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인사이드]"꽁꽁 얼어붙은 시장, 장기적 관점서 접근해야"최영미 하나은행 PB부장 "달러 매수 움직임 뚜렷"
이돈섭 기자공개 2022-02-17 08:18:23
인터뷰를 위해 회의실로 들어오는 최영미 PB부장(사진)이 답답해하며 자리에 앉았다. 이날(15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57% 빠진 2704.48로 장을 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지기 시작하더니 현재까지 이렇다 할 반등 없이 계속 횡보하고 있다.
하나은행 영업1부 PB센터에서 최 부장을 만나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동향을 물었다. 최 부장은 1994년 하나은행에 입행해 2009년 잠실지점 PB를 시작으로 성북동 지점과 한남1동 골드클럽 등을 거치며 13여 년간 PB 커리어를 집중적으로 쌓아왔다.
최 부장이 근무하고 있는 하나은행 영업1부 PB센터는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사 건물 3층에 자리 잡고 있다. 고액 자산가 자금 2조5000억원을 9명의 PB들이 운용하고 있다. 비교적 연령대 높은 전국 각지 고액 자산가들이 주요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최 부장은 "2020년 전에는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고객들의 의견이 상당히 강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센터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며 "지금은 일단 기다려보고 부동산에 투자하더라도 향후 1~2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을 계속 보유하고 향후 증여를 시도할 경우 세 부담이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데 암묵적 합의가 형성된 것처럼 보인다는 전언이다. 상업용 부동산 매각 타이밍은 지금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주요 고객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는 것이 최 부장의 평가다.
그는 "센터를 찾는 고객들의 연령대가 높아 방어적 성향이 뚜렷한 영향도 있겠지만 매수 의견이 상당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최근에는 분위기 변화가 확실히 감지된다"며 "반대급부로 대기성 자금이 최근 들어 많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이 같은 트렌드의 방증"이라고 말했다.
시장에 풀린 부동산 물량을 빨아들이는 곳은 주로 운용사들이다.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사 중심으로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밸류애드 전략을 구사하는 부동산 주력 하우스 실적이 최근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는 것이 현 트렌드를 반영한다.
자산가들의 현금은 예·적금과 단기채권, MMF 등에 집중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최 부장은 "지금은 주로 만기 매칭 채권 등 상품을 중점적으로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환율 상승으로 달러를 매수해 갖고 있으려는 수요도 예년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3시 현재 원·달러 환율은 1200.1원. 1년 전과 비교해 100원 가까이 올랐다. 환율은 최근 1년여간 꾸준히 올랐는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가능성과 미국 연준 테이퍼링 본격화 움직임 등이 겹치면서 매수 물량이 쪼그라들어 상승세는 가팔라졌다.
최 부장은 "환차익의 경우 비과세인 점을 활용해 헤지 수단으로 삼는 고객이 많았는데 요새는 포트폴리오 내 일정 비중을 달러 자산으로 채워 운용하려는 고객들이 많아진 점도 특징"이라며 "국내외 경기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환율시장에 투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프라이빗하게 운영되는 미술품 시장에 대한 열기는 여전하다는 것이 최 부장의 진단이다. 일부 하나은행 PB센터에서는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자산가 대상으로 타 업체와 협업을 통해 관련 세미나 등을 운영하면서 고객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고객 반응이 괜찮다는 설명이다.
최근 미술품 시장은 국내 유명 작가들 작품을 중심으로 유통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전반적으로 거품이 끼었다는 진단도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최 부장은 오로지 단기 매매차익을 위해 시장에 접근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 부장은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점에서 투자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글로벌 우량자산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를 추천한다"며 "최근의 조정기간을 장기투자의 기회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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