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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네이버]김남선의 발빠른 전략 선회 '자사주 소각 대신 현금 활용'자사주 취득 제한 등으로 주주환원 한계…M&A 염두한 행보

김슬기 기자공개 2022-08-08 11:03:24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5일 13:52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취임 반년여만에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에 손을 댔다. 기존에 발표한 정책에서 자기주식(자사주) 취득과 소각 관련된 부분을 현금배당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자본시장법 때문에 자사주 활용방안이 제한되면서 빠르게 정책을 선회했다.

그가 2020년 8월 글로벌 인수합병(M&A) 조직을 이끌기 위해 네이버에 합류하면서 자사주 활용을 활발히 했던만큼 투자활동에 제약이 생기는 것을 최소화한 것이다. 그는 최근 1~2년간 콘텐츠 분야의 M&A를 집중적으로 해왔다면 앞으로는 커머스나 B2B 솔루션 쪽에서도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주주환원정책, '자사주 취득 및 소각→분기 배당'으로 선회

5일 김 CFO는 '2022년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의 변화에 대해 공표했다. 네이버는 2020년 이후부터 주주환원 재원을 최근 2개년 평균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의 30%로 설정한 뒤 기말 현금배당과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자사주 정책 대신 분기 현금배당으로 변경했다.

그는 "2020년 초 주주환원 계획을 처음 발표한 후 자사주 활용에 대한 상당한 수요가 발생했다"며 "임직원들의 보상이 회사의 성과와 보다 긴밀하게 연동될 수 있도록 연간 1000억원 이상 규모의 주식보상 제도를 도입했고 전략적인 주식의 교환 또는 인수대금 사용의 목적으로 지난 2년간 1조원 이상의 자사주를 활용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그간 적극적으로 사업 강화와 M&A를 위해 자사주를 활용해왔다. 시작은 2017년 미래에셋그룹(5000억원)과의 협력을 위한 자사주 교환이었지만 2020년 본격적으로 속도를 냈다. 그해 10월 CJ대한통운,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등 CJ그룹과 2021년에는 이마트, 신세계 등과도 사업협력 강화를 위해 자사주를 교환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북미 지역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인수하면서 인수대금 일부(1769억원)을 주식으로 지급했다. 카페24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데에도 자사주를 썼다. 사업 강화 외에도 지난해 7월부터는 전 직원에게 성과연동주식 제도인 스톡그랜트를 지급하면서 주식보상에도 자사주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자사주 활용처가 많아지면서 주주환원을 위한 자사주 취득 및 소각에는 제동이 걸렸다. 네이버 측은 "자본시장법과 회사법에 따르면 발행사가 자사주를 취득 또는 처분할 경우 그 전후로 약 3~6개월간의 처분 또는 취득의 제한 기간이 부과되어서 해당 기간 임직원 대상의 주식보상 등이 이뤄지지 못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2020년 사업연도와 2021년 사업연도의 주주환원재원 중 514억원, 857억원 등 총 1371억원의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이 이뤄졌어야 했다. 취득 기간 자체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에 주주환원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 정책 변경으로 남은 재원은 분기 배당에 사용될 계획이다.

◇ 성장 위한 M&A 속도 날까…자사주 활용에 '무게'

이번 결정을 통해 자사주를 활용한 사업 협력이나 M&A에는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김 CFO는 그간 자사주 활용이 제한되면서 "회사의 성장과 주주가치의 신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가 인수 기회를 발견하더라도 M&A를 위한 화폐로서 자사주를 활용할 수 없는 법률상의 제약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사주 활용에 대한 제약이 사라지면서 사업 전략을 보다 빠르게 가져갈 수있게 된 것이다. 김 CFO는 2020년 8월 네이버에 영입된 후 속도감 있게 M&A를 진행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가 이동한 후 자사주 활용이 급격히 많아졌다는 점도 이번 정책 변경에 요인이 됐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은 전임자인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당시 CFO)가 설정한 것이기도 하다.

시장에서는 네이버의 향후 M&A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네이버는 지난해 북미에서 왓패드, 국내에서는 웹소설 플랫폼인 문피아와 국내 최대 리셀 커뮤니티인 나매인(나이키매니아) 등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올해에는 일본 내 콘텐츠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 전자책 기업인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을 인수했다.

김 CFO는 "구체적으로 말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저희가 주력하고 있는 사업들, 그리고 저희의 성장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사업 분야에 대한 M&A 기회를 계속 탐색하고 있다"며" 지난 1~2년간 특히 콘텐츠에 대한 M&A 투자가 많았다면 앞으로는 저희한테 중요한 커머스,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B2B 솔루션 쪽에서의 분야들도 계속 탐색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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