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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산업, 숙부 이홍중·조카 이종원 분쟁…주총 '표대결' 각각 14~15%대 의결권 확보…사내이사 선임 위한 추가 표심 얻기 총력전

성상우 기자공개 2022-02-23 07:53:56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2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성산업 총수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모양새다. 창업주 뒤를 이은 2세 경영은 형제 공동경영 체제로 지탱해 왔고 이후 3세 경영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만들어 둔 '숙부·조카 체제'에서 결국 다툼이 생겼다.

분쟁의 장기화 여부는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주총 '표대결'을 통해 숙부 이홍중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가 갈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의결권 확보는 현재까지 조카 이종원 사장과 이 회장 양측이 '박빙' 양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25일로 예정된 화성산업 정기 주총에서 사내·사외이사 선임안을 두고 이홍중 회장과 이종원 사장 사이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화성산업 이사회는 주총 직전 들어온 주주제안을 받아들여 임기가 만료된 이홍중 사내이사의 재선임을 포함해 신규 이사 3인에 대한 선임건을 주총 안건으로 최근 올렸다. 정상적인 이사회를 통한 사내이사 선임안이 아닌 일부 주주들의 제안으로 이를 주총에서 다루게 됐다. 다름 아닌 이 회장과 이 사장의 경영권 다툼에 따른 일이다.


양측은 3촌지간이다. 이종원 사장의 부친인 이인중 명예회장과 이홍중 회장은 창업주인 고(故) 이윤석 명예회장의 자제로 형제 경영 체제를 꾸려왔다. 이후 2019년 이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이 명예회장은 아들 이 사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난 시점에 이뤄지게 된 이번 주총은 이 명예회장 부자(父子)와 이 회장 사이 경영권 분쟁의 시작점이 됐다. 단독 대표 체제 구축으로 회사를 장악하려던 이종원 사장은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이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막았다. 이 회장은 여기에 즉각 맞서면서 주주제안을 통해 본인을 이사 재선임 후보로 자신을 올렸다는 후문이다.

이 명예회장은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배임 행위가 있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홍중 회장을 밀어내고 아들 이 사장 체제를 굳히기 위해 사법 카드를 꺼내든 상황이다. 다만 화성산업 측은 "별도 공시가 나오기 전까진 확인해줄 수 없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주주제안을 낸 주체는 이홍중 회장 본인 또는 관계사 동진건설 중 1인으로 범위가 좁혀진다. 동진건설은 화성산업 자회사인 화성개발로부터 지분을 매입했다. 화성개발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화성산업이 31.69%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지만 상호출자로 모회사(화성산업) 지분 9.27%를 동시에 갖고있었다. 화성산업 입장에선 9.34%를 보유한 최대주주 이인중 명예회장을 잇는 2대주주였다. 다만 특수관계자로 묶여있어 최대주주 동일인의 소유 지분처럼 취급됐고 상호출자 지분이라 의결권이 없다.

최근 화성개발이 보유한 화성산업 주식을 동진건설로 넘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분 매각은 이 회장이 화성개발과 동진건설 모두에 대해 지배력을 가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회장은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 38%대의 화성개발 지분을 갖고 있다. 화성개발은 동진건설 지분 46%를 갖고 있어 양쪽 회사의 지분 매각·매입 여부를 이 회장 이 결정할 수 있었다. 화성산업 주식이 동진건설로 넘어오면서 의결권도 살아났다.

이 명예회장 측의 이 회장 배임 혐의 주장 근거도 여기에 있다. 화성개발이 보유한 화성산업 지분은 애초에 외부의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공동으로 구성해놓은 완충장치였다. 이 지분을 특별관계자 동의 없이 이 회장이 화성개발 및 동진건설 경영진을 동원해 마음대로 처분했다는 게 이 명예회장 측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주주가치가 훼손됐다고도 주장했다.

어쨌든 이 회장이 9%대의 우호지분을 확보하면서 이번 주총 표 대결의 승패는 예측하기 힘들게 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본인 지분(5.20%)을 포함한 의결권 확보 지분은 14%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동진건설이 기존에 갖고 있던 화성산업 지분(0.96%)까지 포함하면 최대 15%대까지 올라간다.

반대편인 이인중 명예회장·이종원 사장 측의 합산 지분율 역시 14% 수준이다. 여기에 이 명예회장 배우자인 권상미 씨 지분(0.38%)을 더하면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1%p 미만 수준이다. 한 명의 우호 주주만 더 확보해도 뒤집힐 수 있는 격차다. 각각 지분을 14~15%대를 확보해 놓은 상태에서 주총일까지 우호 지분 확보에 총력을 쏟아야하는 상황이다.

표 대결 승패를 결정지을 캐스팅보트는 역시 총수일가 구성원들이 잡고 있다. 경영권 분쟁 당사자 3인(이인중·이홍중·이종원)을 제외한 총수일가 친인척 20여명이 7%대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양쪽 분쟁 당사자 측으로 갈릴 수 있는 의결권이다.

소액주주가 과반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총수일가와 계열사 법인 및 임원들로부터 확보할 수 있는 총 지분이 40%가 채 안되는 만큼 소액주주 중 우호 주주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도 있다.

이 회장 측이 표 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이사회는 5(이홍중 회장)대3(이종원 사장) 구도로 재편될 예정이다. 주주제안으로 새로 들어온 이사 3명(심명용·박정호·김창권) 외에 애초 이 회장 측 인사로 분류됐던 권영봉 사외이사가 이 회장 측에 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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