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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아, 딤채 떼고 재고건전성↑…종합가전 3위 도전 ⑦상반기 김치냉장고 의존도 58%→40%, 상품군 다변화로 재고평가손실 축소

손현지 기자공개 2022-09-01 10:39:28

[편집자주]

변화가 느린 가전업계에서 재고관리는 경영전략의 핵심이다. 타 업종에 비해 신사업을 쉽게 추진하지 않는 편이라 재고관리 역량은 수익 안정성과 직결된다. 최근 가전업계가 엔데믹 기조로 접어들면서 재고 리스크에 맞닥뜨렸다. 코로나19 이후 펜트업 효과(보복소비)를 기대하고 제조물량을 확대했지만 2분기 금리인상,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며 재고가 급증하는 추세다. 각사별로 재고관리 기조와 그에 따른 재무변화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31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니아는 삼성과 LG에 이은 업계 3위 가전업체 도약이 목표다. 올해 사명에서도 김치냉장고로 대변되는 브랜드명인 '딤채'를 빼고 종합생활 가전업체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김치냉장고 외에 에어컨, 제습기, 냉장고, 공기청청기, 세탁기 등 생활가전 판매용 재고자산을 넉넉히 비축해 뒀다.

재고건전성은 한층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다. 규모만 보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제품별로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해 재고손실 충당금을 비교적 적게 설정했다. 창고에 쌓아둔 재고를 향후 성장을 위한 '원동력'으로 여기고 있는 셈이다.

◇김장 안하자 재고 급증…5년 전 충당금도 보수적으로

기업은 정기적으로 재고자산의 가치를 평가한다. 판매했을 때 취득원가보다 많은 금액(매출액)을 회수할 수 있는지 가늠하기 위해서다. 감사인과 경영진들이 판단했을 때 시장 수요 보다 과잉 생산되거나 진부화 혹은 시장가치 하락됐다면 매출액(예상치)과 취득원가의 차이 만큼을 손실로 처리해 매출원가에 가산한다. 이를 재고자산 평가충당금이라 부른다.

재고충당금은 재고규모에 비례해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재고가 쌓인다는 것은 현금흐름 측면에선 반갑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제품 생산에 앞서 원재료 매입 등에 자금을 투입했는데 아직 이익으로 실현되진 않은 상태다. 다량의 재고를 보면서 현금이 묶여있다고 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위니아도 다르지 않았다. 2017년과 2018년 재고자산이 각각 740억원, 1007억원에 달한 적이 있다. 이전 2015년(336억원)과 비교하면 재고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원인은 주력 제품인 김치냉장고 판매 저조다. 위니아는 김치냉장고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1인가구 증가 등 여파로 김장에 대한 양상이 바뀌었다. 김장을 하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50% 수준으로 감소하자 김치냉장고 판매량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재고자산 구성항목 표를 보면 2017~2018년 제품 자산이 상품을 능가할 정도로 늘어난 점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제품은 위니아가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김치냉장고를 뜻하고 상품은 프리미엄 냉장고, 비데, 정수기 등 다른 곳에서 구매해 오는 외주생산 방식의 생활가전을 의미한다.

위니아는 재고자산에 대한 손실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았다. 2017년에만 총 55억원을 충당금으로 계상했는데 전년도 2016년(29억원)과 비교하면 두배 가깝게 손실처리를 한 셈이다.


◇더이상 재고손실은 없다…딤채 굴레 탈피 효과 본격

최근엔 재고자산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이전대비 충당금 설정액이 줄었다. 작년 말 재고자산 총액은 1680억원으로 2017년(740억원)에 비해 두 배 넘게 늘었다. 같은기간 창고에 재고가 머무르는 기간도 늘어났다. 재고자산회전기간은 지난 2020년 56일에서 작년 말 61일, 올해 6월 90일로 늘어났다. 판매로 전환되는 속도가 더뎌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평가손실액은 오히려 더 적게 계상했다. 올 들어 상반기 중 30억원대 수준을 책정하는데 그쳤다. 과거 2017~2018년 50억원대 충당금을 설정했던 것에 비하면 적은 규모다.

보유 중인 재고자산이 매출을 담보했다는 일종의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만들어 놓은 물건들이 업황 악화로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인 게 아니라 신규 판매용으로 확보해놓은 물량이란 뜻이다.

이를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은 재고자산 구성항목의 변화다. 2019년부터 생활가전(프리미엄 냉장고, 제습기 등)과 렌탈품목(비데, 정수기 등)으로 추정되는 상품이 전체 재고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전과 달리 원재료 항목이 늘어난 점도 참작됐다. 원재료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를 뜻한다. 제품에 비해 매출에 미치는 영향도가 미미하다. 경영진은 재고 평가충당금을 책정할 때 판단한 제품의 미래 수요, 적정 판매가격 등을 두루 반영한다.


위니아는 올 초 브랜드명에서 딤채(김치냉장고)를 떼고 생활가전 분야에 힘을 싣고 있다. 상반기 중 생활가전 매출 비중이 42.5%에서 60.5%로 급증했다. 김치냉장고 판매 의존도는 기존 58% 수준에서 40%로 감소했다. 2020년부턴 구독경제 비즈니스를 시작하며 비데, 정수기 등으로 사업군을 넓히며 종합생활가전사로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위니아 관계자는 "알고보면 김치냉장고에 가려져서 안 알려졌던 제품이 상당수"라며 "스타일러나 PC 등 일부 전자 기기를 제외하고 TV부터 시작해 에어컨, 냉장고 등 대부분의 생활가전 제품을 모두 취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 만큼은 삼성과 LG전자의 뒤를 잇는 3대 종합가전사라고 자평하고 있다"며 "김치냉장고로 사업범위를 한정짓지 않고 사업범위를 확장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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