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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절 끝난 개발사업, 리스크 관리는 '뒷전' [경고등 켜진 부동산PF]①무산 사업지 속출, 미분양도 증가세…자금 댄 증권사 재무구조 악화 우려

전기룡 기자공개 2022-07-08 09:22:08

[편집자주]

다수 사업지가 최근 공매로 나오고 있다. 원자재값 부담에 금리이슈까지 맞물리면서 일부 현장에서 사업 종주를 포기한 영향이다. 반면 개발 일선에 있는 증권사들은 투자여력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늘리거나 유지하고 있다. 이미 건전성 지표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더하지는 않고 있다. 더벨은 부동산 PF의 현 상황은 어떤지, 또 리스크는 과연 어느 정도인지 등을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6일 10:47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호시절이 끝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부동산 호황기 덕에 사업성 검증이 부족하더라도 수익성이 보장됐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 덕에 금융비용 역시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부진한 업황에 개발 일선에 있는 증권사들의 우발부채가 늘어나고 있다. 우발부채가 늘어날 경우 재무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채무보증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중소형사 위주로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다.

◇미분양 여파에 원자재값 부담도 가중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최근 만나는 자리에서 빼놓지 않고 당부하는 사안이 있다. 바로 부동산 PF에 대한 사업성 검증이다. 업황이 악화되자 우발채무가 현실화되지 않아야 한다는 우려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최근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분양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 2010년부터 2011년 사이에 저축은행에서 부동산 PF 관련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던 것도 급격히 얼어붙은 투자수요와 이로 인해 늘어난 미분양 물량이 주효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2만7375가구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가 불거졌던 당시(7~8만가구)와 비교하면 아직까지는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1만3842가구)을 기점으로 미분양 주택이 두 배가량 증가한 만큼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하다.

부동산 PF 유동화시장에서 증권사가 보증하는 대출채권이 개발사업의 분양대금을 통해 상환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부동산 PF의 흥행 여부는 부동산 시장의 경기지표와 경기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급등한 원자재값도 부동산 PF에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지난해 평균 1톤(t)당 6만2000원이었던 시멘트 가격이 올해 4월 9만800원으로 46.5% 상승했다고 밝혔다. 철근 가격도 지난해 초 t당 69만원에서 지난달 119만원까지 72.5% 오른 상태다.

원자재값 상승은 결국 공사비 인상으로 이어져 마진 폭을 줄이는 영향을 준다. 실제 3.3㎡당 500만원 안팎이었던 공동주택 공사비는 최근 700만원대에 육박했다. 수익성도 기존 8%대를 유지했지만 이를 하회하는 구간에 접어들면서 PF 부결로 이어지는 추세다.


◇증권사 우발채무 증가세…중소형사 리스크 뚜렷

10대 증권사 우발채무(채무보증) 규모가 증가세를 다시 보이는 것도 부동산 PF 사업장의 영향이 크다. 10대 증권사의 우발채무 규모는 올해 1분기 말 34조4181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28조2320억원) 대비 23.2% 늘어난 수준이다.

채무보증은 신용·담보가 부족한 회사가 돈을 빌릴 때 증권사가 회사 대신 보증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사들이 시행사에 유동화증권을 제공하는 것도 채무보증에 속한다. 채무보증의 경우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순자본비율(NCR)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최고 1366.7%까지 상승했던 10대 증권사 NCR은 이번 1분기 1279%로 소폭 낮아졌다.

10대 증권사의 채무보증 금액 가운데 고정이하 자산도 3316억원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비율이 채증보증액 가운데 7.22%였다. 전년 말(7.15%)에 비하면 소폭이지만 올랐다. 특히 메리츠증권(4.07%)과 신한금융투자(3.11%)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대형 IB사들은 고정이하비율을 0~1%대로 유지하는 게 일반적이다.

아울러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자본확충을 통해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을 2019년 말 33.3%에서 31.3%까지 줄였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형사의 해당 비율은 41%에서 48.9%로 7.9%포인트 늘었다.

사정이 달라졌음에도 주요 증권사의 PF 본부는 자체적으로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한도(시딩 북, Seeding Book)를 유지 혹은 오히려 늘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이 기조를 바꿔 PI(고유계정·자기자본) 투자 영역에서 사용실적을 줄여나가고 있지만 극히 일부다. 한국투자증권과 같이 4000억원에 달하는 업계 최고 수준의 시딩북을 지니고 있는 곳도 있다. 최근 부동산 업황을 봤을 때는 불안감을 안겨주는 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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