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미래]BCG·EY의 컨설팅, 애초부터 결론은 '매각'①독자 생존 가능하냐는 질문에 "No"…목표는 '몸값 높이기'
박기수 기자공개 2022-08-23 07:47:55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8일 14:57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미래는 두 가지다. 국책은행이 계속 돈을 대느냐, 혹은 매각이냐다. 전자는 20년 동안 이어져 온 역사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자는 말과 동의어다. 이를 위해서는 대우조선해양을 청산시키거나 매각하는 것이 부적합하니 국책은행이 계속 끌고 가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있어서도 대우조선해양에 혈세를 계속 투입해도 된다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이것이 아니라면 매각은 필연에 가깝다. 이에 공감했던 문재인 전 정부는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을 추진했다. 국내 조선업을 '빅2 체제'로 개편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 문제를 매듭짓기를 원했다. 다만 이 시나리오는 EU가 기업결합 반대 결론을 내리면서 무산됐다. 바통을 이어받은 현 윤석열 정권은 이제 '차선'을 생각해야 한다.
국책은행은 올해 3월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EY한영에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상황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했다. 컨설팅 펌의 목적은 명확했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방법을 고민하지는 않는다. 이들의 해결 우선순위 과제는 대우조선해양이 불황기가 찾아와도 독자생존이 가능한 지 여부에 답하는 것이었다. 컨설팅 펌의 대답은 'No' 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컨설팅 펌의 대답이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는 쪽이었다면 민영화에 대한 고민이 현재처럼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현재는 기업의 생존 여부를 논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매각의 방식에 구분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분리매각을 포함한 처리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자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컨설팅 펌의 다음 역할은 대우조선해양이 내실을 다질 수 있도록 조언하는 것이다. 내실 다지기를 통해 불황에도 최대한 버틸 수 있는 내성을 기르는 것이다. 다만 이 말은 결국 추후 매각과 연결된다. 회사의 내실이 탄탄해진다는 것은 매각 시 매물의 매력도를 높이는 일과 같기 때문이다. 애초에 컨설팅 펌의 존재 이유가 추후 매각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불황이 닥쳤을 때도 대우조선해양이 독자생존이 가능한 지 여부를 실사한 결과 부정적인 결론이 나왔다"라면서 "이전에 이행됐던 저가 수주 탓에 내년까지 회계적인 성과가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에 대한 대처 방안 등을 컨설팅 펌에서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증권가는 당분간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올해 연결 영업손실로 약 500~600억원을 예상 중이다. 다만 원가 급등과 저가 수주에 대한 부담이 최대 내년까지에 걸쳐 서서히 사라지면서 그 뒤부터 긍정적인 성과들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후판 가격이 서서히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고 회계적 성과도 내년 말 부근부터 긍정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라면서 "만약 매각을 추진한다면 회사의 재무적 성과가 좋아지는 시점에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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