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자율주행차 대어 '포티투닷' 인수한다 송창현 대표 지분 절반 확보 타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발판 마련
이종혜 기자공개 2022-07-29 09:14:18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대표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인수한다. 현대차그룹은 신성장 동력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외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인수합병(M&A)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포티투닷을 온전히 품으면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확장하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27일 투자은행(IB)업계와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가 보유한 지분의 절반을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인수과정에서 포티투닷이 인정받을 기업가치는 5000억원 이상이 관측된다.
송 대표가 보유한 포티투닷 지분은 36.19%(2021년 기준)다. 현대·기아차는 포티투닷 설립 초부터 무한신뢰를 보내며 투자를 이어갔고 지분율 20.36%까지 확보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의 최대주주 지위를 꿰찬다.
작년 11월 진행된 1040억원 규모 시리즈A 라운드 당시 포티투닷의 밸류에이션은 5000억원으로 책정됐다. 포티투닷은 설립 초부터 재무적투자자(FI), 전략적투자자(SI) 등이 경쟁적으로 투자에 참여했다. 설립 2년 차에 누적투자금은 1530억원이다. 신한은행, KTB네트워크(현 다올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DA밸류인베스트먼트, 윈베스트벤처투자, 포스코기술투자 등이 대표적인 FI다.
IB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국내 스타트업 인수는 이례적인 경우고 현재 주주들이 엑시트를 조용하게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풀스택 자율주행 기술 확보, 설립 3년 차 기업가치 5000억 육박
2019년 4월 설립된 포티투닷은 자율주행 기술개발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정확히는 aTaaS 기업이다. aTaaS(autonomous Transportation-as-a-Service)란 모든 움직이는 이동 수단에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되는 것을 뜻한다.
네이버에서 AI개발을 총괄했던 송창현 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창업했다. 전산학 전공자인 송 대표는 DEC, HP,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애플 시니어 서버 성능 엔지니어를 거쳐 네이버 CTO, 네이버랩스 대표를 지냈다. 송 대표는 자율주행 운송 수단을 개발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자는 비전 아래 포티투닷을 설립했다.
포티투닷은 자율주행차, 드론, 자동배달 로봇 등과 같은 자율주행 이동수단을 하나로 통합해 차량 호출·공유, 스마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세대 통합 스마트 플랫폼을 개발해왔다.
자율주행 서비스 기술 인프라 '에이키트(Akit)'와 모빌리티 플랫폼 ‘탭(TAP!)'을 개발 중이다. 에이키트는 유모스(UMOS·Urban Mobility Operating System)를 통해 스스로 움직이는 풀스택(Full Stack) 자율주행 기술이다. 풀스택은 자율주행 운영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모두 다루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풀스택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곳은 손에 꼽힌다. 웨이모·GM크루즈·죽스(Zoox) 등이 대표적이다.
포티투닷은 오는 9월에는 개발해온 자율주행 GEN3을 선보인다. 차량 외부에 센서가 없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2023년에는 자율주행 수직통합 솔루션을 OEM 차량에 통합하겠다는 복안이다.
설립 초부터 현대차그룹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 때문에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모빌리티 연구개발(R&D) 전초기지이자 비밀병기로 알려져있었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4월 모빌리티 서비스를 총괄하는 TaaS본부를 신설해 초대 본부장으로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를 영입했다. 그룹에서 자체적으로 수송서비스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TaaS(Transportation-as-a-Service·서비스로서의 교통)는 포괄적인 수송서비스를 의미한다. 차량 또는 이동수단을 서비스의 형태로 제공하는 'LasS'와 ’MasS'의 상위 개념이다.
송 대표는 TaaS 본부장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연구개발본부 아래 신설된 '차량 소프트웨어(SW) 담당'도 겸직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분 투자한 스타트업의 대표를 영입해 주요 보직을 맡긴 점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총괄수석부회장 시절부터 송 대표를 내부 기술개발부문에 직접 영입하려 했던 것도 유명한 일화다.
◇현대차 자율주행 R&D 비밀병기,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확장 '탄력'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전기차, 자율주행 등 미래 전략 사업에 9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작년에는 미국 혁신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동남아 그랩(초대 차량공유), 영국 어반에어포트(모빌리티)에도 투자해 전기차, 항공 모빌리티 등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과 협업해왔다.
작년에는 국내 스타트업 '에어플러그'를 인수했다. 에어플러그는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 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이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36억원을 첫 투자한 후 2년도 채 되지 않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와 커넥티비티 관련 핵심 기술 확보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신차에 커넥티드 서비스를 탑재하고 외부 콘텐츠와 연결해 AI 기반 개인화 구현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앱티브와 세운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과 협력해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에 공동 개발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시켰다. 자율주행 사업을 위해서는 정부 규제 개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단 서울 강남·서초구 일부에서 자율주행 4단계 기술 실증작업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실질적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4 기술에서 앞서나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가장 앞선 곳으로 평가받는 완성차 업체는 테슬라다. 폭스바겐, GM 등도 뛰어들어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다. GM은 샌프란시스코 일부 지역에서 무인 로보택시 30대를 유료로 운행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와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 규모는 2020년 71억달러에서 2035년 1조 달러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M&A는 역시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이끌고 있는 정의선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CES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 미래 비전을 강조해왔던 정 회장은 이번 포티투닷 인수를 계기로 완성차 제조업체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확장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의 지분 50%를 인수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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