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포스트코로나 조달전략 'CB'로 간다 '금융비용 절감' 해외법인 재무구조 개선, 부채비율·신용도 회복 기대
문누리 기자공개 2022-06-13 06:28:55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9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CGV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조달전략을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이어간다. 지분율 희석 등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금융비용·부채비율 개선 효과 등이 상당하다는 판단에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금융권 차입을 주로 해왔지만 팬데믹 이후 신용도 하락과 금리인상 기조 등으로 금융부담이 커지면서 조달전략이 바뀐 셈이다.CB 발행으로 채무 상환하고 금융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부채비율·신용도 회복도 기대하고 있다. 남는 자금 중 일부는 고금리에 시달리는 해외법인에 대여해줌으로써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효과도 예상된다.
◇'이자율 연 0.5%' CB 고금리 빚 대체, 부채비율 600%대 개선 목표
CJ CGV가 발행하는 35회 CB의 5년간 이자율은 연 0.5%다. 5년이 지난 뒤 2.5%포인트(p)를 가산한 후 1년이 지날 때마다 0.5%p씩 더하는 스텝업 조항을 포함했다. 하지만 주가가 오를 경우 상당 부분 전환청구권 행사로 이어지는 만큼 CJ CGV는 해당 원금 상환과 이자 지급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
예컨대 지난해 6월에 발행한 후순위 CB 3000억원의 경우 전체 발행가능 물량(약 1127만주) 중 4분의 1가량이 이미 주식으로 전환됐다. 이번 CB 발행규모가 25% 더 많은 만큼 주식전환 되는 총량도 이에 비례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행할 CB의 경우 전부 주식전환을 신청하면 추가 발행하게 될 신주물량은 1459만8540주에 달한다.
전체 조달금액 중 60%(2400억원)는 운영자금으로, 40%(1600억원)는 차입금 상환에 들어간다. 운영자금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배급사에 지급하는 영화상영부금으로 들어간다.
나머지 자금을 채무상환에 투입하면 연 2.74~4.55% 고금리의 부채를 갚게 된다. 연 평균 이자율 3.8%수준의 빚을 0.5% 금리의 CB로 대체하는 셈이다. 약 3.3%p 차액이 생기면서 차입금 1600억으로 인한 상환효과(절감효과)는 연간 52억8000만원 수준이다.
발행 특성상 이자 부담을 줄일뿐 아니라 부채비율을 확 낮추는 효과도 있다. 만기 30년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이라 사실상 영구채 성격을 지닌다. 동일한 발행조건으로 만기일을 연장할 수도 있다. 만기 연장, 이자 지급 유예 등 발행조건 덕분에 영구 CB는 부채 대신 자본으로 회계 처리가 가능하다.
실제 지난해 3000억원어치 CB 발행으로 부채비율을 1412.7%에서 691.8%로 720.9%p나 낮췄다. 올해 발행건으로는 1분기 기준 1900%대의 부채비율을 600%대로 개선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가 희석 부작용' CB, 해외법인 재무구조·신용도 회복 기대
현재 1분기 CJ CGV가 보유중인 현금(시재)는 2730억원 수준이다. 추가로 4000억원을 들여오게 되면 자금곳간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유자금을 활용해 코로나19 보릿고개를 겪고있는 해외법인 재무구조까지 개선할 수 있는 기회다.
국내 조달금리는 3%수준이지만 해외법인의 경우 4~7%에 달한다. 최근에도 CJ CGV는 터키법인에 수백억원의 자금을 대여해주는 방식으로 현지법인 재무숨통을 트이고 있다. CJ CGV 관계자는 "차입금 1600억 상환 후에도 잉여자금을 통해 국내외 법인 등 전사적으로 금리 재구조화(restructuring)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J CGV는 저금리와 부채비율 관리, 여유자금 활용효과 등 CB의 장점이 주가 희석 부작용을 상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고 있는 만큼 CB 발행 이슈로 제한된 주가 상승폭도 중장기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영화관에 대한 방역조치가 해제되면서 관객들이 돌아오고 있다. 통상적으로 극장가에선 월 관객 기준 1000만명을 넘으면 이익을 날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달 기준 국내 극장을 찾은 전국 관객수는 1455만명이다.
중장기적으로 신용도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신평사들은 '안정적 전망' 복귀 조건을 영업이익 흑자전환으로 기재하고 있다.
CJ CGV 신용등급은 2019년까진 A+였으나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관객수 및 콘텐츠 급감 타격을 입었다. 이후 영업차질과 재무건전성 악화 등으로 신용등급 A-에 부정적 전망으로 내려왔다.
CJ CGV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28개월만인 2022년 5월 영업이익으로 턴어라운드가 예상되고 3분기 중 흑자전환도 기대된다"며 "연말 기업어음 정기평가시 안정적(stable) 복귀를 목표하고 향후 실적개선 추이를 모니터링하면서 점진적으로 코로나 이전의 A+수준으로 회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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