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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임원인사, 현직 행장-내정자 의견조율 '난항' 권광석 행장·이원덕 내정자 티타임 통해 조율, 임원 구성 '이견' 관측

김현정 기자공개 2022-02-23 07:30:26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2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 임원인사가 지연되고 있다. 당초 금융감독원 종합검사 강평 이후에 작년 말 미뤄뒀던 임원인사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다. 은행 인사와 관련해 현직 행장과 내정자 간 의견 조율이 난항을 빚고 있다는 시선이 많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당초 11일경 임원인사를 확정지을 예정이었다. 금감원 종합검사 종료와 새 행장 선임, 두 가지 굵직한 이슈가 모두 끝난 날짜다.

우리금융은 2019년 말 당국의 중징계 이슈가 있었던 DLF사태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연말에 인사를 단행했다. 타 금융그룹도 마찬가지다. 한 해를 마무리하기 전 임원 구성을 새롭게 하고 이듬해 빠르게 새 출발에 돌입하기 위함이다.

우리금융이 올해 임원인사를 미룬 이유는 금감원 종합검사를 받게 된 게 가장 컸다. 금감원은 우리지주와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종합검사에 들어갔고 연말과 설 연휴 등이 끼는 바람에 1~3차까지 나눠서 현장검사를 진행했다. 최종적으로는 이달 11일 모든 일정을 마쳤다.

만일 수검 대상이 인사로 인해 자리를 옮기거나 징계가 나올 경우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우리금융은 이를 고려해 임원인사 일정을 순연시켰다. 대신 모든 인사가 지연될 수는 없어 본부장급이나 지점장 인사는 작년 말에 다 끝냈다. 통상 임원, 부서장, 부서원 등 차례대로 인사가 이뤄지지만 이번의 경우 역순으로 진행됐다.

행장 선임 이슈가 있었던 것도 임원인사를 연초로 미룬 이유 중 하나였다. 권광석 행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던 만큼 새로운 행장이 오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새 판짜기를 잠시 미뤘다.

지난 7일 이원덕 새 행장이 최종 선임되면서 곧 임원인사가 발표될 것으로 업계는 바라봤다. 이미 적정시기를 지난 만큼 금감원 종합검사 강평이 마무리되자마자 발표할 수 있도록 빠르게 모든 준비를 갖출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 2월 11일 당시에도 권 행장이 자회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최종 선임이 결정된 당일 즉시 지주와 은행의 임원인사가 발표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임원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 금감원 종합검사, CEO 선임 등 새 판짜기에 대한 변수가 모두 정리됐음에도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주의 경우 조직원 구성이 얼추 다 완료된 것으로 전해진다. 박화재 신임 지주 사장이 자회사 시너지를 맡고 전상욱 새 지주 사장이 디지털과 관련한 미래 전략을 새롭게 담당할 예정이다. 나머지 부문들도 전문성을 갖춘 임원들로 자리를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인사와 관련해 현직 행장과 내정자 사이에 의견 일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시선이 많다. 이 내정자는 아직 내정자 신분으로 3월 말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뒤 행장이 된다. 이번 임원인사가 이뤄지려면 권 행장의 결재가 있어야 한다.

권 행장과 이 내정자는 이 내정자 선임 이후 티타임을 가지며 인수인계 및 조직·인사에 대한 얘기를 몇 차례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이 쉬 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보통 대선 때도 그렇고 후임자가 결정되면 굵직한 문제에 있어서는 전임자의 의사결정이 멈추게 되는데 지금은 일반적인 패턴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말했다.

현직 행장과 내정자 사이 줄다리기로 이번 임원인사가 완결판이 아닌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만일 이번에 이 내정자 뜻이 온전히 담긴 인사가 도출되지 않는다면 이 내정자가 행장이 된 정기주주총회 이후나 혹은 7월 하반기 인사 때 다시 큰 폭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권 행장 역시 과거 기존에 짜져 있던 임원 구성을 안고 취임했으며 몇 개월 후인 그 해 7월 소폭의 인사를 통해 조정했다.

다른 관계자는 “새 행장과 합이 잘 맞을만한 인물들이 주요 포스트에 오르고 이는 어쩔 수 없는 내정자의 권한”이라며 “타행들 모두 지난해 말 새로운 보직에서 이미 업무 파악을 다 마치고 전진하고 있는데 우리은행에 인사가 늦어지면서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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