너지솔루션)와 코엔텍·새한환경의 경우 IS동서와 이앤에프PE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같이 인수에 성공한 케이스다. 특히 환경에너지솔루션은 올 초 IS동서가 이앤에프PE로부터 나머지 지분 전량을 매입키로 했다.
IS동서 관계자는 "코엔텍 등은 현재 이앤에프PE와 IS동서가 공동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며 "환경 분야는 이앤에프PE 쪽이 워낙 잘알고 전문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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