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중견그룹]경영권 분쟁 겪은 대동, 4세 승계 '조기 시동?'④2015년 김준식 회장 자녀 지분 취득 시작...승계 '재원' 대동모빌리티 주목
박상희 기자공개 2022-02-17 07:52:28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4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동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동은 2010년대 들어 경영권 분쟁을 경험했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다 외부 투자자로부터의 경영권 위협이 겹치며 힘든 시기를 거쳤다.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였던 대동그룹의 오너 3세 김준식 회장에게는 뼈아픈 경험일 수밖에 없다.대동의 최대주주였음에도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던 김 회장은 2015년 조기에 경영권 승계를 시작했다. 미성년자인 본인의 자녀가 장내매수를 통해 대동 주식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특수관계인 지분을 확대했다. 업계는 김 회장 부자가 상당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동모빌리티가 승계 재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식 회장 자녀, 장내매수 및 증여로 대동 지분 1.12% 보유
2021년 9월말 기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대동의 최대주주는 김준식 회장으로 지분 24.05%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7.72%다.
관심을 끄는 건 김 회장의 자녀 지분율이다. 김 회장은 슬하에 딸 성연 씨와 아들 신형 씨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성연 씨가 1997년생, 신형 씨가 2001년생이다. 신형 씨는 대동 지분 1%를, 성연 씨는 지분 0.12%를 보유하고 있다. 아직 많은 지분을 확보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 지분율 추이는 4세 경영권 승계와 맞물린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 회장의 자녀가 대동 지분을 취득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이다. 2014년까지 오너 4세가 대동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았다. 2015년 신형 씨가 대동 지분 6만4000주(0.27%)를 장내매수한 것이 오너 4세 지분 취득의 신호탄이었다.
2017년 신형 씨는 장내매수로 지분 12만4000주를 추가로 취득하며 대동 지분율을 0.52%로 끌어올렸다. 같은 해 누이인 성연 씨는 3900주를 처음으로 취득하며 대동 지분 0.02%를 보유하게 됐다.
2018년에 김 회장의 부친인 고(故) 김상수 전 회장이 별세했다. 고 김 회장은 대동 지분 1.83%를 보유했다. 김 회장과 자녀는 고인의 지분을 상속 받았고, 지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자녀인 신형 씨와 성연 씨의 지분율은 각각 0.97%, 0.11%로 상승했다. 둘은 지난해에도 장내매수를 통해 주식을 추가로 취득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김 회장의 자녀는 대동의 주가 추이를 봐가며 주가가 하락할 경우 저가매수를 통해 지분을 계속해서 취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장내매수를 통한 지분 확대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증여 및 상속세 재원 마련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업계는 대동그룹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은 대동모빌리티가 승계 재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동모빌리티의 최대주주는 대동(24.51%)이지만 김 회장(19.39%)과 성연 씨(9.99%), 신형 씨(6.11%) 등 김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율만 35%가 넘는다.
◇경영권 분쟁 벌였던 스마트인컴 대표, 2019년 지분 털고 나간 듯
김 회장의 자녀가 대동 지분 취득에 나선 시기는 2015년이다. 경영권 분쟁을 겪은 김 회장이 자녀 경영권 승계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2010년대 초반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지분 확보의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라면서 "향후 4세로의 경영 승계 등을 감안해 본인 지분을 직접 늘리는 것 보다는 자녀 지분을 조금씩이라도 늘리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10년대 들어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김 회장의 누나인 김은좌 씨가 2012년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다. 김은좌 씨는 김형철 당시 대동공업(현 대동) 부회장(김준식 회장 형)과 어머니 박경 씨와 함께 대동공업을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복사 가처분을 신청한 뒤, 대동공업 지분 16.69%를 보유한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와 연대해 김 회장을 견제했다.
누나 김은좌 씨는 관련 소송을 자진 취하했으나 2013년 박 대표가 같은 내용의 소송을 다시 제기했고, 소액주주연대가 집중투표제를 요구하는 등 경영진과 주주간의 대결 양상으로 이어졌다.
2006년부터 대동공업 주식을 매집해 2대주주에 오른 박 대표는 소액주주연대와 손잡고 경영진 교체를 시도했다. '1000억원대 주식 부자'로 알려진 박 대표가 풍부한 자금동원력을 앞세워 대동공업 주식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 회장 측은 계열사 대동기어와 임원의 장내매수를 통해 특별관계인 지분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박 대표는 한때 16%를 웃돌던 대동의 지분율을 점차 낮췄다. 대동은 2019년 8월 박 대표의 지분율이 6.34%에서 4.76%로 변동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박 대표의 지분율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5% 룰’을 감안하면 박 대표는 이후 대동 지분을 추가 매수하지는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박 대표가 대동 지분을 전부 매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5%룰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개인이나 법인이 상장회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게 되면 5일 이내 공시해야 한다는 규제다.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거나 매각해 1% 이상의 지분변동이 생겨도 5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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