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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의 젊은 고수' 레인메이커운용, 롱온리로 승부수 정용우·이호걸 각자대표 "바텀업 리서치 밑바탕, 확신 중요"

이돈섭 기자공개 2022-03-18 08:16:00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7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반사모 운용사 레인메이커자산운용이 헤지펀드 업계에서 조용히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019년 3월 자본금 11억원으로 설립된 신생 운용사지만 출범 첫 해 순이익 2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지난해는 48억원의 순이익을 나타내는 등 순항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시장 부진 속에서도 한해 전체 수익률은 80~90%에 육박할 정도로 성과도 우수하다.

지난해 레인메이커운용 펀드 성과는 국내 헤지펀드 롱바이어스드 전략 펀드 중 다섯 손가락에 들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다. 각자 대표를 맡고 있는 정용우, 이호걸 대표의 나이는 37세. 관록과 연륜 보다는 패기가 더 어울리는 두 대표를 만나 향후 레인메이커운용의 미래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같은 듯 다른 동갑내기, 개인투자 전념하다 의기투합

두 대표의 인연은 대학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학번상 1년 차이인 두 사람은 스누밸류라는 교내 투자 동아리에서 만나 자연스레 친분을 쌓았다. 스누밸류는 2008년 설립된 서울대 투자 동아리다. 정 대표는 대학 선배 추천으로 발을 들였고, 이 대표는 사법고시를 준비하다가 투자 공부를 위해 동아리에 들어왔다.

두 사람이 동아리에서 창업의 뜻을 합친 것은 아니었다. 이 대표는 대학 시절 과외로 모은 돈을 투자로 불리는 데 집중한 반면, 정 대표는 싱가포르와 중국 등지를 오가면서 학업에 전념했다. 두 대표 모두 회장을 맡았지만 시기는 제각각이었다. 가끔 동아리 세션에 참가해 의견을 나눴을 뿐이다. 각자 운용 경력을 쌓고 개인투자 활동을 하면서 서로를 눈여겨봤다.

이후 타이거자산운용에 근무하던 이 대표가 개인 사무실을 차려 투자 활동에 전념할 때 정 대표도 머스트운용을 퇴사하고 이 대표 사무실에 합류했다. 이 대표는 이미 먹고 살 걱정 안 해도 될 만큼의 성과를 거둔 상태였다. 과감하고 대범한 스타일의 이 대표와 세심하고 치밀한 성격의 정 대표는 각자 서로 다른 부분을 채워주면서 일했다.

왼쪽부터 정용우 대표, 이호걸 대표. [사진=레인메이커자산운용]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은 한 단계 더 도약하자는데 뜻을 함께 했고, 심사숙고 끝에 새 운용사 설립으로 이어져 2019년 레인메이커운용이 탄생했다. 가깝게 지내던 전업투자가 한 명도 설립 작업에 합류했지만 개인 사업을 위해 회사를 떠나면서 각자대표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레인메이커운용은 2019년 설립 첫해 운용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그해 롱바이어스드 주력 펀드를 잇따라 선보였다. 2019년 8월 설정된 '레인메이커 일반 사모투자신탁 제4호' 펀드는 지난해 말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 190%를 기록했다. 작년 한해 수익률만 86%였다. 레인메이커 2호와 5호 등도 지난해 각각 74%, 83% 수익률을 내면서 이목을 끌었다.

운용 성과가 조금씩 입소문을 타면서 수탁고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올해 초 결산한 지난해 말 하우스 설정원본은 1122억원으로 1년 전 371억원에서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48억원으로 전년대비 5배 가까이 성장했다. 정 대표는 "잘 하는 영역에 주력하면서 조금씩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바텀업 리서치, 롱바이어스드 전략 자양분

레인메이커운용은 롱바이어스드 전략에 주력하는 가치투자 하우스를 표방한다. 기업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모든 지표들을 분석한 뒤 그 내용이 주가에 반영됐는지 여부를 파악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이익을 찾아내는 것. 물건을 샀다가 다시 되팔 때는 다른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무언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용우 대표는 "모두의 눈에 이익의 퀄리티가 보인다면 사실 차익을 낼 기회는 없다고 보는 게 맞다"며 "투자는 결국 장사와 비슷한 면이 많은데, 결국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포인트를 찾아낸 뒤 나중에 비싸게 파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른 기업들이 따라올 수 없는 무언가를 지닌 기업을 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걸 대표는 리서치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차례 강조했다. 그는 "특정 기업이 속한 산업의 성장성이 유망하다고 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막연히 성장에 대한 기대를 갖기보다는 객관적 근거들을 찾아 확률론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바텀업 방식으로 종목을 분석하고, 더 나아가 매크로 환경 속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셈이다. 이러한 철저한 고민은 성과로 연결되고, 결과적으로는 투자자 신뢰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레인메이커운용은 자사 펀드에 투자를 결정하기 전 사무실을 방문할 것을 권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운용 전략 등을 상세히 소개한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운용사'라는 이미지가 쌓이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해외 투자 행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해외투자 비중은 전체의 10% 안팎 수준이지만, 시장 분위기에 맞춰 유연하게 비중을 조절한다는 입장이다. 벤처기업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분야에서도 투자 행보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성장세를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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