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6월 09일 14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배당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상장한 지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 유가증권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위치가 높은 만큼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관심이 큰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상 주주와 관련된 핵심지표 준수율은 25%에 불과하다. 대규모 투자가 시급한 LG에너지솔루션이 배당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주목된다.


◇"배당정책 고심 중…대규모 투자가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발간한 '2021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기본원칙으로 경영실적과 현금 흐름, 미래지속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 대내·외 경영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정책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배당을 하지 않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보고서에 배당에 대해 언급한 점에서 향후 배당정책이 수립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배당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보고서에 언급된 바에 따르면 영업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으로 현금을 기반으로 설비투자 부담이 완화된 시점에서 배당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진출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초기 투자 규모가 큰 사업이다. 여기에 최근 경쟁이 심화되며 더 신속한 투자가 필요하게 된 상황이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은 전세계 1등을 목표로 잡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필요한 자금은 막대하다. 올해에만 설비투자에 총 7조원을 쏟아붓는다는 것이 LG에너지솔루션의 계획이다.

투자 재원은 IPO를 통해 확보한 현금이 첫번째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초 IPO로 확보한 현금은 10조2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매년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는 만큼 IPO로 끌어모은 자금으로는 모든 투자금을 커버할 수 없다. 이에 영업활동으로 창출하는 현금, 합작법인(JV) 파트너사 출자 재원, 외부 차입까지 고려한다.

즉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확보하더라도 '버는 족족' 투자에 사용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쉽사리 배당을 실시하기 어려운 이유다. 우선적으로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이끌고 이로 인한 기업가치 상승으로 주주환원을 도모한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2차전지 사업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한 글로벌시장 선도 및 지속성장을 목표로 향후 기업가치 증대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즉 대규모 투자를 통한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의미다.

◇주주 관련 핵심지표 4개 중 1개만 준수

이런 배경에서 배당정책을 결정하지 못한 LG에너지솔루션은 기업지배구조 주주 분야 핵심지표에서 낮은 준수율을 보였다. 주주와 관련한 핵심지표로는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등 총 4개다. 주주 분야 핵심지표를 준수한 사항은 이 중 하나로 준수율이 25%이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은 집중일(3월 25일, 30일, 31일)을 피해 3월 23일 주총을 개최하며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사항을 지켰다.

다만 주총 실시 15일 전 공고를 내며 주총 4주전에 소집공고를 내야한다는 지표는 지키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대해 "당사는 관계 법령에 따라 주주총회 일시, 장소 및 의안 등 주주총회와 관련한 전반적인 사항을 주주총회 2주전까지 공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투표 실시 항목은 내년부터 준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주총 의결권 기준일은 상장 전인 2021년 12월 31일이었다. LG화학 단일 주주로 구성돼있어 LG에너지솔루션은 전자투표를 도입할 필요가 없었다. 내년 주총에서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