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제약바이오 펀딩 리뷰]중추신경질환에 4000억 펀딩, 항암제 처음 제쳤다②신약개발 조달액의 46% 차지…아리바이오 1345억 '뭉칫돈'
최은수 기자공개 2022-07-11 08:33:51
[편집자주]
비상장 제약바이오회사의 정보는 벤처캐피탈(VC) 등 전문 투자자들의 영역에 있다. 일반인들이 '공시'나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데이터를 찾기란 쉽지 않다. 정보 비대칭성을 바탕으로 한 업체들의 자금 조달 흐름도 마찬가지다. 더벨은 국내 비상장 제약바이오회사들의 자금 조달 데이터를 취합해 세부 업종별 특이점을 찾아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8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상반기 중추신경계질환(CNS)을 적응증으로 R&D에 나선 바이오벤처 업체의 조달액이 전체의 50%에 육박했다. 4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CNS신약 개발사에 쏠리며 항암신약 개발 업체가 가장 많은 펀딩을 받아오던 기존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 아리바이오는 1345억원을 조달하며 CNS 섹터 약진을 이끌었다.더벨이 올해 상반기 국내 비상장 바이오업체들의 펀딩 내역(6월 30일 납일 기준)을 조사한 결과 특정 적응증을 타깃해 치료신약을 개발하는 업체들은 총 8613억원을 조달했다. 이 기간 전체 바이오·헬스케어 업체 조달액(1조3107억원)의 65.7%에 달하는 수치다. 자금조달에 성공한 업체들은 47곳, 타깃한 적응증 종류는 총 7개였다.
CNS질환을 타깃한 신약 개발 업체 16곳이 총 3974억원을 조달했다. 이들의 조달자금은 전체 신약개발업체 조달자금 중 46.1%로 이 기간 각 바이오벤처들이 앞세운 적응증 가운데 조달액 규모가 가장 컸다.
CNS계 치료제 개발사의 조달 규모는 더벨이 관련 집계에 나선 이래 처음으로 항암신약 개발사 펀딩액을 앞질렀다. 작년 출시된 바이오젠(Biogen)의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타깃하는 계열 내 최초(퍼스트 인 클래스) 알츠하이머 치료신약 아두헬름의 부침, 상장 바이오텍 에이비엘바이오의 빅딜 이후 펀딩 시장에서 CNS 관련 업체들의 주목도가 올라간 영향으로 보인다.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한 CNS 질환 치료제 개발 업체들은 주로 치매 등 퇴행성뇌질환을 타깃했다. 미국에서 경구용 치매치료제를 개발(2상 완료)중인 아리바이오엔 1345억원의 자금이 쏠리기도 했다. 아리바이오는 올해 미국 임상 3상에 착수해 전 세계 30곳에 달하는 알츠하이머 임상 3상 업체와 경쟁할 전망이다.
RNA 기반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오케스트라(시리즈C, 545억원), 아밀로이드솔루션(시리즈C, 450억원)도 대규모 펀딩에 성공했다. 경도인지장애 개선 목적의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이모코그도 프리시리즈A에서 150억원을 조달했다.
하지만 CNS 관련 비상장 바이오텍의 IPO 실적은 이 같은 투심과는 대조적이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치료제를 개발 중인 디앤디파마텍의 경우 올해 상장예비심사 미승인 결과를 받았다. 아리바이오 또한 대규모 자금을 유치했으나 상장 첫 관문인 기술성평가에서 BBB, BBB를 받으며 탈락했다.
이밖에 펀딩을 마친 CNS 관련 업체 중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을 타깃하지 않는 업체는 아이엔테라퓨틱스(시리즈B, 260억), 뉴롤메드(시드, 비공개) 정도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이온채널 타깃 기술을 바탕으로 만성 신경병성통증과 근무력증 등을 적응증으로 삼았다. 뉴롤메드는 급성 뇌졸중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하는 초기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두헬름이 시장 장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 자리를 노리는 후발주자들의 진입 경쟁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젠은 미국 FDA의 지적에 따라 대규모 글로벌 임상 4상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4월 유효성 서류 부족 등을 이유로 자진해서 아두헬름의 유럽 판매 신청을 철회했다.
적응증 기준 펀딩 규모 최상위를 놓치지 않던 항암 신약은 올해 상반기 3870억원(26곳)을 조달해 간발의 차로 CNS 질환(16곳, 3974억원)에 자리를 내줬다. 시드와 시리즈A 거래 등에 집중됐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RNA치환효소로 항암을 타깃하는 알지노믹스(시리즈C, 372억원)의 조달규모가 가장 컸다. 회사는 간암과 함께 돌연변이 MeCP2 유전자를 타깃하는 희귀질환 치료제도 파이프라인으로 확정했다.
이와 함께 CAR-T 치료제를 개발하는 큐로셀(프리IPO, 360억원), ADC 모달리티를 앞세운 노벨티노빌리티(시리즈B, 341억원), 항체 기반 세포치료제 개발 업체 셀렉신(시리즈B, 330억원)이 뒤를 이었다.
CNS와 항암을 제외한 적응증 가운데선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시리즈B, 407억원)의 조달규모가 컸다. 회사는 최대 4중 타깃을 표적하는 다중항체로 비알코올성지방간염 등을 비롯한 섬유화증(Fibrosis)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카인사이언스(시리즈C)는 150억원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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