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ESG채권 발행 '주춤', ESG프리미엄 기대도 '시들'금리 불확실성에 전체 시장 대비 비중 감소, 조달금리 메리트도 약화
이지혜 기자공개 2022-03-04 07:12:24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3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SG채권 시장이 시들하다. 공모 회사채 시장이 금리 인상 등 이슈로 흔들린 탓이다.투자수요를 모아 공모채를 제대로 발행할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해졌다. ESG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SRI채권)을 차근차근 준비해서 발행하는 것보다 속도감 있게, 적기에 회사채를 발행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프리미엄에 대한 기대도 한풀 꺾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ESG채권을 발행하면 수요예측에서 흥행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올 들어 일반 공모채는 물론 ESG채권까지 잇달아 미매각을 냈다. ESG채권이라는 강점도 시장 악화의 파고를 넘어서기는 역부족이었다.
◇ESG채권 발행 ‘주춤’, 시장 악화에 관심도 약화
한국거래소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 플랫폼에 따르면 올 들어 2월까지 발행된 ESG채권이 모두 8조997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2021년 1월과 2월 발행된 ESG채권은 모두 11조813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3.8% 감소했다.
일반 기업이 발행한 ESG채권 감소폭은 훨씬 크다. 1월과 2월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채로 발행된 ESG채권은 1조7410억원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4480억원 발행된 점에 비하면 절반 규모다. 3월 2일 상장된 SK에코플랜트의 ESG채권까지 합쳐도 올해 발행된 일반 기업 ESG채권은 2조원에 못 미친다.
올 1월과 2월 공모채 발행시장에 비춰보면 ESG채권 발행감소는 더욱 눈에 띈다. 1월과 2월 공모채 시장은 발행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렸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 1월 발행된 일반 회사채(SB)는 모두 7조6230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월 발행규모도 적잖다. 7조9530억원 규모다. 역대 2월 중 세 번째로 발행규모가 컸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21년 ESG채권 시장의 주인공이었던 일반기업의 ESG채권 발행이 위축됐다”며 “금리 불확실성으로 회사채 투자가 적극적이지 않은 가운데 시장분위기가 달라지면서 ESG채권에 대한 관심도 주춤했다”고 분석했다.
ESG채권을 오랜 기간 준비해서 발행하는 것보다 일반 공모채로 적기에 수요예측을 치르는 편이 흥행에 보탬된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 ESG채권을 발행하려면 적격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일에서부터 ESG경영 관련 조직을 갖추는 일까지 준비작업이 만만찮다.
일반 공모채보다 훨씬 오랫동안 발행을 준비해야 한다. 일반 공모채를 발행하기까지 대표주관사 선정부터 빠르면 한 달 정도 걸리는 것과 대비된다.

◇ESG프리미엄도 실종? 조달금리상 메리트 안 보여
ESG프리미엄에 대한 기대도 약화한 것으로 보인다. ESG프리미엄은 ESG채권으로 발행할 때 조달금리 등이 일반 회사채보다 낮게 책정되는 것을 뜻한다. 기업들이 ESG채권을 발행하도록 이끄는 강력한 유인책이기도 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ESG프리미엄이 있다는 의견이 비교적 많았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ESG채권이라는 점이 투자수요를 모으는 데 큰 보탬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와 울산GPS는 녹색채권을 발행했는데도 미매각을 냈다. 지난해 발행된 ESG채권 중 미매각을 낸 곳이 이랜드월드, 대한항공 등 단 두 기업뿐인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띈다. 간신히 미매각을 면한 기업도 상당수다.

조달금리 측면에서도 차이가 크다. 지난해 ESG채권의 확정가산금리는 전체 시장평균보다 낮게 책정됐다. 이 때문에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도 ESG프리미엄이 존재한다는 기대도 컸다.
지난해 발행된 ESG 공모채는 개별·등급민평금리보다 평균 -6.95bp(만기구조 미고려) 낮은 수준에 조달금리가 형성됐다. 전체 수요예측 시장의 평균 확정가산금리가 개별·등급민평금리 대비 -4.47bp 낮게 정해진 것과 대비된다.
그러나 올 들어 ESG프리미엄은 실종됐다. 올 들어 현재까지 발행된 공모채의 확정가산금리 평균은 개별·등급민평금리 대비 +10.05bp다. ESG채권의 확정가산금리 평균은 시장 평균보다 3bp가량 높은 13.71bp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수요가 특히 위축됐다”며 “A급 ESG공모채 발행 비중이 적잖아 전체 평균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청약증거금 2조 몰린 쎄크, 공모청약 흥행 '28일 상장'
- [영상/Red&Blue]겹경사 대한항공, 아쉬운 주가
- [i-point]모아라이프플러스,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 체결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DS단석,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안정적 지배구조, 공모 부담요소 줄였다
- 한국은행, 관세 전쟁에 손발 묶였다…5월에 쏠리는 눈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굳건한 비카드 강자…롯데·BC 성장세 주목
이지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하이브, 바이너리코리아 정리…게임·AI오디오 '집중'
- [소형 콘텐츠사 톺아보기]임영웅의 물고기뮤직, 1인 보폭 축소에 수익 급감
- 'SLL중앙 기대감' 콘텐트리중앙 CB 발행 순풍
- 카카오엔터, 스토리사업 대통합…신임 부문장에 박정서
- [Company Watch]더블랙레이블 , 로제 <아파트> 흥행에도 수익성 악화
- 카카오엔터, 분할매각 가능성 '스토리 지킬까'
- [Company Watch]테크 전략의 핵심 하이브IM, 적자에도 '5000억 밸류'
- [이사회 분석]하이브, '대기업 리스크 대응' 사외이사진 재편
- [상호관세 후폭풍]쇼크에도 K팝 엔터주는 '웃었다'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