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센을 움직이는 사람들]'신뢰받는' 이경일 부회장, 창업 초기 함께한 동반자⑥"M&A란 시간을 사는 것" 지론…그룹 CFO·M&A 전략 총괄
박상희 기자공개 2022-08-23 07:50:01
[편집자주]
2005년 설립돼 창립 20년도 채 되지 않은 아이티센그룹의 최근 성장세가 도드라진다. 지난해말 기준 아이티센그룹의 자산총계는 7000억원에 육박하고 매출규모는 3조원을 넘어서며 중견 IT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이티센그룹의 성장 비결은 무게감 있는 인수합병(M&A)에 있다. 이질적인 조직문화와 시스템을 극복하고 물리적 통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는 게 숙제다.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아이티센그룹의 조직 문화 특성과 그룹 경영을 이끄는 주요 경영진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1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A(인수합병)란 시간을 사는 것이다." 아이티센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경일 부회장(사진)의 지론이다. 아이티센그룹이 다수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중견 IT그룹으로 성장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아이티센이 2005년 창립 이후 15년 만에 매출 3조원대의 중견 IT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부회장의 이같은 M&A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최근 CFO의 역할은 그저 주판알만 튀기는 관리 개념의 재무에서 벗어나 기획 및 전략 등으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강진모 아이티센그룹 회장을 도와 기업 성장 전략을 함께 고민해 온 이 부회장의 역할은 단순히 CFO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아이티센그룹 내 강 회장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손꼽힌다.
◇"비즈니스 선이 굵은 강진모 회장에 대한 신뢰감으로 합류"
이 부회장은 대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0년에서 1998년까지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대우통신에서 근무했다. 대우그룹이 와해된 이후 1998년부터 2003년까지는 삼성그룹의 방계인 한솔그룹의 한솔텔레콤에서 근무했다.
이 부회장은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시절 강 회장과 안면을 텄다. 강 회장으로선 거래처 고객으로 이 부회장을 만난 셈이다. 강 회장은 2005년 아이티센을 창업할 때 이 부회장에게 SOS를 쳤다. 영업을 제외한 재무나 회계, 인사 등 관리부문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이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1968년생인 강 회장보다 4살 위다. 이 부회장은 강 회장이 본인보다 나이가 어린데도 사업 파트너로서 "비즈니스 선이 굵어 신뢰감을 주는 듬직한 면이 있다"고 술회한다.
강 회장은 이 부회장에 함께 일하자고 제안할 당시 돈을 벌어오는 영업은 본인이 할 테니 회사 관리를 맡아달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강 회장은 영업 쪽에 재능이 있어 회사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지 않게 일감을 수주해오면서 회사를 성장시켰다"면서 "또 한편으론 재무 등 관리 파트에 전권을 주겠다는 말을 지키면서 임직원에 철저한 신뢰감을 줬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아이티센에 합류한 지 만 10년 만인 2016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3년 뒤인 2019년 아이티센그룹의 재정 안정을 주도해온 공을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 부회장은 아이티센그룹의 부회장단 4인 가운데 유일하게 외부 출신이 아니다. 창업 초기부터 함께 해 온 인물로, 성골 출신이라 할만하다. 아이티센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아이티센 초기 개인적으로 창업 자금을 투입하기도 했었다"면서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만큼 강진모 회장이 그룹 내에서 가장 신뢰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아이티센의 M&A, 언제나 현재진행형…글로벌 진출도 검토"
최근 글로벌 기업의 CFO와 재무 조직의 역할은 전통적인 재무 관리와 감독을 넘어 기업 전체의 의사결정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CFO가 과거 협의의 재무담당 책임자에서 이제는 전략적인 역할을 담당하도록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CFO에게 요구되는 전략적 역할을 오래전부터 수행해왔다. 2016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할 당시 아이티센·소프트센·굿센·시큐센 등 당시 아이티센그룹 총괄지원 본부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기획과 전략, 재무, 인사 등 본부의 제반 업무를 총괄했다.
그럼에도 이 부회장이 아이티센그룹의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이 M&A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아이티센그룹이 꾸준한 M&A로 성장을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아이티센그룹의 M&A 철학은 시간을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부회장은 "M&A를 할 때는 우리가 부족한 게 사람이냐, 고객이냐, 기술이냐를 바로 보고 목표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면서 "사람을 뽑아 연구개발에 나서면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지만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가진 기업을 인수하면 단기간 내에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티센그룹은 은행 등 금융권 고객 확보를 위해 콤텍시스템을, 국내 1호 IT기업으로서 쌓아 올린 전통과 역사, 글로벌 역량 등을 높이 평가해 쌍용정보통신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M&A는 결과만큼이나 과정도 중요하다. 무리한 차입이나 과도한 레버리지는 '승자의 저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이티센그룹은 M&A로 성장해왔지만 아직 업계에서 우려할 만큼 무리한 M&A는 추진하지 않았다. 적절한 파트너를 끌어들여 그룹의 재무 부담을 낮춘 이 부회장의 공이기도 하다.
아이티센은 2019년 소프트센 지분 25% 전량을 250억원에 매도했다. 매수자는 수피센투자조합이다. 이 조합은 홍콩 셩다 인터내셔널(Hong Kong SHENGDA International.Co.Ltd)이 최대 출자자로, 아이티센도 출자자로 이 조합에 참여했다.
소프트센 지분 매각은 향후 쌍용정보통신 인수를 위한 전략적 매각이었다. 자금 확보 차원이기도 했지만 수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차원이기도 했다. 아이티센그룹은 2020년 수앤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정보통신 지분 40%를 인수했다.
수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는 국내 크로스보더 M&A의 강자인 수앤파트너스의 자회사로서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아이티센그룹은 소프트센 인수에 이어 쌍용정보통신을 수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와 공동 인수하는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아이티센그룹의 M&A는 언제나 열려 있다"면서도 "앞으로는 국내보다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역량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