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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우량기업 리뷰]'2세 경영' 개막 이랜텍, 이해성 대표 지분 확대 방법은②창업주 이세용 대표와 각자대표 등극…'엘파스' 활용 시나리오 주목

정유현 기자공개 2022-06-29 07:30:31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2022년 5월 기준 전체 1554개 코스닥 상장사 중 442개사(28%)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71개사가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4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텍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이세용 대표는 '가업승계' 전도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과거 다수의 포럼에 참석해 '백년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 경영권 승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장수 기업으로의 성장을 이끈 창업자의 경영 철학과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2세 경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세용 대표는 신념에 따라 2세 승계를 준비했다. 적통 후계자인 이해성 대표가 일찍부터 지배구조 전면에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단순히 회사를 가족에게 넘긴다는 의미를 넘어 장기적으로 경영을 가르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성공적인 가업 승계를 위해 남은 관문은 이해성 대표의 지분 확대다. 지난 3월 부친과 각자대표에 오르며 본격적인 2세 경영이 시작된 만큼 지배력 강화가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개인회사 '엘파스'를 활용해 역합병 방식으로 지분을 확대하는 시나리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중소·중견 기업 가업승계의 숨통을 터주는 정책을 내놓고 있는 점도 호재다. 이랜텍의 어떤 묘수를 활용해 승계의 마침표를 찍을지 주목된다.


올해 3월 말 기준 이랜텍의 최대주주는 590만8330주(지분율 20.3%)를 보유한 이세용 대표다. 장남인 이해성 대표의 지분 8.72%(253만8082주)를 포함 최대주주 측의 우호 지분은 33.49%(974만8724주)로 집계됐다.

이랜텍은 지난해 8월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의 '엔브이메자닌플러스 사모투자 합자회사'를 대상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381만8251주를 발행해 300억원을 조달받았다. 이에 따라 엔브이메자닌플러스 사모투자가 우선주 13.12%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부터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1968년생 개인투자자 정호원 씨도 지분 5.74%를 보유하며 주요 주주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랜텍은 1975년부터 삼성전자 설계실에서 근무하던 이세용 대표가 반도체 트랜지스터 관련 액세서리를 국산화하기 위해 1977년 대희전자를 창업하며 시작됐다. 이세용 대표는 부품 국산화의 선구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1980년대 초 컬러TV용 부품 국산화에 성공한 후 이랜텍을 매출 1억원짜리 공업사에서 1조원을 바라보는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오랜 기간 회사뿐 아니라 부품 산업을 이끌어온 만큼 이 대표는 일찌감치 2세 승계를 준비했다. 이랜텍을 100년 기업으로 만들려면 자녀들에게 가업을 제때 물려줘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장남인 이해성 대표는 2006년 10월 25세의 나이로 이랜텍에 입사했고 2011년 상무이사로 승진, 사업보고서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2007년 이세용 대표는 이해성 대표에게 101만3200주(9.11%)를 증여하며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주가 흐름과 증여세 부담 등으로 2008년 증여를 취소해 100만주를 되돌려 받았다. 이후 이해성 대표는 2010년부터 지분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2010년에 보유 지분이 1만3200주(0.12%)에서 75만3940주(5.61%)로 증가했다. 이후부터 이 대표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자신의 지분율을 점진적으로 높였다. 올해 3월 말 기준 8.72%다.

초기엔 이세용 대표가 증여 등의 정공법으로 장남에게 지분을 넘겨왔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부담 등으로 한계에 직면하자 법 테두리 안에서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이해성 대표의 개인회사를 세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승계 이슈가 있는 상장사들은 자녀 이름으로 회사를 세운 후 신규 사업을 몰아주거나 일감 지원 방식으로 회사 몸집을 키운다. 이후 역합병을 통해 지배 구조를 완성한다.

이해성 대표 명의의 회사인 '엘파스'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2017년 자본금 3억원에 설립된 공장 자동화 장비(FA) 전문기업인 엘파스는 이랜텍이 유일한 고객사로 알려졌다. 이랜텍이 최근 소형에서 중대형 배터리팩으로 사업 구조를 시프트(shift)하는 과정에서 엘파스가 자동화 설비 수요를 일정 부분 담당, 외형을 불리고 있다. 향후 엘파스를 이랜텍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이해성 대표의 승계를 완성하는 시나리오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해를 기점으로 이랜텍은 본격적인 2세 경영이 막이 올랐다. 15년간 이랜텍에 몸담으며 경영 전반의 중추 역할을 해왔던 이해성 대표가 부친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에 오른 것이다. 이해성 대표가 책임을 지고 추진하고 있는 중대형 배터리팩 사업 등의 성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다. 이해성 대표의 지배력 강화를 하기 위한 발걸음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정부가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 가업 승계 활성화 대책이 포함됐다. 가업 상속 공제 관련 매출액 기준이 현재 4000억원에서 1조원 미만으로 확대되고 세금 납부 유예 혜택 등이 제공된다. 올해 이랜텍의 연매출이 1조원 달성의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혜를 받기 위해선 준비에 나서야 한다. 다만 대책이 최근에 발표된 만큼 별다른 움직임이 있는 상태는 아니다.

이랜텍 관계자는 "가업 상속 공제 관련 사항을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며 "지배구조 관련해서는 설명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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