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신지형도]김기홍 체제 3기, 전북·광주은행의 전국구 공략법은⑮다른 지방은행과 다른 전략…핀테크 협업 효과 톡톡
조은아 기자공개 2025-03-31 12:42:42
[편집자주]
영원한 1등은 없다. 국내 은행권만큼 이 말을 잘 대변하는 업권도 없다. 성숙기에 접어든 지 오래지만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며 순위 역시 요동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경영, 내부통제, 상생금융 등 시대의 흐름이 은행권을 관통하면서 은행권 지형도가 새롭게 짜이는 모양새다. 은행권 전반의 변화와 현황 그리고 각 은행의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15시5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그룹 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지방은행은 물론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월등하게 높은 수익성을 자랑한다. 지역 기반의 고객 충성도가 높고 대출 포트폴리오 역시 수익성 제고에 유리하게 짜여있기 때문이다.그런 만큼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전략 역시 다른 지방은행과 다르다. 다른 지방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등 수도권 공략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면 JB금융 내 두 은행은 디지털에 집중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내부 역량을 키우는 걸 넘어 업종 간 경계를 허물며 핀테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시중은행 대비 자본력이 떨어지고 영업 구역 한계가 명확한 지방은행의 단점을 단번에 상쇄할 수 있는 카드라고 보고 있다.
◇압도적 수익성, 광주은행 ROE 12.97%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확실한 지역 기반을 통해 외형을 키우고 수익도 늘리면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최근 몇 년의 추이를 살펴봐도 두 은행의 성장세는 일부 은행들을 압도한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순이익 증가율을 살펴보면 지방은행 가운데 경남은행(91.5%)을 제외하면 광주은행(83.1%), 전북은행(78.2%)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부산은행과 아이엠뱅크의 경우 50% 안팎에 그쳤다.
두 은행이 상대적으로 작은 자산 규모에 비해 많은 순이익을 내고 있는 배경에는 높은 순이자마진(NIM)이 자리한다. 두 은행의 NIM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국내 모든 은행을 통틀어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두 은행의 평균 NIM은 2.69%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의 연간 NIM이 1.78%, 신한은행의 연간 NIM이 1.58%에 그쳤다는 점을 보면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주요 은행 가운데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ROE는 전북은행이 10.03%, 광주은행이 12.97%였는데 역시 지방은행 중에선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결코 낮지 않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ROE 평균은 9.66%이었다.
탁월한 수익성 바탕에는 '강소금융그룹' 전략이 자리한다. 다른 은행만큼 자산 외형을 키우지 못하더라도 높은 수익성을 갖춘 상품 영업에 집중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축소하고 마진율이 높은 전략대출(가계 중금리 신용대출, 오토론 등)과 PF 여신 등도 확대했다.

◇우린 '핀테크'로 간다…김기홍 3기도 전략방향 그대로
두 은행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디지털이다. 다른 은행들 역시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방향이 다소 다르다. 그룹 차원에서 핀테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핀다와 토스뱅크 등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으로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JB금융은 2023년 7월 핀다와 주식을 상호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핀테크-금융그룹 동맹'을 맺었다. JB금융이 핀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핀다 지분 15%를 총 445억원에 취득해 2대주주에 올랐다. 지주가 5%(148억원), 전북은행이 10%(297억원)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는 형태다. 핀다 역시 JB금융의 지분 0.75%를 확보했다.
효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 핀다 대출 약정액에서 부산·경남·전북·광주·제주은행 등 5개 지방은행 중 전북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32.1%로 가장 높았다. 2023년 27.2%보다도 한층 확대됐다.
광주은행은 토스뱅크와 공동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광주은행의 자본력과 토스뱅크의 고객 기반을 결합한 상품으로 두 은행이 각자 대출심사를 진행한 뒤 대출금리와 한도 등 조건을 협의해 각각 50대 50 비율로 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지난해 8월 말 판매를 시작해 12월 말까지 4개월간 누적 이용금액이 5203억원에 이른다.
앞으로도 이같은 전략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최근 연임 성공과 동시에 '강소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시즌2 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국내외 핀테크·플랫폼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적극 시도하고,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공동대출 상품 출시처럼 상호 보완적이며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점포는 지속적으로 줄이는 추세다. 서울과 수도권 역시 점포 수가 줄고 있다. 광주은행의 수도권 점포 수는 2021년 25곳에서 지난해 말 16곳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전북은행의 수도권 점포 수 역시 14곳에서 11곳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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