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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네트웍스의 '다이어트 비법' [thebell note]

김서영 기자공개 2022-06-10 07:43:38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9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헬스 트레이너와 다름없습니다. '건강한' 구조조정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얼마나 감량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감량했느냐, 체지방률을 얼마나 낮췄느냐가 중요합니다."

AJ네트웍스 CFO를 맡은 여주형 재무관리본부장(상무)은 더벨과의 만남에서 이렇게 말했다. 2년 가까이 이어온 AJ네트웍스의 사업 구조조정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핵심 계열사 AJ렌터카를 SK네트웍스에 매각하는 것을 시작으로 자산을 줄줄이 정리해 나갔다.

매출만 크게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똘똘한' 사업만 남겨서 전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포트폴리오 재편이다. CFO로선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직격탄을 맞은 주차장 사업을 정리해 그룹 전체 재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했다. 다만 내부 입장은 조금 달랐던 모양이다.

자산 매각으로 매출이 예전에 비해 줄어들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구조조정 후반부에 들어 '재무 상태가 안정화됐으니 다시 인수합병(M&A)에 나서서 사세를 확장하는 건 어떤가'하는 내부 의견이 제기됐을 정도다. 이때 중심을 잡은 건 여 상무였다.

여 상무는 우려 섞인 제안에 직언을 전했다. 그는 "사업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이루어져 재무구조가 크게 좋아졌다고는 하나, 아직 다시 사세를 키우기에는 이르다"며 사업 확장 전략에는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마치 운동부터 식단까지 엄격히 관리하는 헬스 트레이너의 모습이 연상된다.

여 상무의 분명한 재무 기조에 AJ그룹 경영진의 마음도 돌아선 것일까. AJ네트웍스의 재무구조는 구조조정 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우선 수익성이 높아졌다. 2019년 말 영업이익률은 1.5%에 불과했다. 사업 구조조정을 시행한 이후 지난해 말 영업이익률은 2년 전과 비교해 2.9%포인트(p) 높아진 4.4%로 나타났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020년 451%에서 1년 만에 274%까지 급락했다. 177%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 신용등급 전망도 BBB+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사업 구조조정의 마지막 관문은 파렛트 사업부문을 분할해 'AJ피앤엘(가칭)'을 신설하는 것이다. 분할 작업은 올해 하반기 재개될 전망이다. AJ네트웍스는 무거웠던 재무 부담을 성공적으로 감량했다. 그러나 CFO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이어트에 가장 무서운 건 '요요'다. 재무구조에 요요가 오지 않게 재무 체력을 오랫동안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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