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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풍향계]전국 미분양 2.8만호, 대구·경북 넘어 수도권 급증1분기 1만호 증가…서울 강북·미아 정당계약 포기, 무순위 청약

신민규 기자공개 2022-05-31 07:32:32

이 기사는 2022년 05월 30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국 미분양 주택수가 1분기만에 1만호 이상 증가했다. 초기 미분양 물량이 쌓였던 대구·경북 지역에서 나아가 수도권으로도 점차 퍼지는 분위기다. 서울에서는 청약경쟁 흥행을 이끌고도 정당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30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수는 올해들어 1만호 증가한 2만7970호로 나타났다. 연초(1만7710호) 대비 58%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1만3000~1만4000호 사이에 머물러 있던 것과 대조적이다.


대구는 같은 기간 미분양 물량이 232% 늘어난 6570호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경북지역은 미분양 증가세가 49%로 낮았지만 기존 물량이 쌓였던 터라 대구에 이어 미분양 물량(6510호)이 많았다.

대구·경북의 뒤를 이은 곳이 수도권이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500호에서 2900호로 94% 안팎 늘었다. 경남(2700호), 전남(2400호) 보다도 많은 수치다.

미분양 증가세가 높았던 곳은 충북으로 같은 기간 247% 증가했다.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300호 수준이었는데 1분기 1000호 이상 늘었다.

증가 추세로만 따지면 서울이 233%로 충북·대구 다음으로 가파른 모습을 보였다. 미분양 주택수는 54호에서 180호로 많지 않았지만 '청약불패'로 통했던 지역이란 점에서 판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서울에선 청약경쟁 흥행을 이끌고도 분양계약을 포기해 무순위 청약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잖게 발생했다. 서울 강북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는 내달 139가구 무순위 청약이 예정돼 있다. 424가구를 모집한 일반분양에서 당첨된 이들의 32.7%가 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지난달 서울 분양단지로 평균 경쟁률 7대 1을 넘었지만 정당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앞서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 수유동 '칸타빌수유팰리스'도 당첨 포기 물량이 나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이밖에 인천의 강남으로 통하는 송도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했다가 무순위 청약으로 이어진 사업장이 다수 있었다.

시장에선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기조가 수분양자에 부담을 안긴 것으로 내다봤다. 분양가 9억원 이상인 선분양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을 받을 수 없다. 일반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잔금대출에 적용돼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40%를 초과할 수 없게 돼 있다. 소득이 낮으면 실제 대출액이 줄어드는 셈이다.

대출을 받게 되더라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된다는 점에서 금리 부담이 상당한 편이다. 작년 7월 0.5%였던 기준금리가 5차례 인상되면서 이달 1.75%까지 치솟았다. 연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씩 세차례 인상돼 2.5%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금융규제를 지속하면서도 기존 부동산 대책 일부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의 실거주 의무를 완화해 전월세 매물이 늘어나도록 유도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에도 6개월내 전입해야 하는 의무를 풀었다. 당장 실거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전월세 수요를 통해 금융부담을 덜 여지가 있다.

시장 관계자는 "마진 측면에선 분양이 초기 완판되기보다 20~30% 미분양 물량이 순차적으로 소화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면서도 "악성 미분양으로 장기화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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