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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와 맞불…이재용, 첫 행선지 네덜란드에 담긴 의미 파운드리 초미세공정 필수 장비 확보, ASML과 협상 목적…450조 투자계획 이행 첫 관문

손현지 기자공개 2022-06-07 09:20:15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3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첫 해외 출장지를 '네덜란드'로 정했다. 이번 행보에는 이 부 회장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절실함이 담겨있다.

네덜란드는 파운드리 미세공정을 위해 꼭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 ASML이 위치한 곳이다. 최근 업계는 반도체쇼티지(공급부족) 장기화 여파로 EUV 노광장비 공급 부족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도 세계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에 비해 장비 여건이 열악한 만큼 이 부 회장이 직접 ASML측과 장비 공급 협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중심의 450조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상황에서 장비 확보는 더 중요해졌다. 장비가 선제적으로 확보되야 그에 맞게 생산 설비 계획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ASML과 스킨십 늘리는 이재용, 2년만의 본사방문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이 부 회장은 오는 7일부터 18일까지 반도체 장비업체 ASML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으로 향한다. 작년 말 아랍에미리트(UAE)를 다녀온 이후 6개월 만의 해외 출장 일정이다.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생산하는 업체다. 노광은 빛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공정을 뜻한다. 회로를 미세하게 새길수록 웨이퍼에서 생산할 수 있는 고성능 반도체칩 수량이 늘어난다. 삼성전자는 EUV 노광 장비를 주로 파운드리 D램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이 부 회장은 이전부터 ASML과의 관계형성에 주력해왔다. 지난 2020년 10월에도 ASML 베닝크 최고경영자(CEO), 마르틴 판덴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만나 반도체 장비 확보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 양사는 EUV 장비 공급, 운영 기술 고도화,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개발 협력 등 전반적인 사항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경쟁사인 대만 TSMC가 ASML 측에 1년 생산 장비 전량을 공급해줄 것을 요구한 탓에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설 수 밖에 없던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는 ASML 장비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지난 2012년 5억300만 유로(약 6770억원)를 투자해 ASML 지분 3%를 확보했다. 이후 2018년 보유 지분의 절반을 팔아 현재 지분 1.5%를 확보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20년 10월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EUV장비 협상을 진행했다.
사진=삼성전자

◇초미세공정 경쟁 중EUV 장비 '품귀현상'

이 부회장이 2년 만에 ASML 본사를 방문하는 건 최근 파운드리 공급난 위기감에서 비롯된다. 고객사들의 주문량은 급증하는데 반해 공급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EUV장비 등 인프라 확보 경쟁도 치열해졌다.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ASML 생산은 제한 적인다. EUV장비는 연간 생산량은 40여대에 불과하다. 작년 출하량은 42대다. EUV는 장비 생산에만 2년이 소요되는 만큼 공급물량을 자유자재로 조절하기 어렵다.

삼성, SK하이닉스, 인텔, TSMC 등의 장비 확보전이 어느때보다 격화돼 있다. 초미세공정 경쟁을 위해선 장비를 1대라도 더 확보하는게 유리하다. 특히나 경기 평택에 반도체 사업장을 증설하고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도 공장을 신설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초미세 공정 핵심 설비 확보는 시급한 과제다.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 실무라인에서 보유하고 있는 EUV장비 수는 15대에 불과하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가 100대 넘게 확보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규모다. EUV는 한대당 3000억원까지 책정되는 고가 제품이다. 실무라인에서 공급 물량 확대 등을 요청 등을 결정하기 어려운 만큼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

◇장비 확보, 450조 투자 이행 위한 '첫 관문'

이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팹리스) 1위 비전 달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450조 대규모 투자계획도 시스템반도체 위주로 세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파운드리 내부감사를 통해 반도체 공급물량 확대방안을 논의해왔다"며 "최근 급증하고 있는 고객수요를 어떻게 맞출 수 있을지 고민했으며 수율, 연구개발 등에서 개선점을 마련해왔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 현지에서 M&A관련 논의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가용현금 124조원을 쥐고 있다. 이 부회장이 2019년부터 선언한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를 추진하기 위해 M&A를 위해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

네덜란드는 그동안 삼성전자가 인수할 유력 후보로 거론된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가 있는 곳이다. 대형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인 인피니언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도 유럽에 포진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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