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인사 코드]SK그룹, 외인·순혈 조화…재무 라인도 '능력주의'①조대식 의장 비롯 외부 출신 포진…유공 시절 순혈도 다수
박기수 기자공개 2022-07-21 07:37:05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더벨이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9일 15:32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고재무관리자(CFO)는 회사 자금을 관리하고 투자 등 경영 상 의사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회사나 그룹 사정을 잘 알고 오너 기업일 경우 오너와의 호흡도 CFO의 역량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통상의 경우 기업의 CFO는 해당 기업이나 그룹에서 오래 재직한 인물들로 선임된다.SK그룹에 이 공식은 통하지 않는다. 물론 옛 유공 출신 재무 라인 인물들이 CFO에 오른 케이스가 많기는 하다. 다만 커리어 시작 후 오랜 기간 다른 곳에서 근무하다 SK그룹으로 영입된 인물들도 많다. 출신이 어딘지보다 능력을 우선시하는 인사 코드가 뚜렷하다.
◇삼성·신세계·IBM·삼보…외부 출신 CFO '다수'
우선 현재 CFO들 중 SK그룹으로 이직한 대표적인 인물은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이다.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부사장은 청구, 삼보컴퓨터 등에서 경력을 쌓다가 2014년 SK C&C(현 SK㈜)로 이직했다. 이후 SK C&C 재무본부장, SK텔레콤 재무본부장 등을 맡다가 작년 말부터 SK하이닉스 재무담당 CFO로 부임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의 측근으로도 알려져 있다.
윤풍영 SK스퀘어 부사장도 외부 출신이다.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인시아드대 경영대학원 과정을 밟은 윤 부사장은 IBM코리아 개발자로 일하다가 2007년 SK텔레콤으로 이직했다. 이후 SK㈜와 SK텔레콤 PM그룹장을 거쳐 2020년 SK텔레콤 CFO 겸 코퍼레이트1 센터장을 맡았다. 이후 SK스퀘어가 분할 신설되면서 재무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CIO로 임명됐다.
SK스페셜티의 현 대표이사인 이규원 사장도 외부 출신이다. SK스페셜티는 작년까지 SK㈜의 자회사 SK머티리얼즈였다가 물적 분할 및 합병 과정을 거치면서 지주사의 100% 비상장 자회사가 됐다. 합병 전까지 이 사장은 SK머티리얼즈의 CFO 격인 경영관리본부장을 맡았다. 이 사장은 신세계그룹 출신이다. ㈜신세계 재무담당과 이마트·조선호텔을 거쳐 2016년 SK가 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서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영입됐다.
위 사례 말고도 SK그룹의 재무 라인이 순혈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사례가 있다. SK그룹의 최고 전문경영인으로 꼽히는 조대식 의장이다. 조대식 의장은 삼성그룹 출신이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CFO로 일하다가 2007년 SK㈜ 재무담당으로 영입됐다. 이후 조 의장은 재무 영역을 넘어 SK㈜ 대표이사와 SK그룹 중앙 협의체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의장에도 올랐다.
◇유공 출신 '순혈' CFO
SK그룹으로 입사해 재무 라인에서 경력을 쌓아간 인물들도 많다. 대표적으로 이성형 SK㈜ 부사장과 김양섭 SK이노베이션 부사장, 김진원 SK텔레콤 부사장, 최두환 SKC 부사장이 있다.
최두환 부사장을 제외하고 세 인물들은 모두 유공에 입사했다. 이성형 부사장은 유공 구매부와 자금부, 금융팀을 거쳐 SK증권 기업금융팀장으로도 일했다. 이후 다시 SK㈜로 돌아와 재무팀장과 재무1실장을 맡다가 2016년 SK텔레콤의 재무관리실장을 맡기도 했다. 2018년 다시 지주사로 돌아와 재무부문장을 맡았다.
김양섭 부사장은 SK이노베이션 계열에서 주로 커리어를 쌓았다. SK이노베이션 회계팀장과 자회사 SK에너지 자금팀장, SK이노베이션 재무기획팀장을 거쳐 구매실장, 재무2실장을 맡았다. 2021년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으로 선임됐다.
김진원 부사장도 지주사 경력이 많다. 2014년 SK㈜ PM1실장, 2015년 재무3실장, 2016년 재무1실장 등을 거치면서 재무 라인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러다 2016년 SK USA 대표이사를 맡고 2018년에 SK텔레콤으로 돌아와 재무그룹장을 맡았다. SK텔레콤 CFO에는 작년 11월 선임됐다.
SKC의 최두환 부사장은 SK텔레콤으로 입사했다. 이후 지주사 경영분석실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거쳐 2016년 SKC 윤리경영실장으로 부임했다. 이후 구매지원실장과 마케팅1본부장을 거쳐 작년 경영지원부문장(CFO)로 선임됐다.
비교적 신생 계열사인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오택승 부사장도 '순혈' CFO로 분류된다. 오 부사장은 1996년 유공 입사 이후 지주사 구매, 회계, IR팀을 두루 거쳤다. 이후 2013년 SK지오센트릭 자금팀과 2015년 SK루브리컨츠 회계팀장을 거쳐 당해 4월 SK이노베이션으로 이동했다. ERP경영팀장, 구매기획팀장, 재무기획 PL을 맡다가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신설된 후인 2020년 말 경영지원실장(CFO)로 부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적자 늪' 빠진 대한유화,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법은
- [유동성 풍향계]10조 또 푸는 삼성전자, 3년전 특별 배당과 비교하면
- [유동성 풍향계]사업은 잘되는데…경영권 분쟁에 현금 마른 고려아연
- [LG의 CFO]여명희 전무, 36년 LG유플러스 '한 우물'
- [LG의 CFO]이노텍 LED 역사의 '산 증인' 김창태 LG전자 부사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대한유화, 'KPIC코포'의 옥상옥은 어떻게 탄생했나
- [비용 모니터]K-배터리 감가상각 역습, 캐즘과 맞물린 과투자 상흔
- [유동성 풍향계]LG그룹, 작년보다 현금흐름 일제히 악화…투자도 위축
- [IR 리뷰]LG엔솔·전자, 돋보이는 IR의 '디테일'…주주 소통 '진심'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정밀화학 이사회, 100점 만점에 '7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