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신지형도]출범 10개월, 아이엠뱅크는 메기가 될 수 있을까⑭지난해 순이익 증가율 2%대…영업은 이상 무, 디지털 확대에도 속도
조은아 기자공개 2025-03-31 12:40:58
[편집자주]
영원한 1등은 없다. 국내 은행권만큼 이 말을 잘 대변하는 업권도 없다. 성숙기에 접어든 지 오래지만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며 순위 역시 요동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경영, 내부통제, 상생금융 등 시대의 흐름이 은행권을 관통하면서 은행권 지형도가 새롭게 짜이는 모양새다. 은행권 전반의 변화와 현황 그리고 각 은행의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07시0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이엠뱅크는 지난해 5월 시중은행으로 전환했다. 무려 32년 만의 새 시중은행이라는 타이틀을 안고 화려하게 출범해 어느덧 1년을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는 당초 기대했던 '메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아이엠뱅크의 순이익 증가율이 비슷한 규모의 여러 은행 중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런 평가가 섣부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주춤했지만 꾸준히 자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대출 역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시중은행 전환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아직은 성공도, 실패도 얘기하기엔 이른 시점이다.
◇야심찬 시중은행 전환, 새 경영전략 살펴보니
옛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계획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제한된 지역 중심 영업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몇 년 사이 본격 상승세를 타면서 자신감 역시 자리했다. 2019년 주요 경쟁은행으로 꼽히는 부산은행과 아이엠뱅크의 순이익 격차는 1000억원도 넘었는데 2023년엔 150억원까지 좁혀졌다.
시중은행 전환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영업 구역이 전국으로 확대된다는 점이다. 지방은행은 거점 지역과 서울·광역시 등 일부 지역에서만 영업할 수 있다. 앞서 2015년 금융당국이 지방은행의 경기 지역 출점을 허용했으나 여전히 다른 지역 영업은 불가하다.
이에 맞춰 아이엠뱅크도 경영전략을 새로 짰다. △수도권 및 전국구 여신 비중 확대 △우량 담보 위주 가계대출 비중 확대 △거점지역 중심의 효율적 성장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아직은 자본력이 기존 시중은행과 비교해 크게 밀리는 만큼 최대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짰다. '뉴 하이브리드 뱅크'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인터넷전문은행과 전통 은행의 강점을 결합한 사업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소매금융은 비대면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기업금융은 기업영업지점장(RPM) 제도를 활용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RPM 제도는 소속 지점 없이 아웃바운드 방식으로 대출을 취급하는 1인 지점장 제도를 의미한다. 아이엠뱅크가 자체적으로 효율성을 분석한 결과 3년을 기준으로 RPM과 기존 영업점을 비교했을 때 들어가는 비용이 같을 경우 대출취급액은 RPM이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도 실패도 말하기엔 일러…영업은 이상 무
아이엠뱅크는 지난해 순이익이 3710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2% 증가했다. 함께 지방은행으로 함께 분류됐던 부산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등을 통틀어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무려 20% 이상 증가했다는 점을 볼 때 더욱 아쉬움이 남는 수치다.
상세히 들여다보면 지난해 이자이익은 1조5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지만 비이자이익 감소폭이 워낙 컸다. 2023년 1067억원에서 지난해 332억원으로 3분의1 토막났다. 비이자이익이 1년 사이 68.9%나 감소하면서 총영업이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뒷걸음질했다. 총영업이익 줄어든 건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더해 판매관리비도 전년 대비 4.7% 증가한 781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순이익 역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순이익 증가폭이 낮았던 가장 큰 이유가 결국 비이자이익인 만큼 아이엠뱅크 전반의 성장세엔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비이자이익은 원래도 변동폭이 컸다. 최근 5년만 살펴봐도 1억원에서 1000억원을 오간다.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2022년엔 비이자이익이 단 1억원에 그쳤다.
판매관리비가 늘어난 것도 시중은행 전환에 따른 일회성 비용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명예퇴직급여, 퇴직급여충당금, 제상각 및 제세공과, 순수물건비, 인건비성경비 등이 모두 늘어났다.
다른 수치는 긍정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아이엠뱅크 총자산은 83조4808억원으로 연간 6.5% 늘었다. 같은 기간 원화대출금은 57조3485억원으로 6% 증가했다. 전년(7.1%) 대비 성장률이 다소 떨어졌지만 2022년(5.4%)보다는 높다. BNK금융 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원화대출금 성장률이 지난해 2%대에 그쳤다는 점을 보면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다.

아이엠뱅크는 올해 전략자산 중심의 성장을 추진한다. 황병우 아이엠뱅크 행장은 '2025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전략자산 중심 성장, 공격적인 MAU(월간활성이용자수) 확보를 통한 고객 증대, 수도권·전국구 여신 비중 확대 등의 성장 전략을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아이엠뱅크 점포 수는 200개다. 아직 시중은행과 격차는 크지만 경쟁 은행으로 꼽히던 부산은행(206개)과의 격차는 크게 줄었다. 이미 신설한 강원 원주, 서울 가산디지털금융센터, 경기 동탄금융센터를 시작으로 2년간 수도권·충청·강원 등에 10개 이상의 점포를 신설할 계획이다.
비대면채널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4.2%인 비대면채널 대출 비중을 2030년 25%까지 확대하고, 주요 채널의 MAU도 지난해 128만명에서 550만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저축은행경영분석]위기에 빛난 애큐온저축의 남다른 '수신' 전략
- [여전사경영분석]BC카드, 2024년 순익 90% 급증…우리카드 이탈에도 선방
- [여전사경영분석]한투캐피탈, PF 부실 여파 순익 급감…건전성 개선 위안
- [은행경영분석]토스뱅크, NIM 나홀로 상승하며 연간 흑자 '스타트'
- [은행경영분석]씨티은행, 14년 만에 ROE 5% 돌파…배경엔 '순익·배당'
- [이사회 분석]SBI저축, 금감원 출신 금융보안 전문가 사외이사 영입
- [NPL CEO 돋보기]대신F&I 주성균, 'NPL 큰손'의 리스크 게임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통합 2년차 KB프라삭은행, 희비 엇갈려
- 산은, NPL 매각 시동…올해 2000억 규모
- [IBK저축은행은 지금]전병성 신임 대표가 제시한 청사진, 핵심은 '건전성'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통합 2년차 KB프라삭은행, 희비 엇갈려
- KB금융 부사장 1명으로 줄었다, 배경은
- [은행권 신지형도]김기홍 체제 3기, 전북·광주은행의 전국구 공략법은
- KB금융, 자회사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관행 깼다
- [은행권 신지형도]출범 10개월, 아이엠뱅크는 메기가 될 수 있을까
- 주요 금융지주 보유목적 '단순투자'로 하향한 국민연금, 배경은
- 삼성생명, 올해 세전이익 목표는 1조9500억
- [은행권 신지형도]위협 받는 지방 맹주, BNK의 해법은
- 진옥동 신한 회장 성과 평가 프로세스, 한층 더 정교해졌다
- [주주총회 프리뷰]신한금융이 진단한 금융사고 원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