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SMR 리포트]'시공부터 전력 판매까지' 차세대 원전 청사진은②에너지 트랜지션 과제 'SMR 상품화'…국가별 전략 수립
김서영 기자공개 2025-05-20 07:48:44
[편집자주]
1971년도 고리 1호기 원전 건설. 현대건설은 이를 시작으로 지난 50여년 동안 글로벌 대형원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전 세계 원전 10기 중 3기는 현대건설이 시공했을 정도다. 이같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차세대 원전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국 원자력 기업 '홀텍(Holtec)'과 손잡고 소형원전인 SMR 시장을 공략한다. 더벨이 현대건설의 SMR 경쟁력과 로드맵을 깊숙이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9일 07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이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선점으로 그리고자 하는 미래 청사진은 무엇일까. 기존 건설업에 더해 전력중개업으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현대건설은 발전소 시공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전력중개 및 판매 플랫폼을 겸한 'SMR 상품화'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다.현대건설은 지난 3월 말 상장 건설사 최초로 'CEO Invester Day(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건설은 오는 2050년까지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의지에 발맞춰 중장기 SMR 시장 확대 계획도 시장에 공개했다.
◇SMR 상품화, 건설업에서 전력중개업으로 '확장'
현대건설은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SMR 시장 공략 계획을 발표했다. 단기 목표로 올해 6월 중으로 영국 원자력청(GBN·Great British Nuclear), 상반기 안엔 미국 도미니언 에너지(Dominion Energy)로부터 SMR 기술 선정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안에는 미국 미시간주 팰리세이즈(Palisades)에 원전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2020년대 후반부터 2030년까지는 중장기 목표도 밝혔다. 현대건설은 궁극적으로 2030년 이후부터 SMR EPC를 본격적으로 착공하겠다는 구상이다. 2028년 상반기 미국 'Oystercreek' 프로젝트 1, 2를 착공할 계획이다. 이듬해 2029년 말까지 'Oystercreek' 프로젝트 3, 4를 착공한다. 같은 기간 영국 GBN과 최종투자결정(FID) 및 계약을 성사시켜 착공에 돌입할 생각이다.
SMR 로드맵 달성을 위해 미국 원전기업인 '홀텍(Holtec)'과의 관계는 더욱 끈끈해질 것으로 보인다. SMR 시공 능력을 제외하고 설계, 해체 등 엔지니어링 성격을 지닌 홀텍 입장에서도 시공 능력을 보유한 현대건설은 중요한 파트너다. 양사는 △SMR 설계 공동 수행 △기술 내재화 및 개량 설계 △노형 설계 기술 확보 등을 추진해 나간다.
현대건설의 전략은 한 마디로 'SMR 상품화'다. SMR 상품화란 소형원전 자체를 시공할 뿐만 아니라 여기서 생산된 전기를 전력중개 플랫폼을 통해 사고파는 것이다. 여기에 데이터센터까지 묶어서 패키지로 수주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건설업만으로는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어려우니 전력사업까지 확장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이미 3년 전 이러한 청사진을 일찌감치 준비해놨다. 지난 2023년 2월 주주총회를 준비하며 정관 내 사업목적 변경 의안을 추진했다. 구체적으로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 및 소규모전력 중개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현대건설은 당시 "재생에너지 PPA 사업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에너지사업기획실' 중심 국가별 SMR 전략 수립
현대건설은 CEO 인베스터 데이가 열리기 일주일 전인 지난 3월 21일 원전 사업 관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뉴에너지사업부 산하에 '뉴에너지사업기획실'을 신설했다. 뉴에너지사업부는 △뉴에너지사업기획실 △원자력사업실 △에코-원(ECO-One)사업실 등을 포함해 '1사업부 3실 9팀'으로 재편됐다.
현대건설이 사업기획실을 추가로 설치한 건 차세대 원자력의 주요 전략국가인 미국과 유럽, 호주 등을 중심으로 사업 확대를 꾀하기 위함이다. 뉴에너지사업기획실을 신설해 사업부의 비전과 전략을 연계한 사업 과제(Action Plan) 추진력을 강화한다는 의도다.
현대건설이 정조준하고 있는 전략국은 미국이나 유럽, 호주 등이다. SMR은 소형원전으로 기존 대형원전 전력망이 닿지 못하는 지역에 건설된다. 전력 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된 우리나라와 달리 이들 국가는 국토가 넓고 중앙 집중화되지 않아 SMR 사업을 펼치기 적합하다.
구체적으로 유럽 시장에선 SMR 성숙기를 맞아 유럽 표준 기술을 내재화해 유럽연합(EU) 시장의 지향점을 파악할 예정이다. 현지 선진기업을 활용해 주요 벤더사를 확보하는 것을 통해 유럽 내 공급망(supply chain)을 강화한다.
현재 SMR 도입기에 해당하는 미국 시장에 대해선 시장 신뢰 확보에 매진할 계획이다. 신시장에 대한 심층 조사에 착수, 시공성 검토 TFT를 운영한다. 전력 자원 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현지 탑티어 협력사와 손잡을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FOAK(First-of-A-Kind·최초 호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SMR 사업자로서 신뢰성을 확보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그 이후 사업 수익성과 경쟁력을 강화해 SMR 연계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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