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2월 10일 17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첫 테크 컨퍼런스를 열어 다양한 기업들과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주축이 된 행사지만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LG그룹의 비전이 담긴 옴니팟(OMNIPOD)과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대표였다.

이날 공개된 LG 옴니팟은 차량을 집의 새로운 확장공간으로 해석해 만든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이다. 박일평 대표는 LG그룹 내 혁신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이로 이날 행사에서 이동 수단을 넘어 이동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에 주목한 '움직이는 공간(Mobile Space)'에 대해 선보였다.

◇ 전장 사활 건 LG,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옴니팟' 공개

10일 카카오모빌리티는 'NEXT MOBILITY: NEMO 2022'를 열고 국내외 유수의 모빌리티 기업들과 함께 미래 기술을 선보였다. 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크리스엄슨 오로라 CEO, 플로리안 로이터 볼로콥터 CEO, LG사이언스파크 박일평 대표 등이 기조 연설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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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박 대표였다. LG사이언스파크는 전자, 화학, 통신 및 서비스 등 LG그룹 내 각 계열사의 사업분야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총 집결시킨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다. 박 대표는 LG그룹의 미래 기술을 이끄는 수장이다. 이날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미래 비전을 선보였다.

그는 2017년 LG전자가 소프트웨어 강화를 위해 CTO로 영입한 인물로 입사 1년여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LG전자의 인공지능(AI)와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를 알리는 메신저로 IFA, CES 등에서 활약한 바 있다. 그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에서 컴퓨터학과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파나소닉, 삼성종합기술원, 하만 등을 거쳤다.

그는 발표를 통해 "자동차의 전동화, 드론이나 UMA(도심항공교통)와 같은 항공 분야까지 전동화가 확산되는 흐름은 저희 LG의 핵심역량을 확장, 발전시킬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며 "전기차의 발전과 함께 모빌리티의 미래를 바꾸는 또 하나의 흐름은 자율주행, 커넥티트카의 발전"이다.

옴니팟은 전기차 시대보다는 자율주행 시대에 가능한 모델이다. 그는 "자율주행은 안전이나 효율 측면에서 엄청난 변화지만 운전자 관점에서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경험 자체가 완전히 바뀌는 데 그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경험이 완전 자율주행 시대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옴니팟은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맞춤형 오피스에서 영화감상이나 운동 등을 할 수 있는 휴식처, 커머스 플랫폼, 창작 스튜디오 등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부에는 LG전자의 차량용 스타일러, 로봇 청소기 등의 제품 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P-OLED(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나 롤러블 OLED 등이 사용됐다.


◇ 카카오모빌리티 손 잡은 LG, 혁신 위한 선택?

LG그룹은 전장 사업에 미래 사활을 걸었다. 핵심 계열사인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VS사업부), 파워트레인(LG마그마), 인포램프(ZKW)의 삼각 편대를 이미 완성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에서 첫 손가락 안에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역시 전장부품을 만들고 있다.

이번 옴니팟 공개는 전사 역량이 전기차 생산에 집중되고 있지만 향후 도래할 자율주행시대에도 대비하고 있음을 공표한 것이다. 다만 과거 성장방식과는 다른 모습으로 생태계를 만들 것을 시사했다. 경쟁보다는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에 방점이 찍혔다. 과거 가전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경쟁하며 세탁기부터 TV에 이르기까지 여러 갈등이 있었다.

박 대표는 "과거 3~4년 전 LG전자 내부에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었는데 제품화를 3개월 안에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치열한 경쟁 때문에 내놓는 순간 경쟁사에서 카피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새로운 혁신 도래와 함께 환경이 바뀌었고 좀 더 빨리 많은 것을 공유해서 많은 사람들이 혁신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향후 미래 신사업에 있어서는 다양한 기업과 손 잡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실제 LG는 카카오모빌리티에 투자하는 등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LG는 카카오모빌리티 유상증자에 참여, 1000억원을 투입했다. 전략적투자자(SI)인 LG는 해당 투자로 지분 2% 정도를 확보했지만 향후 기술 협업 등을 감안하면 얻을 게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최대 모빌리티 기업으로 이동의 혁신을 가져왔다. 이동수단 뿐 아니라 향후 이동의 과정을 새로운 기술로 효율화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사람의 이동이 아닌 사물과 서비스 등으로 확장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체 기술을 통해 자율주행차 등을 선보였고, 미래 기술 개발에 전폭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만큼 국내에서 더 좋은 파트너는 없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여러 파트너들과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일 CTO는 "집단지성 없이는 더 큰 혁신을 이룰 수 없다며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이동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서 '모빌리티 기술'이 혁신의 촉매제가 되는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겠다고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