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X카뱅 나비효과]긴장하는 빗썸, 2·3위 경쟁 불타나②1위 뺐긴 경험 있어, 독창적 서비스로 승부수
노윤주 기자공개 2022-09-06 10:42:26
[편집자주]
가상자산거래소 국내 3위사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실명계좌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소와 인터넷전문은행 간 협업이 가져올 수 있는 파급력은 업비트와 케이뱅크 사례에서 증명된 바 있다. 코인원과 카카오뱅크 두 기업이 기대할 수 있는 효과와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2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제휴 계약을 체결하면서 2위 사업자인 빗썸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두 거래소의 시장점유율 차이는 10%포인트 안팎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신규 고객에게 쉽게 계좌를 터준다면 코인원도 점유율 격차 축소를 기대할 수 있다.빗썸과 코인원은 4년간 NH농협은행이라는 같은 제휴사를 공유하면서 공동 행보를 보였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카카오뱅크의 등장으로 농협은행과 코인원의 계약이 조기 종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점유율 2·3위인 두 거래소의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케이뱅크 공세에 1위 내줬던 빗썸…재현 가능성에 긴장
빗썸은 한차례 인터넷은행과 경쟁사의 제휴에 1위 자리를 빼앗긴 경험이 있다. 업비트가 케이뱅크와 협업하기 전까지는 양사가 점유율 경쟁을 하면서 1, 2위를 다퉜다. 빗썸이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2019년 양사 실적을 살펴보면 빗썸의 매출이 1000억원 가량 더 많다. 당해 빗썸은 1446억원, 업비트(두나무)는 1327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2020년에도 빗썸 강세 기조는 계속됐다. 빗썸은 2185억원, 업비트는 16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해 6월까지 업비트와 제휴관계였던 IBK기업은행이 신규 고객에게 계좌를 내주지 않으면서 생긴 격차다.
업비트-케이뱅크 체제가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순위변동은 물론 1, 2위 점유율차가 순식간에 벌어졌다. 지난해 업비트는 3조6854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빗썸은 3분의 1 수준인 1조90억원을 버는 데 그쳤다.
카카오뱅크는 코인원과 계약 전 빗썸을 포함한 다수의 가상자산거래소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와 계약기간이 남은 업비트, 오너리스크가 있는 빗썸, 신한은행과 관계가 돈독한 코빗 등을 제외하니 코인원이 가장 적절한 제휴 대상이었을 것이란 게 업계 평가다.
경쟁사와 인터넷은행의 제휴로 점유율을 빼앗긴 경험이 있는 빗썸에게는 여러모로 아쉬운 결과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빗썸도 인터넷은행과 손을 잡고 점유율 1위 탈환을 노려볼 계획이었던 것 같다"며 "자사가 아닌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협업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내부에서도 아쉽다는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유일한' 서비스로 고객 붙잡는다
빗썸은 코인원에게 2위 자리를 내주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빗썸 드롭스' 등 타사에는 없는 서비스를 활성화해 경쟁력을 제고할 것으로 보인다. 빗썸 드롭스는 거래소가 지정한 가상자산을 일정 수량, 일정 기간 예치하고 있으면 제 3의 가상자산으로 보상을 지급하는 이벤트성 서비스다.
빗썸 드롭스 효과는 분명했다. 보상으로 지급한 코인이 모두 상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장될 경우 순간적으로 거래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 6월 말 7~8%에 불과했던 빗썸 점유율은 지난 7월 7일 29.6%까지 상승했다. 같은 날 빗썸 드롭스 1회차 보상으로 지급했던 알타바(TAVA) 코인이 상장되면서 투자 수요가 몰렸고 점유율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스테이킹 종목에서도 차별화를 둘 수 있다. 스테이킹은 가상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일정 기간 예치하고 이에 따른 이자를 받는 서비스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모두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코인원과 빗썸의 종목은 겹치지 않는다. 코인원은 클레이튼, 코스모스, 테조스 3종을, 빗썸은 솔라나, 폴카닷, 왁스 3종의 스테이킹을 지원한다. 안정성이 확보되면서 보상 이율이 좋은 코인을 선발해 제공하는 게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빗썸과 코인원의 경쟁이 점화될 경우 이용자에게는 유리한 투자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거래소가 점유율 싸움을 한다면 지금까지 정체돼 있던 사용자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신규 서비스 출시도 예상돼 투자자에게는 긍정적 변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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