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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등 켜진 부동산PF]'브릿지론' 집중했던 저축은행, 부메랑 됐다⑥사업성 평가 도마 위, 대형 저축은행 중 SBI만 규모 축소

전기룡 기자공개 2022-07-27 07:58:47

[편집자주]

다수 사업지가 최근 공매로 나오고 있다. 원자재값 부담에 금리이슈까지 맞물리면서 일부 현장에서 사업 종주를 포기한 영향이다. 반면 개발 일선에 있는 증권사들은 투자여력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늘리거나 유지하고 있다. 이미 건전성 지표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더하지는 않고 있다. 더벨은 부동산 PF의 현 상황은 어떤지, 또 리스크는 과연 어느 정도인지 등을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5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은 과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서 큰 손으로 통했다. 증권사 이전에 PF 시장을 주도하던 게 저축은행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무리하게 진행했던 PF 대출이 부실로 이어졌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PF 대출 신여공여한도를 20% 이내로 제한한 것도 이맘때다.

증권사로 PF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저축은행은 브릿지론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본 PF와 달리 인허가 부담이 존재하지만 부동산 호황기였던 덕에 상대적으로 적은 리스크에도 수익성을 챙길 수 있었다. 업황이 부정적인 기조로 변하기 전까지 이야기다. 집중했던 브릿지론은 이제 저축은행의 최대 리스크가 됐다.

◇저축은행 PF 대출 규모 10조 상회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의 올해 1분기 PF 대출 규모는 10조4000억원대다. 해당 업계는 가계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PF 대출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다. 실제 2019년 말 6조3000억원대였던 PF 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9조5000억원까지 급증한 바 있다.

문제는 저축은행이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PF 대출을 늘려왔다는데 있다. 브릿지론은 시행사가 개발 초기 금융사에 토지매입 자금을 대출받고 이후 착공 단계에서 본 PF 대출을 받게 되면 다시 상환하는 대출이다. 본 PF와 달리 인허가 부담 등의 리스크가 존재한다.

그동안은 브릿지론이라도 수익성이 리스크를 감내할 수준에서 형성됐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그리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고 공사비가 인상되는 추세다. 브릿지론 위주로 PF에 참여한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이 보다 커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저축은행의 PF 대출 사업장 1174곳에 대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공사가 중단된 현장이 24곳에 달했다. 공정률과 분양률이 저조한 요주의 사업장도 대출 규모가 2조2000억원대로 집계됐다. 요주의지만 정상으로 명시한 대출이 1조3000억원정도였다. 저축은행업계의 부실한 PF 대출 관리가 여지없이 드러난 셈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달 여전사 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장실사 등 점검주기를 줄이는 것은 물론, 분양률 등을 반영한 사업성 평가가 필요하다"며 "금감원도 PF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이 적정한지 중점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OK·한국투자저축은행, PF 대출 증가세 '뚜렷'

대형 저축은행이라고 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저축은행 10곳의 PF 대출 규모는 2019년 2조3893억원에서 올해 1분기 4조2086억원으로 매년 증가해왔다. 건설·부동산업에 제공한 대출채권까지 합치면 규모는 13조7105억원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OK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PF 대출 규모가 눈에 띄게 많았다. OK저축은행의 PF 대출 규모는 올해 1분기 기준 9429억원이다. 2년전과 비교하면 2000억원 이상 뛰었다. 반면 정상으로 분류되는 대출 규모는 4978억원에 불과했다.

요주의 대출이 4245억원에 달했던 영향이다. 이어 △고정 145억원 △회수의문 26억원 △추정손실 35억원 등이 각각 집계됐다. 연체액은 290억원, 연체율은 3.07%다. 아직 안정적인 수준이기는 하나 전년 말 대비 1.44%포이트 상승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우려된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이번 1분기 PF 대출 규모가 889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4006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년여만에 두 배 이상 뛰었다. 특히 대출 포트폴리오 중 건설업·부동산업·부동산PF가 차지하는 비중이 42.0%에 달한다. 이는 업계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PF 대출 규모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곳은 페퍼저축은행으로 나타났다. 페퍼저축은행은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PF 대출이 337억원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1분기 기준으로는 1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해당 기간 증가율로 따지면 246.4%다.

SBI저축은행은 10대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부동산 PF 대출 규모를 줄였다. 감소분이 7억원 정도에 그치지만 10대 저축은행 평균 증가율이 13.0%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울러 PF 대출 가운데 92.4%가 정상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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