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매출 혼란' 위메이드, 사외이사로 회계 전문가 선임 위믹스 유동화 2200억원 결국 매출서 빠졌다… 한승수 고려대 교수 '전략적 영입'
황원지 기자공개 2022-03-21 13:58:06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7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메이드가 위믹스 매각 대금을 결국 매출에서 제외했다. 위메이드는 지난 4분기 실적발표 당시 2000억원 규모의 위믹스 유동화 금액을 매출로 잡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회계법인에서 최종적으로 반대 의견을 받아 해당 금액을 선수수익으로 정정했다.잇따른 가상자산 회계 논란에 회계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위메이드는 그간 위믹스 매도 공시 미비, 매각대금 매출 인식 등 가상자산 회계처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아직 가상자산과 관련한 법령이 정비되지 않은 가운데 선제적으로 회계 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위믹스 유동화 2200억원 매출서 '일단' 제외... 플랫폼 매출은 인정
16일 위메이드는 지난해 매출액을 5606억원에서 3372억원으로 정정공시했다. 코인 매도 수익 2200억원가량에 대한 회계처리를 바꾸면서다. 영업이익도 2539억원에서 1009억원, 당기순이익도 4851억원에서 3071억원으로 감소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증가폭만 344.1%에 달했다. 자체 가상자산 위믹스를 시장에 내다 판 돈인 ‘위믹스 유동화’ 2255억원을 매출로 잡으면서다.
가상자산 회계처리에 대한 논란도 불이 붙었다. 위메이드가 내다 판 위믹스의 경우 기존 회계 장부에 없던 자산이라서다. 장부에 없던 자산을 내다 판 금액을 과연 매출로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자본시장연구원의 김갑래 연구위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주력사업 실적이 시장기대치를 하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매출이 늘었다는 이유로 배당금 총액을 2배 이상으로 늘린 점”이 문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위메이드는 ‘일단’ 손익보고서에서 코인 매각 수익을 빼는 결정을 내렸다. 기존에 매출로 분류됐던 위믹스 매각대금을 선수수익으로 처리했다. 선수수익은 돈은 이미 받았지만 아직 수익을 내는 사건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사용하는 부채 계정이다. 받은 돈을 부채로 잠시 처리해두고, 추후에 수익 발생 시 매출로 인식한다.
결국 2200억원 가량의 선수수익은 나중에 매출로 잡힌다. 다만 당장의 4분기 매출에서는 빠지는 만큼 논란을 피해갈 수 있게 됐다. 한 회계사는 “가상자산의 회계처리에 대해 갑론을박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며 “아직 국제적으로도, 국내에서도 처리 기준이 확실치 않은 만큼 일단 매출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위메이드가 집중하고 있는 ‘위믹스 플랫폼’ 매출은 매출로 확정됐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월렛을 통해 거래가 일어날 때 수수료를 받는다.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딩된 게임이 흥행할수록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다. 위메이드는 사업 확장을 통해 얻을 플랫폼 수익을 미래의 주요 먹거리로 기대하고 있다. 수수료는 위믹스, 드레이코 등 가상자산으로 들어오는데, 이 금액은 선수수익이 아닌 매출로 인정됐다.
◇회계기준원 위원인 한승수 교수 사외이사로 영입
이어진 회계처리 논란에 위메이드는 회계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위메이드는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한승수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회계 기준 전문가로 유명한 인물이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에서 회계학 박사학위를 취득, 싱가포르 경영대학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이후 2009년부터 고려대 경영대 교수로 재직하며 국제회계, 재무보고 품질 및 공시, 기업지배구조와 경영자 보상 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는 한국회계기준원에서 회계기준자문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이외에도 한국회계학회 회계법률위원장, 금융감독원 회계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맡아 활동한 전문가다. 대표 저서로는 <원칙중심 회계>가 있으며, 다수의 국내외 회계 관련 소송에서 전문가 증인으로도 활동했다.
아직 가상자산에 대한 회계처리 지침이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한 교수가 현장에서 길잡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에서 가상자산과 관련한 회계 지침이나 법률안은 미비한 상태로, 금융당국은 아직 업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실제 사례에 따라 추후 규제도 바뀔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위메이드의 사례는 비슷한 사업계획을 밝힌 컴투스, 넷마블 등 타 게임사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
위메이드 이사회는 한 이사의 추천 배경에 대해 “최근 블록체인에 관한 미비한 법제도와 관련 규정으로 인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며 “한승수 후보가 회계학자이자 전문가로서 위메이드가 직면하고 있는 이슈들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하고 조언하리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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