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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인파트너스 "코리아 디스카운트, 창의적 해소 선봉" 이창환 대표 "KKR서 다진 바이아웃 역량, 상장주식 투자에 접목"

양정우 기자공개 2022-03-21 08:15:09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8일 11: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올초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운용사 가운데 하나다. SM엔터테인먼트 감사 선임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기존 경영진에 선전포고를 날렸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얼라인운용을 이끌고 있는 이창환 대표(사진)에게도 모든 이목이 집중됐다.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의 한국담당 상무였던 이 대표는 이번 주주제안으로 단번에 유명인사로 등극했다. 글로벌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에서의 투자 경험이 헤지펀드 운용에 어떤 식으로 발현될 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국내 상장사 저평가…SM엔터 주주제안, 첫 배당 실시 '반향'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지만 이창환 대표는 오히려 여유가 넘쳐보였다. 하지만 한국 상장사의 저평가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배경을 얘기하는 대목에서는 글로벌 대형 운용사에서 다져진 공격적 야성이 드러났다.

이 대표는 "얼라인파트너스라는 이름엔 주주를 포함한 기업의 이해관계자가 조화롭게 일치(aligned)되는 성장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우리나라 기업에 만연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창의적으로 해소시킨 첫 번째 운용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특정 기업이 특수한 디스카운트 상황에서 벗어나면 주가는 상승할 수밖에 없고, 주가가 오르면 결과적으로 주주를 비롯한 기업의 이해당사자가 모두 수혜를 누린다는 것이 이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골드만삭스와 KKR 재직 당시 국내 상장주식이 상당히 저평가 됐다는 사실을 가장 절실하게 깨달았다"며 "인수합병(M&A) 밸류가 본질가치 기준이라면 상장사 대다수의 시가총액은 30~50%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시장의 제도, 비합리적 지배구조, 각종 법적 이슈 등으로 상장사 가격이 너무 싸다"고 덧붙였다.

엇비슷한 글로벌 기업보다 제값을 못 받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국인인 그가 분개한 이유였으나 역으로는 투자자 입장에서 기회이기도 했다. 투자를 단행한 운용사로서 적극적으로 저평가 사유를 해소하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고, 동시에 막대한 투자 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잘나가던 KKR의 상무 자리를 박차고 나가 하우스를 차린 직접적 계기였다.

첫 번째 행동주의 타깃인 SM엔터의 경우 저평가 수준이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하이브와 JYP엔터테인먼트보다 많은 음반을 판매했으나 시총은 이달 초 기준 하이브의 7분의 1 가량에 불과하다. 디스카운트의 대표적 원인으로 오너인 이수만 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보유한 라이크기획이 연간 영업이익의 최대 46%(프로듀싱 용역)를 가져가는 구조를 지적했다. 이 고리를 끊고자 감사 선임 안건을 제안했고 SM엔터가 첫 배당을 실시하는 반향을 일으켰다.

이 대표는 서울대학교부터 KKR까지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 장학생으로 뽑혀 싱가포르 경영대학(교환학생)을 거쳤고 골드만삭스와 KKR에서 일할 기회를 잡았다. 오비맥주 매각, 하이마트 M&A, 삼성에버랜드 소수지분 매각 등 굵직한 딜에 참여했다. 2005년 수능에서 대구·경북지역 인문계 수석을 차지할 정도로 명석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로 대화를 풀어나간다는 게 주변 지인의 공통된 평가다.

◇바이아웃 전략, 상장주식 운용 접목…디스카운트 해소에 방점

얼라인운용은 흔히 PE(Private Equity)로 통칭되는 바이아웃(buy out) 하우스의 시각으로도 상장사 투자를 전개할 방침이다. 오너는 기업을 매각하려는 니즈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글로벌 IB는 매각대금 기준 1조원 이하의 딜은 취급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중소형 하우스를 찾자니 아무래도 전문 역량과 스킬이 부족한 곳이 많다.

이 틈바구니에서 얼라인운용이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판단이다. 지분을 보유한 운용사로서 경영권 매각을 함께 추진할 수 있고 오히려 상장 폐지 후 매각을 제시할 수도 있다. 사모펀드 제도 개편에 따라 이런 각양각색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돼 있다.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는 KKR에서 역량을 다진 이창환 대표만이 소화할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상장사 중심으로 투자하면서 다양한 창의적 플레이를 구사할 것"이라며 "디스카운트 여건을 해소하는 해법은 타깃마다 접근법이 모두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반드시 행동주의 전략만 쓰는 게 아니라 본질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맞춤형 방법을 고안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얼라인운용의 투자 기준은 뚜렷하다. 자산운용사의 트레이딩 관점에서 단기 수익을 거둘 주식이 아니라 PE 하우스 시각에서 중장기적 성장이 가능한 기업을 노린다. 이런 측면에서 이해관계자의 동기를 면밀하게 분석한다. 예컨대 주가가 너무 오르는 게 달갑지 않은 상속 예정 기업 등은 사전에 배제하고 있다.

투자 섹터도 오랜 기간 보유하려면 외부에서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산업이어야 한다.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소비재, 헬스케어(로우 테크), 유통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업에서도 외각에서 해석하기 어려운 보험을 제외한다. 그 대신 단순한 접근이 가능한 은행을 선호한다. 지주사 역시 외부에서 명쾌하게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섹터로 여긴다.

이 대표는 "내부 관계자가 아니면 속사정을 알 수 없는 건설,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은 굳이 투자하지 않는 영역"이라며 "PE처럼 이해할 수 있는 기업을 오랜 기간 투자하는 만큼 포트폴리오 회전율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타깃을 최소 1년 이상 보유하는 만큼 펀드 수익자도 상호 신뢰가 높은 투자자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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