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DL이앤씨, 규제 앞두고 여성 사외이사 선임사진·심리 융합 예술기획자 신수진 씨 영입, 이사회 다양성 확보
이정완 기자공개 2022-03-04 07:31:58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3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이앤씨가 올해 8월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기로 했다. DL이앤씨 최대주주이자 DL그룹 지주사인 DL은 지난해 이미 법 개정에 대비했으나 DL이앤씨는 아직 이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였다.DL이앤씨가 사외이사 후보로 올린 인물은 전시예술기획자이자 사진심리학자인 신수진 램프랩 디렉터다. DL이앤씨는 예술과 과학 분야에서 이색적인 경력을 쌓아온 신 디렉터가 주력 사업인 주택 사업에 새로운 감각을 불어 넣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오는 24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 신수진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신 사외이사 후보는 현재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전시공간 램프랩 디렉터와 한국외대 초빙교수로 일하고 있다.
1968년생인 신 디렉터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중앙대 사진학과에 다시 입학했다. 중앙대 대학원 사진이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연세대 대학원 심리학과 시각연구실에서 사진 이미지를 심리학적 연구방법으로 분석하며 사진심리학이라는 독특한 영역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이후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 연구교수, 문화역서울284 예술감독, 한진그룹 일우재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을 역임했다.
신 디렉터는 DL이앤씨의 본업인 건설업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공간을 선보이는 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문화역서울284 예술감독으로 일할 때는 옛 서울역사로 활용되던 공간을 관람객 친화적인 장소로 탈바꿈시켰다. 그가 개관한 전시공간 램프랩 또한 일반인도 예술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공간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신 디렉터는 예술과 심리학을 오가며 쌓은 전문성을 사외이사 업무에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직무수행계획을 통해 “인지과학 및 심리학 분야에서 쌓은 지식, 복합과학과 문화예술 분야를 접목시키며 길러 온 통찰력을 통해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 디렉터는 소비자와 접점이 많은 주택 사업에서 새로운 브랜딩 전략을 조언할 것으로 보인다. 본인의 유튜브 채널인 ‘신수진TV’를 운영할 정도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소통 역량에 강점을 드러내고 있다.
DL이앤씨는 신 디렉터를 사외이사로 추천하면서 “디자인 경영 및 마케팅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건설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당사가 고객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여 이를 바탕으로 고객만족 경영을 실천해 나가는데 있어서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성인 신 디렉터를 사외이사로 추천해 이사회 성별 다양성을 확보하는 효과도 얻었다. 2020년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가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DL이앤씨는 2년의 유예기간 내에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했다.
DL그룹 지주사인 DL은 DL이앤씨를 떼어내기 전이던 대림산업 시절 이미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바 있다. 2020년 이윤정 노블레스 미디어 앤 아트 국장 겸 편집장을 사외이사로 뽑았다. 이 사외이사는 2020년까지 공익재단인 대림문화재단 무보수 비상임이사로 일하며 DL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공교롭게도 이 사외이사 역시 신 디렉터처럼 마케팅 분야에 전문성을 기대하며 선임한 인물이다. DL은 소비자 마케팅 트렌드를 읽는 라이프스타일 전문지에서 오랜 기간 일한 이 사외이사가 지주사로 새 출발한 DL의 브랜드 전략 수립에 강점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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