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다원시스, 순운전자본 부담 '2년 연속 공모' 원인 됐다③작년 3분기 OCF -1148억, 자금 순환 적신호 지적…매출채권·미청구공사 증가 영향
신상윤 기자공개 2022-02-16 07:50:49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1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수전원장치 및 철도차량 제작 전문기업 '다원시스'가 2년 연속 공모시장에서 유상증자 카드를 꺼낸 배경은 무엇일까.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운전자본 부담 증가에 있다.특히 2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채권은 운전자본 부담을 키워 부(-)의 영업활동현금흐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일부 철도차량 사업은 납품 연기 등을 이유로 현금화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와 관련 다원시스는 이자 부담 등을 안아야 하는 빚이 아닌 자본금을 늘리는 유상증자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닥 상장사 다원시스가 올해 유상증자 공모를 통해 조달을 목표한 자금은 655억원이다. 발행가액이 변수지만 주관사를 통해 실권주 인수 계약을 체결한 만큼 목표했던 자금 조달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정된 일정을 마치면 다원시스는 지난해를 포함해 2년 연속 일반 주주들에게 손을 내밀어 1324억원 상당을 조달하게 된다.
다원시스는 2020년(연결 기준) 매출액 2480억원, 영업이익 164억원, 순이익 1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연결 기준)에도 누적 매출액 2301억원, 영업이익 28억원, 순이익 53억원을 기록하면서 매년 외형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영업이익률은 다소 낮은 편이지만 적자 구조는 아니다. 그럼에도 다원시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면서 자금 순환에 일시적인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다원시스는 최근 몇 년 간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외형 성장을 견인한 철도차량 사업부문에서 비롯한다. 철도차량 사업부문은 단일 계약 규모만 수천억원이 넘는 공공기관 발주물량을 수주하면서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매출채권이 급격하게 증가한 데다 최근 미청구공사까지 늘어나면서 운전자본 부담을 지게 만들었다.
다원시스의 지난해 3분기 매출채권은 197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2018년 471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채권은 2020년 1354억원을 돌파한 가운데 최근 2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늘어난 것이다. 매출채권은 손익계산서에선 매출액 증가와 궤를 같이 하지만 현금흐름표상 영업활동현금흐름의 현금유출로 인식된다.
매출채권 증가는 순운전자본 부담으로 이어진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더한 뒤 매입채무를 빼 산출하는 순운전자본은 지난해 3분기 말 2100억원을 넘었다. 2018년까진 944억원 수준이었던 순운전자본은 이듬해 1051억원으로 집계된 데 이어 2020년에는 154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영업활동현금흐름 둔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3분기 말(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14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1393억원을 기록한 뒤 이듬해 91% 줄어든 124억원에 그친 가운데 적자 전환한 것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2019년 1245억원을 기록한 이래 이듬해 874억원, 지난해 3분기 말 62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매출채권 회수기간이 늘어난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3분기 다원시스의 매출채권 회수기간은 198.2일이다. 전년 말 155.8일과 비교하면 42.4일 늘어났다. 여기엔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레일 등 공공기관 납품 일정 지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다원시스는 최근 지난해 말까지였던 '간선형전기자동차(EMU-150) 150량 구매' 프로젝트 납품을 정함이 없이 연기했다. 이 프로젝트는 2018년 말 코레일로부터 수주한 2468억원 규모의 무궁화호 노후 차량 교체 사업이다.
지난해 유상증자로 조달했던 668억원 가운데 상당액이 이 프로젝트 원자재 매입비 등으로 쓰였다. 문제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품질 부적합 등이 지적되면서 발주처인 코레일과 납품을 두고 갈등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원시스는 대한상사중재원에 납품 일정 관련 중재도 신청한 상황이다. 즉, 물품(철도차량)을 만들고도 납품이 연기되면서 대금 수령도 순연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차량제작관리센터TF를 조직해 차종별 담당자 간 진행 상황을 기술검증센터 및 제작감독 용역업체와 공유하며 관리하고 있다"며 "(EMU-150 관련) 납품은 추가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공정관리 진행 및 관리를 요청했다"고 답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공정률이 73.68% 수준이다. 미청구공사 금액은 845억원으로 수주총액의 34.7% 규모다. 이 프로젝트를 포함해 다원시스는 미청구공사 규모가 1812억원을 웃돈다. 이 같은 대형 프로젝트들이 일부 지연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부(-)의 수치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다원시스 측에 답변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신상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SNT모티브, 우수한 '경영성과' 가린 아쉬운 운영 방식
- '시공능력 99위' 보미건설, 캠코 담보채로 유동성 숨통
- [엔지니어링업 리포트]도화엔지니어링, '설계·CM' 부진에 이례적 분기 적자
- 디벨로퍼 시티코어, 서소문 사업성 개선에 '본PF' 기대
- [건설사 인사 풍향계]삼성물산 건설부문, 긴장감 더하는 '외부 영입' 눈길
- [건설부동산 줌人]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직급, '부사장→사장' 재격상
- SK에코플랜트, 리스크 전담 'BRM센터' 신설
- [건설사 인사 풍향계]현대엔지니어링, '재무통' CEO 체제 전환 눈앞
- 극동건설, 웅진 '렉스필드CC' 증자 참여 '외통수'
- '일본 골프장 인수' 웅진그룹, 극동건설 반대 '정면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