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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CAC, 삼성 미전실과 다른 길 간다 컨트롤타워 부재 메운다…남궁훈 대표, 카카오 본업에 집중

김슬기 기자공개 2022-03-02 14:50:04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4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AC·Corporate Alignment Center)를 기존 대기업의 미래전략실과는 다른 모습으로 가져가겠다고 공언했다. 대신 CAC를 이끄는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홍은택 전 카카오커머스 대표에게 부회장 직함을 주는 등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공동체 각자 경영 등으로 불협화음을 내면서 내부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카카오 측은 CAC가 각 계열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일관된 메시지를 낼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궁 대표는 CAC에 공동체 관련 부분을 맡기고 메타버스 등 사업적인 영역에 집중할 예정이다.

◇ 역할 나눈 카카오와 CAC, 남궁훈 대표 짐 덜었다

24일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는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카카오는 그간 각 계열사, 공동체가 자율 경영에 기반해 성장을 해왔지만 작년부터 카카오 내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며 CAC가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CAC 조직은 공동체 전략방향을 확립하는 곳으로 기존 공동체컨센서스센터를 확대시켰다. 기존에는 기능이 부각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카카오 공동체에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이를 조율할만한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서비스 요금 인상이나 카카오페이 임원들의 스톡옵션 행사 및 주식 매도 등과 같은 이슈는 카카오 전반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다만 CAC가 기존의 대기업과 같이 전 계열사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가져가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간담회 중 삼성그룹의 사례를 들어 CAC가 자율경영을 막는 옥상옥 구조가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남궁 대표는 "기존 대기업처럼, 삼성처럼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며 그간 지적받았던 컨트롤타워가 없는 데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으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과거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는 막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1950년대 만들어진 비서실을 시작으로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역할은 비슷했다. 인사권 및 감사 뿐 아니라 사업 구조조정, 전략 등을 총괄하면서 적게는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인력을 가져갔다. 현재는 그룹 계열사를 모두 이끄는 컨트롤타워는 없지만 전자·물산·생명 등으로 나눠 관련 태스크포스(TF)가 존재한다.

카카오의 CAC는 공동체 내 전권을 가지는 조직이라기 보다는 내부 사업 교통정리와 대외적인 사회공헌 등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CAC는 크게 공동체 사업 조율과 사회공헌 등을 주 업무로 한다. 사업 조율은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가 맡고 사회공헌 등의 업무는 홍은택 전 카카오커머스 대표가 담당할 예정이다.

◇센터장 일괄 부회장 승격…대외적인 무게감 높이는 효과

이번 CAC 개편을 통해 센터장은 모두 일괄적으로 부회장 직함을 가진다. 김 대표나 홍 전 대표는 1962년생, 1963년생으로 모두 60대다. 기존 대기업이 세대교체를 통해 젊은 경영진을 가져가고 있지만 카카오는 오히려 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 성장통을 앓고 있는만큼 경험이 많은 인물들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의 경우 이사회 의장 자리에 있을 뿐 회장이나 부회장 등의 다른 직함을 가지지 않았다. 그는 한게임, 카카오(옛 아이위랩) 등을 통해 자수성가한만큼 직함에 연연하지 않았다. 또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 내부적으로 영어이름을 사용하는 문화를 정착시켰다. 김 의장은 사내에서 '브라이언'으로 불린다. 김 부회장은 스테판, 홍 부회장은 사이먼이다.

내부적으로는 수평적인 관계를 가져가면서 외부적으로 부회장으로 불린다. 그만큼 그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벤처기업 마인드를 버리지 못했다'는 항간의 부정적인 시선을 지우는 효과도 있다. 카카오 본사뿐 아니라 170여개가 넘는 계열사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만큼 대외 직함을 올려 발언의 무게가 크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그간 카카오에서 보이지 않았던 '부회장'이 나온 배경이다.

CAC 체계가 안정화되면 남궁 대표의 짐도 한층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궁 대표는 "저는 기획이나 마케팅을 주로 해왔고 사회적인 리스크 핸들링이나 재무적인 관리에 대한 핵심 역량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두 분의 도움을 받아서 사회적인 책임이나 카카오 공동체 역할과 리스크 관리 등을 분리해서 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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