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 예수금 위탁운용에 '한국·KB증권' 낙점 국공채·금융채 위주 운용, 연 3% 이상 수익률 목표
이돈섭 기자공개 2022-07-22 09:50:41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0일 13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저축은행 업계 자산규모 5위 페퍼저축은행이 예수금 2000억원을 증권사에 외부위탁하기로 결정했다. 외부위탁운용관리(OCIO·Outsourced Chief Investment Officer) 시장에 저축은행이 본격 진입하면서 향후 추가 자산 유입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등 두 곳에 각각 1000억원씩 예수금 총 2000억원을 외부 위탁운용키로 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예수금 위탁운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증권사 기존 OCIO 관련 조직이 운용에 나선다.
지난 3월 말 현재 페퍼저축은행 수신액은 5조5925억원이다. 전년동기와 견줘 28.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신액은 5조3921억원, 예대율은 93.1% 수준이었다. 대출로 돌리지 않은 예수금 대부분은 저축은행중앙회에 예치해 운용했는데, 수익률이 연 2% 수준이었다.
18일 현재 페퍼저축은행 1년만기 정기예금 연이율은 3% 중반대다. 중앙회 운용 성과가 예금 이율 수준에 미치지 못하자 역마진 우려가 터져 나왔다. 페퍼저축은행은 듀레이션 차이로 유휴자금 성격을 갖게 된 자산 등을 포함해 올 상반기 위탁운용 안을 결정했다.
당초 페퍼저축은행이 시장에 풀기로 한 자금은 400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예수금 일부를 외부 증권사에 위탁운용하는 것이 처음인 점을 감안, 2000억원을 먼저 운용해 3개월 치 성과를 평가한 뒤 위탁기간 연장과 추가자금 투입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페퍼저축은행은 호주계 금융회사 페퍼그룹이 늘푸른저축은행을 인수해 2013년 출범했다. 외국법인이 자산운용에 적극적인 입장을 가진 대주주인 점이 보수적 저축은행 업계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예수금 외부위탁 안을 검토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는 해석이다.
예수금 성격을 감안해 국공채와 금융채 등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이 이뤄지게 된다. 현재 예금 이율 수준을 감안, 연 3% 이상 수익률이 목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인상 기조를 감안하면 연 3%대 수익률은 도전할 만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는 페퍼저축은행 이번 외부위탁 사례를 계기로 저축은행 업계에서 유사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기준금리 상승과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예대금리차가 낮아진 데다, 예대율 강화 조치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까다로워졌다.
실제 일부 저축은행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수금을 주식 등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은 이미 유휴자금 대부분을 투자상품으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위탁 거부감이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위탁운용을 한국증권과 KB증권이 가져가게 된 것을 두고 민간 OCIO 시장 경쟁이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라고 해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OCIO 시장 강자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을 좇아 저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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