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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제조업 체인 점검]'팬데믹 쇼크' 버틴 항공업계, 신시장 기회 모색한다중소업체 휴업·구조조정 등 피해, MRO 진출 등 적극적 반등 추진

윤필호 기자공개 2022-04-06 07:22:19

[편집자주]

전성기를 구가하던 항공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항공기 운항 횟수가 급감해 항공기 생산도 줄어든 탓이다. 특히 중소 항공 제조업체는 큰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국가들이 빗장을 조금씩 풀면서 정상화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회복 방안 마련에 나섰다. 더벨은 반등을 모색하는 기업들의 현황과 경영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1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항공제조산업은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혔던 지난 2년간 침체기를 보냈다. 여객사업을 영위하는 항공사 뿐 아니라 항공제조 분야에 종사하는 기업도 충격적인 수준의 경기 악화를 감내했다. 여객 수요가 감소하자 연쇄적으로 제조업계로 피해가 이어졌고,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중견기업은 수주 감소로 생존을 위협받는 처지에 내몰렸다.

하지만 최근 항공운수시장은 오랜 침체를 마치고 조금씩 정상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여객 수요가 조금씩 증가세를 보이면서 항공제조 분야에도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정부도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항공정비(MRO) 사업의 경쟁력 제고에 나서는 등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장기적인 수요 진작의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팬데믹 쇼크, 잘 나가던 항공산업 '후퇴'

항공제조산업은 항공기 하나에 20만개 이상 부품이 결합되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첨단 산업이다. 진입장벽이 높아 소수의 메이저 제작사와 공급자를 중심으로 공급 사슬이 형성됐다. 투자 비용이 많고 프로젝트 기간도 장기적이라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인 접근을 요구하기도 한다.

시장은 크게 민수와 군수로 양분돼 있다. 각국 정부를 상대하는 군수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이 제한적으로 나타났지만 민수시장은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들이 이동을 제한하면서 여객 수송량이 많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2021년 말 기준 국제 여객 수송량은 23억명이었는데 2019년 말보다 39% 감소했다. 여객 수요가 줄면서 항공운항률이 급감했고 항공사들은 항공기 제작 주문을 취소했다. 그 결과, 부품 등을 생산하는 국내 제작업체의 수주 물량 감소로 이어졌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국내 항공제조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군수시장 중심에서 민수시장 중심의 선진국형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었다. 민수시장과 군수시장의 생산 비율은 2010년 46대 64에서 2019년 54대 46으로 역전한 상황이었다. 민수시장의 물량 가운데 71%가 수출에서 발생해 효자 노릇도 톡톡히 수행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세는 코로나19 팬더믹과 함께 무너졌다. 특히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통해 보잉(BOEING)과 에어버스(AIRBUS)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 항공제조기업의 피해가 컸다. 민수시장에 종사하는 주요 상장사인 아스트와 하이즈항공, 샘코 등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들은 대규모 인력 휴업 조치와 구조조정 등 조치를 통해 살길을 모색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입국 규제완화+신규시장 개척, 성장동력 찾아라

올해 코로나19 악재에 적응하면서 많은 국가가 봉쇄 조치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항공제조 관련 업계에서는 회복세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항공운수 분야는 이미 정상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내국인 여행객이 무격리로 입국 가능한 국가는 현재 39개국에 달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항공협회가 발간하는 ‘항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항공여객은 오미크론 확산에도 전년 동월대비 109.6% 증가한 350만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항공화물은 8.1% 늘어난 30만톤(t)을 운송했다. 이처럼 국내선을 중심으로 여객과 화물 운항은 회복세를 보이며 국제선도 올해 하반기 팬더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긴 겨울을 버틴 국내 항공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보잉이 발표한 2020년부터 2039년 상업시장전망(Commercial Market Outlook)에 따르면 20년간 상업용 항공기 수요는 연평균 3.2% 성장할 전망이다. 항공사들은 그동안 항공기 수명을 연장하며 수요 증가에 대처했는데, 코로나19 완화 이후에 신형 항공기로 교체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항공기 교체수요가 차지하는 비중 예상치(자료=보잉 '2020~2039년 상업시장전망')

정부도 지난해 8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항공정비(MRO)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국내 항공정비 처리 물량을 5조원 규모로 늘리고 일자리도 2만3000개 창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동안 MRO 사업은 해외 업체 의존도가 높았다. 정부는 국내 유턴 지원을 위한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상시적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등 정책을 통해 국내 업체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와 관련, 국내 항공 제조업체들도 시장 성장의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항공 P2F(Passenger to Freighter conversion) 등 MRO 시장의 가파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실제로 아스트를 비롯해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등 기존 항공제조 상장사들도 직간접적으로 MRO 사업까지 진출을 꾀하며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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