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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정체기 코스피 상장사]'미전환 CB 부담' 씨아이테크, 콜옵션 행사하나③최대주주 지분 1년 만에 13%p 하락, 잔여 물량 100억 육박

김소라 기자공개 2022-03-28 08:02:15

[편집자주]

한국 증권시장을 대표하는 맏형 '코스피(KOSPI)'는 명실상부 국내 자본시장을 대표한다. 그러나 까다로운 상장 절차와 달리 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온실 속 화초와 같다. 대형 악재만 아니라면 만성 적자 기업도 상장사 지위를 유지한 채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 적자 기업들이 코스피라는 울창한 숲 안의 늪에 발목이 빠진 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더벨은 4년 이상 적자를 낸 코스피 상장사들의 현재와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2일 10: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오스크 전문 제조업체 '씨아이테크'가 최근 사업 확장을 위해 외부 자금을 조달하면서 최대주주 지배력 희석 문제가 대두된다. 지난해 전환사채(CB) 물량이 주식으로 대거 전환되며 대주주 지분율이 두 자릿수 넘게 하락한 탓이다.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은 잔여 CB 물량도 향후 지배력 유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는 7월 전환 시기가 도래하는 9회차 CB에 전량 콜옵션(매도청구권) 조건을 걸어놓은 만큼 행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씨아이테크의 최대주주인 '씨엔씨기술'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보유 지분율이 21.95%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초 34.98%의 지분율을 확보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도 안 돼 지배력이 1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지난해 8회차 CB에 대한 전환 청구가 시작되면서 대주주 지분도 함께 희석됐기 때문이다.

씨엔씨기술은 2013년 2월 5.11%의 지분을 확보한 후 10여년간 씨아이테크 최대주주로 있었다. 취약점으로 꼽힌 낮은 지분율은 2016년과 2018년, 2020년 세 차례 진행한 3자배정 유상증자에 인수자로 참여해 보완했다. 앞서 2012년 신규 선임된 김대영 대표도 이듬해 12만7540주(0.72%)를 매수하며 특수관계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런 지배구조는 지난해 7월부터 미전환 CB 물량이 전환되기 시작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씨엔씨기술과 김 대표가 보유한 총 지분율은 지난해 초 36.80%에서 3분기 말 23.09%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총발행주식수는 2507만772주에서 3995만1719주로 60%가량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4월 전환 청구 기간이 시작된 100억원 규모 8회차 CB의 영향이 컸다. 해당 CB의 전환 물량은 총 1483만6794주였는데 당시 발행주식총수인 1807만772주의 82.10%에 육박했다. 현재 모두 주식으로 전환된 상태다. 게다가 콜옵션 조항이 없어서 최대주주 지배력 보완도 어려웠다.

오는 7월 1일부터 시작하는 60억원 규모 9회차 CB의 전환시기가 도래하면 최대주주 지분은 더욱 희석될 전망이다. 9회차 CB로 전환예정인 주식수는 총 391만1342주다. 전체 발행주식수 대비 9.79%에 달하는 물량이다.

다만 씨아이테크는 'CB 전량 또는 일부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여 지배력 유지를 위한 안전판을 마련했다. 1차 콜옵션 행사는 CB 전환청구일보다 앞선 오는 6월 11일부터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 2월 발행한 10회차 CB는 콜옵션 조항이 없어 대주주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전환청구기간은 내년 2월부터, 신규 발행 예정 물량은 298만7303주 규모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수의 7.47% 규모다. 9회차와 10회차 CB가 당초 전환가액에 따라 주식으로 모두 전환된다면 대주주 지배력은 19%까지 축소된다.

최대주주인 씨엔씨기술은 아직 지배력 보완 대책을 내놓고 있지는 않다. 다만 양사의 밀접한 관계를 고려하면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씨엔씨기술의 주요 임원진은 씨아이테크 경영을 겸하고 있다. 지분만 보유하는데 그치지 않고 경영에도 직접 관여하면서 성장을 도모하는 밀접한 관계임을 알 수 있다. 우선 임채성 씨엔씨기술 대표는 씨아이테크 부사장을 맡고 있다. 또 김대영 씨아이테크 대표는 씨엔씨기술 사내이사이다. 김 대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씨엔씨기술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씨아이테크 관계자는 "현재로선 특별한 대주주 지배력 보완 계획은 없다"며 "추가 매입 등 대안들도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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