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명가 신협]지역과 함께 만든 2000억 자산…3년내 두배 키운다(9)안산중앙신협, 출범 36년만에 자산 2300억 달성…자영업자 중심 지역밀착 경영 강점
안산(경기)=김규희 기자공개 2022-06-13 08:02:01
[편집자주]
신용협동조합은 올해 창립 62돌을 맞았다. 1500만명에 달하는 조합원 및 고객들과의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자산 125조원 규모 대한민국 대표 금융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한국을 넘어 세계신협협의회 이사국, 아시아신협연합회 회장국으로 발돋움했다. 더벨은 신협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을 만나 신협이 추구하고 있는 나눔경영과 포용금융 사례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2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산중앙신협은 전형적인 신협 조합의 성장 스토리를 보인다. 신협은 천주교 성당 공동체에서 태생한 민간 협동조합에서 출발했다. 안산중앙신협도 수암성당의 수암천주교신협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성장의 한계를 겪으며 지역신협으로 전환했고 이후 빠른 성장을 거듭했다.지역신협으로 전환한 뒤 생활밀착형 경영전략을 펼쳤다. 초기 거점인 와동일대와 2010년대 이후 중점 타깃으로 삼은 고잔신도시는 주택이 밀집한 베드타운이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다. 지역 밀착형 상생 금융으로 2020년 처음으로 자산 2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다시 2300억원 자산을 기록했다. 2025년까지 자산규모 4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문화 공헌사업은 성장의 원동력이다. 지역 밀착형 상생금융으로 조합원들을 위한 복지 제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공단 근로자 및 저소득 자영업자가 주를 이루고 있는 지역인 만큼 이들을 위한 문화·교육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이같은 상생구조가 안산중앙신협의 최대 강점이다.
◇ 작은 천주교 모임에서 지역 공동체로 성장
안산중앙신협은 올해 5월 기준 232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중형 협동조합이다. 조합원은 9174명으로 1만명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비조합원을 포함한 전체 거래 고객은 3만7164명에 달한다.
지금은 건실한 조합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출발은 미미했다. 1986년 7월 6일 수암성당에서 조규식 주임신부와 교인 31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대건신용협동조합을 창립 한 게 안산중앙신협의 시작이다. 십시일반으로 자본금을 모은 결과 9700만원의 자산을 갖고 첫 정기총회를 열었다.
첫 걸음마를 떼긴 했지만 곧바로 한계에 부딪쳤다. 당시 사회는 신협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았다. 게다가 정식 인가를 받지 못한 조합의 제도적 한계도 있었다. 이에 4년 후인 1990년 7월 정식 신협으로 인정 받기 위해 수암천주교회신협으로 재창립했고 다음해 1월 재무부 인가를 받아 진정한 조합으로서의 기틀을 다졌다.
이후 안산중앙신협은 성장을 거듭했다. 1993년 자체 회관을 건립해 성당으로부터 독립했고 1995년에는 공동유대를 단체신협에서 지역신협으로 전환했다. 그동안 천주교 신자만을 조합원으로 받았는데 지역 취약계층과 빈민층을 위한 서민금융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보폭을 넓혔다. 이와 동시에 명칭을 안산중앙신협으로 변경했다.
와동 지역을 거점으로 와동지점(1995년)과 화정로지점(1996년)을 잇따라 설치해 지역 사회와의 접점을 늘렸다. 2002년에는 지역신협으로서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본점을 현재의 와동지점으로 이전했다.
2000년대 중반 무렵 성장세 둔화에 직면했다.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지긴 했지만 지역특성상 성장의 한계를 느꼈다. 안산공단 인근 저신용 근로자와 자영업자가 조합원의 대부분인 만큼 확장세 둔화가 불가피했다.
안산중앙신협은 2011년 안산시의 중심지인 고잔신도시 진출을 꾀했다. 중심상업지역이면서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곳으로 지점을 이전 설치해 신도시로의 진출을 시도했다. 그 결과 자금 조달과 운용이 용이해졌고 조합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2015년부터는 중장기 전략으로 광덕로지점을 거점으로 삼기로 하고 4년간의 상가건물 매입을 추진했고 2019년 현재의 본점으로 이전했다.
외형 성장은 탄탄한 실적에서부터 비롯됐다. 안산중앙신협은 2021년 말 기준 9억56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5.17% 증가한 수치다. 지속적으로 대출자산을 늘린 결과다. 지역유대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이를 자금이 필요한 지역 주민에게 제공했다.
부실채권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신심사와 여신감리를 철저히 하고 안정적으로 예대마진을 관리해 역마진이 생기지 않도록 했다. 체계적인 시스템뿐 아니라 직원들의 높은 열정도 한 몫했다. 이자비용이 적게 드는 요구불예금 비중을 전체의 19%로 늘리는 데 성공했고 이는 수익성 증대로 이어졌다.
건전성 지표도 안정적이다. 매년 자산을 늘리고 있지만 철저한 관리를 통해 여신건전성과 자본적정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안산중앙신협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1.04%로 전년 동기 1.06%에서 2bp 가량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같은 기간 1.80%에서 2.19%로 39bp 상승했다. 총자본비율은 9.23%로 전년 9.06%에서 소폭 개선됐다.
◇ 취약계층 밀집 지역, 문화·교육사업으로 지역상생 실현
안산중앙신협의 가장 큰 경쟁력은 조합원과의 밀착에서 시작된 신뢰다. 조합원과의 상생의 가치는 그동안의 성장 기반이자 조합의 존재 이유다. 조합원이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을 때 손을 내밀어 재기를 도울 수 있는 ‘포용금융’을 통해 지역밀착 상생금융을 실천하고 있다.
25년째 안산중앙신협을 이용하고 있는 한 조합원의 사례는 이같은 상생금융의 강점을 잘 보여준다. 이 조합원은 중화요리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2020년 고금리대출과 부가가치세, 건강보험료 등 약 6000만원을 체납하게 됐다. 거주 중이던 주택이 가압류 되고 사용 중인 통장도 압류됐다.
안산중앙신협은 이 조합원이 거주 중인 주택을 담보로 2순위 사업자대출을 내줬고 이를 이용해 고금리대출과 체납 세금을 상환토록 했다. 이자부담 경감과 함께 자녀 학자금을 위한 신용대출도 제공해 사업장 운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 회생이 가능했다.
금융 지원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특히 안산중앙신협은 안산시가 갖고 있는 지역적 특성에 맞춰 문화·교육 중심의 공헌사업을 펼치고 있다.
안산중앙신협이 자리잡고 있는 와동은 안산 공단과 밀접해있다. 지역 주민 대부분이 안산 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다. 저신용 근로자와 자영업자 등 저소득층 주민이 많은 만큼 타 지역과 비교해 문화·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눔 경영’의 일환으로 매년 정기총회 때 마다 문화 공연을 열어 조합원들이 문화적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총회를 진행하는 동시에 국악, 뮤지컬, 마당극, 오케스트라, 트로트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섭외해 조합원들에게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중이다.
취약계층 아동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도 하고 있다. ‘어부바 멘토링’은 구세군 지역아동센터와 결연해 아이들에게 경제교육 및 다양한 체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저소득 계층의 조합원 자녀를 대상으로 영어 교육을 제공하는 ‘어부바 원어민 영어교실’은 조합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안산중앙신협 관계자는 “조합원들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서민금융기관 역할을 계속 수행해 나가면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나눔에도 앞장서는 상생금융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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