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 거꾸로 가는 엔터주 사이 뜨는 이유 [엔터사 옥석가리기]① SM·YG엔터, 제치고 시총 2조원대…매니지먼트 본업에 집중 결과
김슬기 기자공개 2022-06-15 13:02:27
[편집자주]
국내 엔터업계에 있어 코로나19는 위기이자 기회였다.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중단되면서 팬들과 만날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유튜브 시청 증가로 인해 팬덤 유입이 꾸준했다. 여기에 온라인 공연 등을 진행하면서 전 세계 팬과의 접점을 늘려 나갔다. 여기에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으로 신사업도 확장했다. 국내 엔터업체의 엔데믹 이후 사업 전략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3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 가장 주목받은 엔터회사를 꼽으면 바로 JYP엔터테인먼트라고 할 수 있다. 국내 4대 엔터사 중 매출은 가장 작지만 영업이익률 측면에서는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JYP엔터가 타사 대비 알짜 회사로 분류되는 이유로는 본업인 매니지먼트에 집중하는 사업 구조를 유지한 영향이 컸다.JYP엔터는 걸그룹 명가라는 명성에 맞게 트와이스, 잇지(ITZY), 니쥬(NiziU) 등이 초대형 지식재산권(IP)으로 성장시켰다. 지난 10여년간 보수적인 사업 구조를 유지해왔지만 지난해부터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IP·플랫폼 비즈니스 자회사 JYP 360(제이와이피 쓰리식스티)를 설립, 올해 본격적으로 신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 '신의 한 수'된 아티스트 본부 개편, 트와이스 이후 연타석 흥행
박진영 CCO(Chief Creative Officer)는 1997년 JYP를 설립하면서 2000년대 다음, SK텔레콤, 로엔엔터테인먼트 등과 손잡았다. 발빠르게 플랫폼 기업들과 협업을 단행했지만 성과는 크지 않았다. 이들과의 협업이 실패로 돌아간 후 박 CCO와 그의 개인회사인 JYP가 2010년 제이튠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전환기를 맞이했다. 2011년 제이튠엔터는 사명을 JYP엔터로 바꿨다.
2013년 10월 JYP와의 흡수합병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합병 당시 JYP엔터의 매출액은 213억원, 영업손실 26억원이었다. 다만 이는 합병 전 JYP에서 발생했던 2PM과 원더걸스 등의 실적이 반영되지 않았고, 인건비 등이 증가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이듬해부터는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2014년 연결 매출액은 485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이었다.
과거 박 CCO는 플랫폼 결합이나 미국 진출 등에 실패하면서 운영 체제를 변경했다. 합병 후 JYP엔터는 당초 마케팅, 홍보, 매니지먼트 업무에 따라 구분된 조직을 아티스트 단위의 본부로 개편했다. 현재 5본부 체제이며, 각 본부가 독립된 레이블의 역할을 하며 빠른 의사결정과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게 했다. 여기에 박 CCO 1인 중심 창작체제에서 벗어나 작사가, 작곡가, 프로듀서 등이 소속된 JYP퍼블리싱의 역할을 강화했다.
바뀐 체제하에서 탄생한 첫 번째 그룹이 바로 트와이스다. 2015년 10월 데뷔한 트와이스는 'Cheer up'과 'TT'가 연타석 흥행을 쳤고 2017년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진출을 본격화했다. 일본 홀, 아레나, 돔 투어를 성공했고 지난해 말 오프라인으로 투어를 시작하면서 저력을 보여줬다. 서울을 시작으로 일본 도쿄 돔, 미국 스타디움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달 24일에는 나연의 솔로 'IM NAYEON'(아이엠 나연)' 발표를 앞두고 있다.
◇ 견조한 이익률에 시총 2조로 '껑충'…자사몰로 신사업 진출
JYP엔터는 지난 10년간 국내외에서 본인만의 독보적인 운영체제를 확립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 매출 1000억원을 넘겼고 2018년 이후에는 매출 성장 뿐 아니라 이익 성장도 이뤄왔다. 2018년 영업이익률이 20%대를 넘어선 후 2020년 30%까지 높아졌다. 2021년에는 이익률이 29%로 소폭 떨어졌으나 이익 규모도 500억원을 넘겼다.
JYP엔터는 타사 대비 견조한 성장과 높은 이익률로 시장에서의 평가도 후하다. 올해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액 2916억원, 영업이익 844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0.39%, 45.75%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8.9%다. 시장에서는 올해 매출이 3배 가량 차이나는 SM엔터와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고 YG엔터보다는 140억원 가량 영업이익을 더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JYP엔터 시가총액은 2조730억원이었다. 주가는 5만8400원으로 연초대비 15.2% 상승했다. 하이브나 SM엔터는 같은 기간 각각 36.2%, 3.7% 하락했다. 시총은 각각 9조2425억원, 1조6862억원이었다. 반면 YG엔터의 주가는 1.4% 증가했으나 시총은 1조622억원이었다. 결국 JYP엔터의 시총은 하이브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JYP엔터는 타사 대비 사업구조가 복잡하진 않다. 그간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와 관련없는 사업을 전개하지 않으면서 본업에 집중, 이익률을 끌어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신사업 등으로 실패했던 시기도 있었기 때문에 다른 엔터회사들과는 다르게 JYP엔터는 본업과 상관없는 사업을 잘 전개하지 않는다"며 "이런 부분이 타사와는 다른 이익률을 가져온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발빠르게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플랫폼 자회사인 JYP 360를 설립했고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카페24와 손잡고 이달부터 자사몰 'JYP샵'을 공식적으로 오픈했다. JYP몰은 JYP소속 아티스트들의 앨범과 기획상품(MD)를 판매하는 곳이다. JYP엔터는 타사 대비 MD 등의 규모가 적었던 데다가 외부 판매를 해왔기 때문에 향후 수익 창출 여력이 남아있다.
지난해 JYP엔터는 박 CCO의 개인회사였던 JYP퍼블리싱의 지분을 모두 인수, 100% 자회사로 편입했고 JYP퍼블리싱 USA도 설립했다. 올 들어서는 북경판링문화미디어유한회사를 신설했다. 다만 올해 두나무와 함께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사업을 위한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기로 했으나 아예 양사의 계약이 해지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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