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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보폭 맞춘 아산재단, 바이오 투자 나섰다 [의료재단 리포트]②세나클소프트 등 7개사…전임상 대체 플랫폼·디지털 헬스케어 등

최은진 기자공개 2022-07-27 08:19:56

[편집자주]

의료기관은 공공성과 윤리성이 확보돼야 하는 만큼 운영 규제가 따른다. 개인이 하는 병의원 외에는 공익법인이나 재단으로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그 유형이 제각각이고 그나마도 정보가 잘 드러나지 않아 운영실태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형 의료기관들이 협업자 혹은 투자자로 나서고 있지만 그 면면을 확인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벨은 국내 '빅(Big) 5'를 포함한 대형병원을 운영하는 의료재단을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6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의 투자자산은 그동안 계열사 주식과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가 전부였다. 재단의 특수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운용해왔다. 그러나 작년부터 투자기조가 대폭 바뀌었다는 데 주목된다.

첫 바이오벤처 투자에 나서면서 한해 60억원의 자금을 집행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신약개발 벤처인 암크바이오를 설립하는 등 바이오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공격적 행보를 보이는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첫 바이오텍 투자, 설립초기 벤처도 투자

아산사회복지재단이 보유한 매도가능증권 5114억원 가운데 계열사 주식을 제외한 61억 6773만원이 모두 바이오·헬스케어 벤처기업 투자자산이다. 1.2% 비중에 불과하지만그간 아산사회복지재단의 투자전략을 감안하면 꽤 의미가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2020년까지만 해도 계열사 외 보유한 주식은 강원도민프로축구단 주식 한 곳 뿐이었다. 그외엔 하이굿초이스배당펀드·우리금융지주신종자본증권 등 계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나 채권정도에 투자하는 데 그쳤다. 그만큼 외부투자에는 보수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갑작스레 벤처기업 투자에 나섰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온코클루·피알비·시그널하우스·세라클소프트·오가노이드사이언스·메디플러스술루션·테라노비스 등에 신규 투자했다. 모두 의료기기 및 바이오 기술을 연구하는 벤처기업이다.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건 세나클소프트로, 시리즈 B 라운드에 총 26억원의 자금을 집행했다. 세나클소프트는 클라우드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반의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전자의무기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한다. 의원급 1차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세나클소프트에 투자한 것 뿐 아니라 새로운 EMR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에는 7월에 한번, 11월에 또 한번 두차례에 걸쳐 투자를 진행했다. 투자규모는 총 17억원이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와 서울아산병원은 올해 3월 임상시험용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GMP) 시설 신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아산병원은 공간을 제공하고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GMP 시설의 구축과 운용을 맡는다. 협업을 맺기 앞서 아산사회복기재단이 선제적인 투자에 나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온코클루·피알비·시그널하우스와 같이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에 투자를 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들 법인은 지난해 2월 설립됐다. 모두 아산병원 연구진이 설립에 참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투자규모는 각각 100만원, 400만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벤처투자 7건 중 4건이 교원창업…"협업 위한 투자 필요"

주목할 점이 있다면 투자 방향성이다. 신약개발보다는 디지털 헬스케어 및 약물 유효성 평가 분야에 대한 투자에 집중했다. 신약개발과 같이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기술 말고 단기간에 병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발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그널하우스·세나클소프트·메디플러스솔루션 등은 분야가 다르지만 디지털 헬스케어 범주에 속한다. 시그널하우스는 AI 기반으로 심폐음 모니터링을 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메디플러스솔루션은 모바일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이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온코클루·피알비 등을 살펴보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체와 유사한 면역체계를 가진 오가노이드나 인간화 마우스 등을 통해 약물 유효성을 평가하는 기술 플랫폼을 들여다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가노이드바이언스는 인체 조직을 배양시키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온코클루는 암 오가노이드 바이오뱅크를 보유하고 있다. 모두 오가노이드를 통해 약물 유효성을 평가하는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다.

피알비는 인간화 마우스를 개발하던 이상욱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창업했다. 인간화 마우스는 인간과 똑같은 생체구조를 가진 마우스로 바이오 신약의 약효를 검증하는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다만 피알비는 체내 방사선 노출량을 측정하는 진단키트와 항체 신약을 개발하는 걸 목표로 삼는다.

교원창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온코클루는 장세진 병리과 교수가, 피알비는 이상욱 방사선종양과 교수가 설립했다. 시그널하우스는 김성훈 마취통증의학과 교수가, 테라노비스는 김상엽 융합연구지원센터 책임중개의과학자가 창업했다. 교원이 창업한 모든 벤처기업에 투자하진 않지만 이해상충 소지가 있거나 협업이 필요한 경우 투자가 이뤄진다는 게 아산병원 입장이다.

아산병원 관계자는 "교원창업은 물론 일반투자를 하는 데 있어서 재단과 병원은 상당한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일반기업 대비 작은 규모"라며 "그럼에도 지속가능성장을 해야하기 때문에 협업을 위한 투자가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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