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지배구조 개편]비상장 기조 고수, 권혁빈 리더십 방향은④'로스트아크' 대박, 자금여력 충분…외부투자 유치 필요성↓
황원지 기자공개 2022-04-27 14:39:10
[편집자주]
스마일게이트그룹이 창립 20주년을 계기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주력 사업인 게임 및 엔터테인트먼트 부문과 별개로 벤처캐피탈과 자산운용사를 떼어내 금융전문그룹을 만들 예정이다. 지배구조 개편이 어떻게 이뤄질지, 개편에 따른 계열사 정리 시나리오를 살펴보고 이후 스마일게이트그룹의 향방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2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일게이트그룹 지배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상장(IPO)에 소극적이란 점이다. 창업자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가 대부분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번 금융그룹 분리도 결국 오너의 이쪽 주머니에서 저쪽 주머니로 바뀌는 격이다.여느 게임사와 달리 스마일게이트는 왜 IPO를 고려하지 않는 것일까. 권 CVO가 지분 희석을 극도로 경계하는 것도 있지만 최근 '로스트아크'의 대박으로 자금여력이 충분한 터라 IPO 필요성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자금 부족했던 스마일게이트RPG, 로스트아크로 상황 반전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자회사 스마일게이트RPG는 2019년 5월 미래에셋대우를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시장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장이 이뤄지지 않았다. 보통 주관사 선정 이후 3년 이내에는 상장을 마무리짓는 게 관행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스마일게이트RPG는 상장을 추진하던 당시 여력이 좋지 않았다. 대형신작 로스트아크 개발에 돈을 투입해야 했기 때문이다. 2016년 자회사로 분사한 후 3년간 250억~39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로스트아크 출시 직전인 2018년엔 자본금을 모두 소진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당시 단기차입과 전환사채를 동원해 180억원을 수혈했으나 기말 현금성자산은 14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지주회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도 계속해서 자금을 투입하긴 어려웠다. 홀딩스는 2016~2017년 유상증자를 통해 400억원을 수혈해 줬다. 2018년에도 12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빌려줬다. 하지만 스마일게이트의 주요 수익원이 '크로스파이어' 하나였던 만큼 로스트아크가 실패할 경우 끝없이 자금을 투입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로스트아크 흥행 이후로 상황이 반전됐다. 2019년 12월 출시된 로스트아크는 첫 해에는 중박 정도의 성과를 냈다. 그러다 지난해 역주행에 성공하면서 실적이 급등했다. 지난해 스마일게이트RPG의 당기순이익은 2289억원으로, 재작년(83억원)과 비교해 27.6배 증가했다.
현재 스마일게이트RPG의 재무상태 추가 자금공급이 필요없는 수준이다. 재작년까지 990억원이 넘게 쌓여있던 결손금은 지난해 수익으로 모두 상쇄됐다. 현금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작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2215억원, 현금성자산은 2998억원을 기록했다.
◇지배구조 개편 후에도 IPO 유인 낮아
과거 크로스파이어 출시 후 곳간이 바닥났을 때 MVP창업투자(현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받은 돈도 몇 년 안 돼 다 상환했다. 이는 권혁빈 CVO의 오랜 신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CVO는 창업시절 벤처캐피탈에서 투자를 유치했다가 회수압박을 겪은 뒤로 외부투자를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고 전해진다.
비상장사인 덕분에 로스트아크에 장기 투자도 가능했다. 상장할 경우 투자자인 주주들의 요구가 있기에 적자상태인 자회사를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로스트아크는 2011년 개발에 착수해 7년간 약 1000억원 규모의 개발비를 투입한 작품이다. 외부투자자가 없었던 덕분에 권 CVO의 의지만으로 적자 개발사에 7년 넘게 도와줄 수 있었고 출시 후에도 과금모델(BM)을 과하지 않게 넣을 수 있었다.
이번 그룹 지배구조 개편도 RPG 상장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일게이트RPG가 상장할 경우 지주사의 주주인 권 CVO는 지분가치 평가이익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금융그룹을 만드는 이유가 돈보다는 국내 창업 생태계 지원에 있는 만큼 자회사 상장에 급할 이유가 없다. 현재 스마일게이트RPG의 현금여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여기에 힘을 싣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재무개선' AJ네트웍스, 조달비용 '확' 낮췄다
- '9년만에 엑시트' 한앤코, 한온시스템 거래구조 살펴보니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인수한다
- [수술대 오른 커넥트웨이브]2대주주 지분매입 나선 MBK, 주식교환 카드 꺼냈다
- [이사회 모니터]이재용 에이비프로바이오 대표, 바이오·반도체 신사업 '드라이브'
- 와이투솔루션, 주인 바뀌어도 '신약' 중심엔 美 합작사 '룩사'
- 아이티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본격 출범
- 아이에스시, AI·데이터센터 수주 증가에 '날개'
- [이사회 모니터]서정학 IBK증권 대표, ESG위원회도 참여 '영향력 확대'
- SW클라우드 '10주년' 폴라리스오피스, “초격차 밸류업”
황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IBK운용, 호실적 불구 무배당 삼성E&A에 견제구
- [thebell interview]"다가오는 금리 하락…장기채 투자 적기 확신"
- 라이프운용, 첫 메자닌 블라인드 펀드 결성
- [매니저 프로파일]중소형주부터 배당주까지…'가치투자 정석' 신영운용 김화진 본부장
- [ETF 위클리]중국 회복 기대감, 차이나항셍테크 ETF '불기둥'
- [thebell interview]“전문가 PB팀 구성, 고객 맞춤형 관리 노력”
- 유진운용, 공모주-미국 장기채 혼합 펀드 출시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연체율 치솟는 캄보디아 법인, 방카슈랑스 돌파구 될까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쿠펜대출 발목잡힌 인니법인, 타개책 '파생상품 확장'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신한베트남 게섰거라…WM 특화점포로 드라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