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발기인 분석]하나금투, 높은 합병성공률 비결 '똘똘 뭉친' 맨파워박병기 기업금융본부장·권승택·김진평 실장, 인력 변동 없이 10년 가까이 활약
남준우 기자공개 2022-05-09 07:21:22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4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투자가 국내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박병기 기업금융본부장(상무)을 필두로 권승택 실장, 김진평 실장 등 키맨들이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높은 합병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투자 수익도 쏠쏠하다. 합병에 성공하면 엑시트를 할 때 두 배 이상의 시세차익은 기본이다. 지금까지의 성공률과 잔존 스팩에 투자한 CB(전환사채) 규모를 고려하면 향후 1년치 IPO 수수료 수익보다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IPO1실 권승택 실장, IPO2실 김진평 실장 스팩 대부분 담당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일 하나금융23호스팩의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상장 예정 주식수(660만주)와 스팩 상장가액(2000원)을 감안하면 약 130억원 규모다. 이중 45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며 마그나인베스트먼트가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번째 스팩이다. 지난 2월 21호가 코스닥에 상장했다. 22호스팩은 오는 11~12일 양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공모주 수요예측 일정에 돌입한다. 작년에도 17~20호와 하나머스트7호스팩 등 네 건을 상장시켰다.
IPO 조직 개편 이후 스팩 투자 규모를 더욱 늘리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2020년 초 기존 IPO실을 IPO사업단으로 승격하고 기업금융본부로 편입했다. IPO사업단 산하에는 IPO1실과 2실을 포함시켰다. 작년 5월에는 3실도 신설했다.
박병기 상무 밑에서 오랜 기간 함께 일해온 인력들이 실무를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타사 대비 IPO실 인력 변동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IPO1실은 권승택 실장이, IPO2실은 김진평 실장이 맡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팀장 시절부터 스팩 업무를 담당했다. 최근 상장하는 스팩의 경우 IPO1실과 IPO2실이 나눠서 담당하고 있다. 이번에 예심청구서를 제출한 23호는 IPO1실 담당이다.
권승택 실장은 셀바스헬스케어, 로보로보 등 초기 스팩부터 활발하게 참여했다. 최근에도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달 14호스팩과 합병을 결정한 트랜드아이는 권승택 실장 담당이다.
17호의 경우 작년 초 상장한 이후 6개월만에 모비데이즈와의 합병을 결정하고 최근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오는 6월 상장할 예정이다. IPO1실은 스팩 뿐만 아니라 최근 조 단위 몸값으로 평가받는 에이피알과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출신인 김진평 실장도 덴티스, 지엔원에너지 등의 스팩 합병을 담당했다. 하나금융투자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와이엠티, 아우딘퓨처스, 지니언스, 배럴 등 대부분의 IPO 주관 업무에 참여했다.
◇CB 통한 투자 수익도 '쏠쏠'
상장 주관 기업에 지분투자를 진행하면서 큰 수익을 내고 있다. 스팩 역시 넓은 의미로 보면 지분투자에 해당한다. 발기인이 일정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통상적으로 ELB(주식연계증권)의 일종인 전환사채(CB)로 스팩에 초기 투자금을 투입한다. 5%룰을 충족함과 동시에 금산법도 어기지 않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2009년 스팩 시행령을 통해 금융투자업자가 스팩 발행금액의 5% 이상을 출자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를 통해 증권사와 일반 투자자들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수 있다. 주관사가 수수료만 취하고 딜에서 빠지는 문제를 방지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다만 이 규정은 금산법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금산법은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회사가 비금융사의 주식을 5% 이상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스팩 역시 비금융사라 '5% 룰'이 적용된다.
통상적으로 스팩 CB 전환가액은 공모가액의 절반인 1000원이다. 상장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 3~4배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고 엑시트할 수 있다. 모비데이즈와 합병 예정인 17호의 경우 약 10억원을 CB에 투자했다.
합병 승인 이후 17호스팩 주가는 주당 3000원에 근접해 있다. 이를 고려하면 약 20억원 가량의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3억6000만원의 스팩 상장 수수료도 있다. 스팩 상장 때 절반을 받고 합병 성공 시 나머지 절반을 받는다.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의 작년 IPO 주관 수수료는 총 130억원이다. 트랜드아이와 합병 예정인 14호부터 23호까지 투자한 CB 규모는 약 90억원이다. 이 점과 지금까지의 성공률을 고려하면 향후 1년치 IPO 수수료 수익은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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