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8월 11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시장이 유례없는 펀딩 빙하기를 맞고 있다.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PE 투자 자금줄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 투자가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은행에 돈만 맡겨도 상당한 이자 수익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고위험 투자 포트폴리오인 PE 대체 투자는 외면 받고 있다.그나마 풀린 돈은 대형 PE들이 싹 쓸어가고 있다. 기관들이 투자 안정성을 중시하다보니 대형 하우스 선호와 펀딩 쏠림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신생·소형사 사이에서 곡소리가 나고 있는 이유다.
이런 가혹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딜을 만들어내는 하우스들이 나오고 있다. 신생 운용사인 '릴슨프라이빗에쿼티(이하 릴슨PE)'가 대표적이다. 릴슨PE는 2018년 설립된 운용사로 삼일PwC, 하나증권 PE 출신인 김경래 대표가 이끌고 있다. 업력은 짧지만 마이크로킥보드, 카카오그룹 계열 스테이지파이브, 통신 디바이스 개발사 에이엘티 등에 투자하며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릴슨PE는 최근 국내 1위 스타일링 브랜드 '보다나' 인수를 마무리지었다. 캐피탈사를 비롯해 주요 공제회, 연기금들이 신규 출자 문을 굳게 닫은 상황에서도 무려 500억원을 모아 딜을 성사시켰다.
릴슨PE의 펀딩 성공은 시장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아무리 시장이 얼어붙어도 물건만 좋다면 결국 손님은 오게 마련이라는 순리가 다시금 증명됐다. 릴슨PE의 마케팅 포인트는 크게 '니치마켓'과 '글로벌', 'MZ세대'로 요약된다.
릴슨PE가 품은 보다나는 2012년에 설립된 고데기, 드라이어, 헤어케어 제품 전문 업체다.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헤어툴 니치마켓에서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더욱이 글로벌 홈 뷰티 시장은 고성장 산업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성장성에 대한 믿음을 토대로 기관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K-뷰티 브랜드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하이라이트였다. 2019년 5억원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이 지난해 65억원까지 늘어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장 잠재력(Upside Potential)은 기관 투자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키워드다.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라는 점은 투자 안전판으로 작용했다. 브랜드 락인(Lock-in) 효과를 기반으로 오랜 기간 충성고객으로 묶어둘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만족과 취향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은 소비 패턴도 수익성 제고에 긍정적이다.
매력적인 투자 타깃과 명확한 가치제고 전략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펀딩 빙하기에도 릴슨PE는 거래 종결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시장 상황만 탓하고 손을 놓고 있었다면 결코 얻을 수 없는 결과물들이다.
시장 펀딩 난이도가 높아졌다면 운용사들 역시 그에 걸맞는 실력 키우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더 좋은 물건, 더 좋은 조건, 더 좋은 구조를 찾기 위해 고민해야만 한다. 자원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결국 실력을 입증한 하우스와 그렇지 못한 하우스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밖에 없다. 더욱 극명하게 승자와 패자가 나뉠테니.
자본 시장은 냉혹하다. '승자독식'이 기본룰이다. 실패는 온전히 본인들의 몫이다. 변명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오직, 증명해야 한다. 릴슨PE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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